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구름조금충주 17.0℃
  • 맑음서산 18.6℃
  • 맑음청주 18.1℃
  • 맑음대전 18.5℃
  • 구름조금추풍령 19.0℃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홍성(예) 18.0℃
  • 맑음제주 21.3℃
  • 맑음고산 18.8℃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제천 17.2℃
  • 구름조금보은 17.3℃
  • 구름조금천안 17.8℃
  • 맑음보령 18.9℃
  • 맑음부여 18.7℃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웹출고시간2024.07.01 15:16:25
  • 최종수정2024.07.01 15:16:25

최한식

수필가

-구레나룻이 검고 신장이 꽤 크신 외국분입니다. 누구신지 자신을 소개해 주실 수 있나요.

"청주 시민들이 제 얘기를 자주 하시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제가 한 일이 청주에 크게 도움이 되었다고도 하고요."

-그런 분을 모른다는 게 민망하고 당황스럽습니다만, 그럼 성함이라도 알려 주시죠.

"제 이름은 '빅토르에밀마리조제프 콜랭 드 플랑시'입니다. 보통 '빅토르 콜랭' 또는 '콜랭 드 플랑시'라고 부르지요. 20대 중반부터 50대 중반까지 동아시아를 비롯해 주로 외교업무를 담당했습니다."

-그럼 혹시 "직지"와 관련 있는 분이신가요.

"그렇습니다, 직지를 프랑스로 가져가 모교에 기증했는데, 그게 국립박물관에 수집 소장되어 알려지게 된 것이지요."

-직지는 청주의 얼굴입니다. 그 일에 초석을 놓으신 분이시군요. 청주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감사드립니다. 직지를 소장하게 된 특별한 사연이 있나요.

"제가 책을 비롯해 미술품, 도자기 같은 옛 물건들을 좋아했어요. 책이라면 다 읽진 못해도 사들였습니다. 조선에 두 번째 온 후, 구입한 간행 연대가 500년이 넘어 관심이 가던 '뜻밖의 책'이었지요."

-여러 곳에 근무하셨으니 다른 나라 물건도 많았겠어요.

"조선 물건이 유독 많았어요. 제 나이 육십 조금 못 되어 소장품 경매가 있었는데, 700여 종이 조선 것으로 전체의 팔 할쯤 되었지요."

-조선 것들을 그렇게 많이 모은 어떤 이유가 있었나요.

"제 아내가 조선 여인이었어요. 아주 사랑스러운 여인이었지요. 궁중 무희였고 노래도 아주 잘했어요. 그런 아내의 나라였으니까요."

-그렇다면 몇몇 유명 소설로 기록된 '리심' 혹은 '리진'인가 하는 그 분의 부군 되시는 분인가요.

"그렇습니다. 그 대단한 여인이 제 아내입니다."

-엄청난 로맨스의 주인공이시군요. 같은 남성으로 부럽기도 하고 대단하단 생각도 듭니다.

"항상 아내가 보고 싶고 그리워요. 무척 힘들었던 때도 있었지요."

-아내분이 다시 궁중무희가 되어 선생과 격리돼 슬퍼하다 궁중공연 중에 독극물을 삼키고 생을 마감했다는 걸 어디선가 읽은듯한데 사실인가요.

"이제 와 할 말은 아니지만 저도 사정이 있었어요. 외교관에게 가장 우선해야 하는 건 자국의 이익입니다."

-사랑보다도 국익이 앞서는 것인가요.

"명확하게 뭐라 해야 할지 모르지만 전 그렇게 판단했어요."

-선생 개인으로서 청주에 대한 애정은 어땠나요.

"솔직히 잘 몰랐어요. 제가 구입해 가져갔던 "직지"가 이토록 대단한 보물이 될 줄도 전혀 몰랐어요. 때로는 뜻밖의 일들이 벌어지지만 정말 놀라운 일입니다. 모두에게 아주 잘 된 일이지요."

-당시의 조선에 대해 한 마디 평해 주실 수 있을까요.

"세계사적으로 불행한 시대였어요. 그 시대를 산다는 게 고통이었지요."

-선생 개인으로서는 행복했나요.

"불행한 시대에 행복하다는 게 말이 될까요. 달콤 쌉쌀했습니다. 동시대인으로서 죄스러움을 느껴요."

-선생께 조선은 어떤 의미였나요.

"제 생애 황금기를 보낸 곳이며, 사랑하는 여인의 나라였어요. 최선을 다하려 애쓴 시기였고 근무지였어요."

-오늘을 사는 이들에게 한 마디 해 주세요.

"잘 모르긴 해도 '반려 무엇'보다 사람과 어울려 살라고 하고 싶고, 타인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좀 더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청주시민에게는 어떤 말씀을 해 주실 수 있을까요.

"'귀한 것'을 '귀하게' 대하고, '무심'하게 소처럼 '우직하게' 살다보면 뜻밖에 좋은 일들이 많이 생길 겁니다."

-직지가 보존되어 청주의 상징이 되는데 단단히 한 몫 하신 조선 말 주한프랑스영사였던 빅토르 콜랭 드 플랑시를 만났습니다. 감사합니다.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매거진 in 충북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세종충북지회장 인터뷰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