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맑음동두천 25.1℃
  • 맑음강릉 16.4℃
  • 맑음서울 25.5℃
  • 구름많음충주 26.2℃
  • 구름많음서산 19.5℃
  • 맑음청주 27.3℃
  • 구름많음대전 25.6℃
  • 맑음추풍령 22.6℃
  • 맑음대구 21.0℃
  • 구름많음울산 16.5℃
  • 구름많음광주 21.5℃
  • 구름많음부산 17.8℃
  • 흐림고창 18.9℃
  • 구름많음홍성(예) 22.9℃
  • 흐림제주 17.4℃
  • 흐림고산 16.0℃
  • 맑음강화 18.7℃
  • 구름많음제천 21.1℃
  • 구름많음보은 24.5℃
  • 맑음천안 25.4℃
  • 구름많음보령 21.6℃
  • 맑음부여 25.6℃
  • 맑음금산 26.1℃
  • 흐림강진군 19.3℃
  • 맑음경주시 16.2℃
  • 흐림거제 17.7℃
기상청 제공

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웹출고시간2022.04.06 15:05:49
  • 최종수정2022.04.06 15:05:49

최한식

수필가

-골목길에서 19세기 후반 조선의 방랑 시인 '난고 김삿갓' 선생을 만났습니다. 혹시 김삿갓 시인 아니신가요?

"아, 그런데, 거참 지금도 생각지 않은 곳에서 나를 알아보는 이가 있네."

-뜻밖의 장소에서 대단한 분을 뵙습니다. 큰 영광입니다.

"예상 못한 곳에서 뜻밖에 일들이 툭툭 돌출해 나오지, 그게 인생이야."

-철종 시절(1863년) 별세해 강원도 영월에 모셔진 걸로 알고 있는데, 어떻게 이런 곳서 뵐 수 있는지요?

"굳이 따지지 마, 세상엔 모를 일이 너무 많아. 영월에 뭐 내 뼈 하나 남아있으려나? 나 같은 이야 살아서나 죽어서나 자유로워…."

-선생은 천재셨잖아요, 방랑하듯 사신 게 후회되지 않으셨나요?

"누가 천재래? 또 내 삶이 어때서? 그럼 내가 도대체 어떤 삶을 살 수 있었다는 거야? 더럽고 험한 세상 구름처럼 바람처럼 그런대로 잘 산 거야."

-홍경래 난에 벌어졌던 할아버지 일을 정말 그렇게 몰랐던 건가요?

"몰랐지, 그 일이 있을 때 나는 어렸고 그 후로 곧바로 여기저기 이사 다녀도 그 이유는 잘 몰랐어. 사람들이 거의 없는 곳에 살았으니 세상과 등지고 살았던 게지."

-글은 모친께 배우신 건가요?

"그렇지, 이제 와 생각하면 어머닌 대단하신 분이셨어. 그런 가정사에 대한 내색 없이 우리에게 많은 것들을 가르치셨거든."

-선생 나이 스물에 영월 동헌에서 열린 백일장이 원망스럽진 않으셨어요?

"그때 시제가 '하늘을 뚫는 김익순의 죄를 규탄하라'는 것이었어, 서슴없이 딱따구리 나무 쪼듯 써냈더니 장원이라 하더라고, 집에 돌아와 모친께 아뢰니 언짢아하시며 말씀해 주시데. 누구를 탓하고 원망해, 그게 내 운명인걸…. 하늘이 노랗고 세상이 싫어졌어, 며칠 고민하다 외가에 다녀온다고 하고는 금강산으로 내뺐지. 그게 시작이었지."

-조부님 원망 많이 하셨겠네요?

"안했다면 거짓말이지, 그래도 이해하려고 애를 썼어. 조부 덕에 일찍 내 정체성을 찾았던 게지. 관리라는 좁은 세상을 떠나 더 넓은 천하를 얻었지. 조선시대 선비 중에 나만큼 유명한 사람이 누가 있어?"

-가정적이라고 말하기는 좀 민망한 삶을 사셨지요?

"조부를 규탄하고 세상에서 버림받은 내가 안락한 가정생활을 한다면 '큰 죄'라고 생각했어. 세상은 나를 내치고 난 세상을 애써 무시 했달까 그렇게 산게지. 그것에 내 재주를 맘껏 쓴 거야. 한편은 외롭고 불쌍했던 거지. 그래도 한 세상 거침없이 살았어."

-그런 중에도 자녀를 셋이나 두셨어요.

"뜨거운 젊음이 내게도 있었고 마음이 가는 여인과 짧지 않은 세월을 살았다는 증거야. 한 곳에 뿌리내린 듯싶었는데 그건 또 아니더라고…. 내 잘못에 운명이 더해졌겠지."

-가정으로 돌아와 평범하게 살자는 아들의 권유도 여러 번 있었다지요?

"그때마다 내가 같잖은 이유를 대고 따돌렸었지. 서로 안 된 일이었어."

-밖으로 도셨으니 세상 돌아가는 모습은 잘 아셨을 것 같아요.

"늘 그렇듯 힘든 세상이었어, 특히 서민들 고생이 말도 못했어. 관리와 양반들은 내 보기에도 눈꼴이 시었지. 왕은 무능하고 세도가의 횡포가 엄청났지."

-기득권층을 골탕 먹인 선생의 풍자시와 소문들이 듣는 이들 마음을 시원케 하고 어느 정도는 풀어준 것 아닌가요?

"내 만족 아니었을까 몰라.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너무도 제한적이었어."

-다시 한 번 세상을 산다면 무슨 일을 하고 싶으세요?

"공무원 생활을 한번 제대로 해보고 싶어."

-의외네요, 이 시대 사람들에게 한 마디만 해주시지요?

"너무 집착하지 마세요, 문 하나가 닫히면 다른 문이 열려요."

-뜻밖에 유랑시인을 만나 많은 말씀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매거진 in 충북

이을성 신임 충북우수중소기업협회장 취임

[충북일보] 이을성(62·에스에스지에너텍 대표이사) 8대 (사)충북우수중소기업협의회 회장이 8일 충북지방중소벤처기업청 대강당에서 취임식을 갖고 새로운 발걸음을 내딛었다. 충북우수중소기업협의회는 이날 정기총회와 회장 이·취임식을 진행했다. 정기총회는 △협의회 운영 경과보고 △감사보고 △주요 안건 심의 등이 이뤄졌다. 2부 회장 이취임식은 박종관 회장의 이임사와 협회기 인수인계에 이어 이을성 신임 회장의 취임사와 감사패 전달이 진행됐다. 박종관 회장은 이임사에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충우회 발전을 위해 노력해주신 회원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앞으로도 회원사의 사업 발전과 행운이 가득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을성 신임 회장은 △지속가능한 충우회 △회원 확충을 통한 질적·양적 도모 △충우회 회원사들을 위한 교육, 정보, 지원사업 등 실질적 도움을 확장시켜 나갈 것을 약속했다. 그는 취임사에서 "대내외적으로 초유의 사태를 맞이하고 있는 시점이다. 중소기업을 운영하시는 대표님들의 고민이 많으실 것이라 생각된다"며 "중소기업인들이 그 역할을 책임져오는 시간이 지금의 대한민국 경제의 뿌리가 됐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선배님들이 지나온 길을 잘 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