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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3.06.24 16:12:08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변광섭

청주시문화재단 문화예술부장

악동뮤지션이 '사랑은 은하수 다방에서' 노래를 부른다. "사랑은 은하수 다방 문 앞에서 만나 홍차와 냉커피를 마시며, 매일 똑같은 노래를 듣다가 온다네. 그대는 물에 젖지 않은 성냥개비 같죠. 아무리 싫은 표정 지어도 불타는 그 마음을 감출 수가 없다네…." 다방을 알기나 한지, 앳된 모습으로 가녀린 음률을 담아 부르는 것이 재미있기도 하지만 뭔가 불안하다. 마치 세상을 제대로 겪어보지도, 알아보지도 않고 제 다 섭렵한 것처럼 노래하고 있기 때문이다. 천재시인 이상은 일제강점기 종로에서 제비다방을 경영했다. 애인이었던 기생 금홍이를 마담으로 앉혀놓고 문학과 사랑과 아픔을 노래했다. 그 시절의 고단한 삶과 이야기는 소설 '날개'로 탄생했으며, 정지용 김기림 박태원 등 당대의 쟁쟁했던 문인들의 사랑방 역할을 했다. 어디 제비다방 뿐이던가. 80년대까지만 해도 서울에서부터 섬마을에 이르기까지 사람이 모여 사는 곳에는 다방이 있었다. 설탕과 크림을 넉넉하게 넣은 커피는 기본이다. 잣 대추를 듬뿍 넣고 계란 노른자를 띄운 쌍화차는 돈 좀 있는 손님들에게는 기 살려주는 이벤트였다. 저잣거리 사람들은 예쁜 마담의 수다와 뿌연 담배연기 속에서 각다분한 삶의 찌꺼기를 토해냈다.

한 때는 음악다방이 유행처럼 번지기도 했는데 낡은 LP판을 통해 흘러나오는 노래와 DJ의 입담과 꿈 많은 청춘들의 불타는 이야기가 늦은 밤까지 계속되곤 하였다. 그 속에는 잘난 사람, 못난 사람 구분이 없다. 문인들의 사랑방이기 했고, 미술인들과 영화인들의 난장이기고 했으며, 도시의 각다분한 삶을 이어가고 있는 사람들의 해방구이기도 했다. 그렇지만 세월은 속절없다. 추억의 다방이 멸종위기에 처해 있고 그날의 기억은 아련하며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낡은 소파와 빛바랜 사진과 화장 짙게 바른 마담과 성냥개비의 추억과 한 권의 책을 읽으며 시름을 달래던 이야기도 더 이상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인간의 욕망과 창조적 진화는 무죄라고 했던가. 다방의 애틋한 추억은 온데간데 없지만 북카페가 새롭게 선보이면서 먹물 번지듯 전국 도처에 속속 들어서고 있다. 아날로그의 풍경이 담겨있는 다방과는 그 모습과 내용이 많이 다르지만 차를 마시며 책을 읽고 수다를 떠는 곳이기에 다방의 진화된 모습이라 할 것이다.

북카페가 좋은 것은 현대인의 문화살롱 기능을 겸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책을 읽지 않기로 소문난 한국인이기에 책 읽기를 보다 재미있고 편하게 즐길 수 있어 좋다. 독서토론이나 공연이벤트 같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면서 여러모로 긍정의 효과를 얻고 있다. 서울역 2호선은 매월 셋째주 토요일에 전동차 안에서 책을 읽는 플래쉬몹 행사를 열고 있으며, 옛 서울시청사는 시민북카페로 변신했다. 강릉시는 커피의 도시를 만들면서 북카페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그래서 청주시문화재단이 새로운 북카페를 준비했다. 커피향과 함께 책을 읽고 독서토론을 즐기는 것은 기본이고 다양한 전시활동과 공연이벤트, 그리고 생태적 환경을 갖춘 융복합 북카페를 조성중인 것이다. 이름하여 '씨아트C-Art'다. 문화(culture)의 C, 창조(create)의 C, 청주(Cheongju)의 C, 그리고 한글 씨앗의 '씨'를 담았다. 문화의 씨앗을 뿌려, 예술의 꽃을 피우고 창조의 열매 맺으며, 청주의 가치를 세계 속으로 확산시키는 작은 사랑방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씨아트가 들어앉을 공간도 의미가 있다. 버려지고 방치됐던 옛 청주연초제조창을 활용해 첨단문화산업단지로 조성한 곳에 들어서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내 인생의 책 한 권' 기증운동을 전개한다. 삶의 마디마디에 위로가 되고 지혜가 되었던 소중한 책 한 권을 기증받는다. 그리고 전시와 공연과 인문학 강좌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 시민이 참여하고 무대의 주인이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더 이상 은하수 다방은 찾을 수 없지만 북카페 씨아트를 통해 새로운 사랑을 하고 꿈을 빚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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