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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1.06.02 17:30:00
  • 최종수정2021.06.02 17:30:00

최한식

수필가

-인류를 천연두의 공포에서 해방시킨 백신의 아버지 에드워드 제너님, 모셨습니다. 코로나19에서 벗어나는 길도 백신에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제가 200년 전 사람인데 많이도 달라졌네요."

-선생님 당시에 천연두가 대단했다지요?

"당시 치사율이 30%정도였어요. 인류사에 가장 오래된 질병 중 하나이자 공포 그 자체였지요. 나아도 심한 흉터가 남았어요. 전염병이라 더 무서웠고요."

-우리나라도 무서움에 떨었어요. 선생님과 100여년 차이 나는 지석영이라는 분이 종두법을 소개해 벗어났지요. 당시 '호환마마'가 가장 무섭다고 할 정도였어요.

"전 세계가 마찬가지였습니다. 예방과 치료를 제대로 못했으니까요."

-천연두 백신 개발에 가장 도움이 된 것은 무엇인가요?

"훌륭한 스승을 만난 겁니다. 존 헌터라는 분이셨는데 저보다 스물한 살 위였으니, 아버지뻘이셨지요. 제가 44세 때, 예순다섯으로 돌아가셨어요. 해부학, 생물학, 생리학에 식견이 대단하셨어요. 제게는 "왜 생각만 하나, 왜 실 험해보지 않나?"라고 습관처럼 충고하셨지요."

-선생님(에드워드 제너)도 대단하셨더라고요, 의학모임을 두 개나 이끄셨고 의학논문을 쓰고 바이올린 연주에 시(詩)까지, 게다가 뻐꾸기 연구도 하셨잖아요? 좋은 제자가 훌륭한 스승을 만나 큰일을 하신 거네요?

"내가 아니더라도 당시 상황에서 아마 누군가 했으리라고 생각해요."

-백신 개발의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천연두가 돌면 대처방법이 천연두를 앓는 환자의 고름을 걸리지 않은 이들에게 옮겨주는 것이었는데, 그게 많이 위험했어요. 그 병에 걸려 죽을 수도 있었으니까요. 그런데 항간에 소를 기르는 목장 사람들은 천연두에 걸리지 않는다는 거예요. 소도 우두(牛痘)라고 천연두와 유사한 병이 있었는데 암소가 우두에 걸리면 젖 부분에 물집이 잡히고 고름이 나와요. 이런 소를 접하는 이들은 천연두에 걸리지 않는다고 했어요. 그걸 확인 차 실험해 본 것이지요."

-쉽게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나요?

"접종 대상을 찾는 게 어려웠어요. 우리 정원사의 여덟 살 난 아들에게 해보았는데 성공이었어요. 천연두 균을 넣어도 걸리지 않았지요. 기뻐서 내 나이 마흔아홉에 왕립협회에 논문으로 보고를 했는데 거부당했고, 사례를 늘려 책을 출판했지만 반응은 없고 오해를 많이 받았지요."

-적잖이 실망하셨겠네요,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시간이 해결해 주었어요. 백신을 맞은 이들에게 효과가 나타나니 접종을 원하는 이들이 늘고, 점차 보편화되어 저도 인정을 받았지요."

-백신(Vaccine)이란 말은 어떻게 생겨났나요?

"암소에게서 종묘(種苗)를 얻었어요. 'vacca'가 라틴어로 '암소'거든요. 그 단어에 어미를 붙여 만든 용어입니다."

-우리나라도 현재 백신접종이 한창이에요, 그런데 백신접종 후 이상반응이 있고 사망자도 나와서, 백신을 두고 개인의 내적 갈등이 있는듯해요. 선생님은 어떻게 보시나요?

"조심스럽네요, 어찌됐든 접종 후에 나타나는 증상은 나라에서 책임져야 겠지요, 충분히 보상도 해주고, 국가입장에서야 백신의 이익이 훨씬 크다고 하겠지만 개인 목숨은 하나뿐이잖아요."

-백신에 희망을 걸고 기다려 왔는데, 막상 백신이 나오니 또 부작용이 걱정되네요. 완벽한 백신은 어려운가 봐요?

"시간이 갈수록 보완이 되겠지요, 우선은 국가가 염려를 상쇄할 수 있는, 혹은 그 이상의 보상을 제시하면 좋겠네요. 접종률이 높아야 효과가 나니까요. 온 세계가 이 역병에서 속히 벗어나기를 바랍니다."

-말씀 감사합니다. 백신의 창시자, 에드워드 제너와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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