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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5.04.02 14:22:13
  • 최종수정2015.04.02 14:21:55

변광섭

동아시아문화도시 사무국장

벚꽃이 피고, 개나리가 노랗게 물들었다. 바람은 차지만 햇살은 눈부시고 엄연하다. 사람들은 이토록 아름다운 풍경을 누리겠다며 공원으로, 해변으로, 도시의 골목길로 쏟아져 나온다. 꽃들도, 사람들의 풍경도, 도시의 그림자도 그 모두가 곱고, 소중하고, 어여쁘다. 칭다오의 봄은 내게 기다림의 의미를 가르쳐주고, 낯선 경험의 가치를 가르쳐주고, 희망이라는 꽃씨 하나를 심어 주었다.

헤르만 헤세는 <헤세의 여행>이라는 책에서 체험의 진실성을 극대화하는 여행을 강조했다. 수많은 나라의 골목길, 강과 바다들, 사람들의 풍경 등을 통해 지구와 인류라는 큰 조직에 대한 이해를 증진하고 더 많은 고민과 생각을 담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아름다운 것들만을 쫓을 것이 아니라 지친 육신을 닦달하면서라도 새로운 체험을 많이 할 것을 주문했다. 그래서 내가 여행스케줄을 짤 때는 치열하고 숨가쁘게 돌아간다.

칭다오 방문은 두 번째다. 지난 2월 초 청주, 칭다오, 니가타 3개 도시의 실무자들이 이곳에서 동아시아문화도시 사업의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잠시 눈요기를 한 적이 있었는데, 전통을 보존하되 현대문화를 특화시키고, 지역을 중시하되 글로벌을 지향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거대인구에 거대개발만을 내세운다는 고정관념이 무너지게 된 것이다. 게다가 칭다오 개막행사 참석차 방문한 이번 여행길에서는 그들의 열정과 참여와 역동적인 문화가치를 만날 수 있었으니 칭다오의 속살이 더욱 궁금해졌다.

칭다오 출장 전날 서울에서 이어령 명예위원장을 뵙고 현안사업 몇 가지 논의를 하던 중 당신께서 의미 있는 메시지를 던졌다. 두려워하지 말라, 절제와 집중에 주목하라, 알렉산더가 전승을 거두었지만 말라리아에 걸려 죽어야 했던 것처럼 사소한 일까지도 철저하게 준비하라…. 헤르만 헤세의 여행과 이어령의 메시지에 어떤 연결고리가 있을까 고민을 하며 칭다오의 화려한 봄을 열었다.

환영리셉션과 학술심포지엄에는 2014동아시아문화도시로 선정된 광주광역시, 요코하마시, 취안저우시도 함께했다. 그들이 지난 한 해 동안 무엇을 했고, 무엇을 얻었으며, 앞으로 어떤 길을 갈 것인가 엿들은 것이다. 윤재길 청주부시장은 "청주야말로 동아시아를 대표하는 생명문화의 도시, 생명교육의 도시, 생명경제의 도시"라며 "동아시아젓가락대회, 동아시아토종문화의거리, 동아시아창의학교 등을 통해 새로운 미래를 열 것"이라고 했고, 참석자들은 뜨거운 박수로 화답했다.

칭다오 대극장에서 열린 개막행사는 거대 도시의 위용을 맘껏 뽐내는 문화향연의 장이었다. 오케스트라의 공연에서부터 무술과 체조, 노래와 춤, 경극과 퍼포먼스, 그리고 일본 니가타의 소오도리와 청주시립무용단의 화려한 군무는 2천여 명의 관중들을 흥분케 했다.

칭다오의 봄은 이처럼 찬란하게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푸른 바다와 푸른 하늘과 푸른 나무, 그리고 빨간 지붕이 이들의 대표 이미지라고 했던가. 칭다오맥주만 있는 것이 아니라 중국과는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와인터널도 있다. 112년 역사의 맥주공장을 아카이브로 보존하고 브랜드화하는 그들의 열정, 재난 대비용으로 만든 지하터널을 세계적인 와인 테마파크로 만든 지혜, 그리고 도시의 공간을 생태와 문화와 미래의 조화를 통해 세계로 뻗어가겠다는 청사진을 선보인 그들의 각오에 꽃들은 미소로 화답하고 있다.

칭다오의 봄길을 걸으며 생각했다. 이 세상이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것을 창조하는 삶, 아프고 더디게 가더라도 가야할 길 앞에서 뒤돌아보지 않는 삶을 살아야겠다. 하여, 나의 꿈은 아직 연마중이며 나의 인연 또한 새롭게 생성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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