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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한식

수필가

-반갑습니다, 금방 알아보겠네요. 그분 맞지요? 사륜거에 학창의와 백우선…. 동양권에선 너무 유명한 분입니다.

"제갈량 혹은 제갈공명이라 합니다. '삼국지'를 통해 이름을 알렸습니다."

-선생으로 인한 고사성어가 많아서 오늘은 그것들 중심으로 몇 가지 여쭙겠습니다. 괜찮으시죠?

"기대가 너무 클까 걱정입니다. 아는 대로 답하려 합니다."

-아무래도 시작은 삼고초려(三顧草廬)로 해야겠네요.

"선제(先帝)께서 나이 어리고 이룬 것 없는 소인을 융중 모옥(茅屋)으로 세 번이나 찾아주신 것을 이르는 성어지요. 부자간이래도 믿을 만한 나이 차이에 지극히 예우해 주셨지요. 미미한 것을 크게 써주셨어요."

-그때 관운장이나 장비의 불평이 좀 있었다지요?

"당연하지요. 그분들 선제를 모시고 20년 넘게 고생할 땐데 전 겨우 27세 즈음이었으니까요. 저를 과도히 아끼고 싸고도시니 이해 못 할만 했지요. 그때 선제가 마흔일곱, 관운장도 그 정도, 장비님은 마흔 셋이었으니 제가 눈에 찼겠어요? 전 그냥 백면서생이었거든요."

-그때 현덕께서 하신 말씀이 수어지교(水魚之交)였지요?

"분에 넘치는 인정이셨어요. 서서가 저를 과하게 소개해준 탓도 있고요. 유력자의 전폭적 지지를 받으면 힘이 나지요. 인재를 알아보고 믿어주는 게 그분의 능력이었지요."

-촉의 선제가 아닌 위의 조조나 오의 손권에게 발탁되었으면 어땠을까요?

"그분들에게는 현명한 참모가 많았어요. 조조에게 곽가와 순욱이 있었고, 손권에게는 제 형과 노숙 같은 걸출한 이들이 있었어요. 선제와 하듯 편하게 제 재능을 펼치지는 못했을 거예요."

-선생은 박학다식, 신출귀몰, 백전백승…, 그런 어휘들이 어울리고 쉽게 연상이 돼요. 그런 지식과 전술의 근원은 무엇이었나요?

"과장이 많았어요. 얕은 지식에 잔꾀라고 해야지요. 꼭 이야기하라면 세심한 관찰, 미리 준비하는 것, 집중적인 오랜 사색이라 하겠지요. 주변의 모든 것들을 생각 없이 보거나 넘기지 않는 거지요. 사람 생각은 다 비슷하거든요. 강폭을 보고 건너기 쉬운 곳을 생각하고 산 형세를 보며 화공을 그려보고 끌어들일 곳과 활 쏠 곳을 미리 보아두는 거지요. 적벽의 동남풍도 오래, 세심히 관찰한 결과였지요. 노력의 산물이라 할까요."

-그렇군요. 적벽대전의 고육지책(苦肉之策)도 빼놓을 수 없지요.

"이건 제가 함께는 했지만 직접 연관된 건 아니지요. 자신은 전혀 손해 보지 않고 상대 것만 취할 수는 없어요. 지극히 어려운 상황에서 내 것을 먼저 희생하고 쓸 수 있는 게 고육지책입니다. 그러니 너무 자주 쓰면 안 되고요."

-남쪽을 정벌할 때 쓰신 칠종칠금(七縱七擒)도 있지요?

"힘이 아닌 마음으로 따라야 진정한 관계가 되니까요. 이 방법에는 실력뿐 아니라 확신도 필요해요. 압도할 수 있어야지요. 내가 최악이어도 최상을 상대에게 확보해주고 겨루는 것이니까요. 그러나 한번 확실히 하면 효과는 대단해요."

-아끼던 마속을 울며 베던 읍참마속(泣斬馬謖)을 빼놓을 순 없지요?

"제 큰 실수였어요. 선제께서 말씀해 주셨는데 제가 과대평가하고 힘에 겨운 일을 맡겼으니 제 잘못이 더 크지요. 내가 벌을 받았어야 하는데 아까운 마속을 베었어요. 목숨까지 내주며 따라준 그에게 너무 미안하지요. 지도가가 어떻게 인재를 써야 하는지 많이 생각했어요."

-오늘의 여러 말씀을 특정인 들으라고 하신 것은 아니지요?

"누구에게나 필요한 것들이지요. 영향력이 클수록 하나하나를 조심해서 해야 해요. 먼저 희생하고 상대를 믿어주고 능력에 맞게 일을 맡기고 격려하면 그만큼 일을 하고 결과를 내지요."

-고맙습니다. 동양의 지혜, 제갈량과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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