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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0.11.25 16:35:10
  • 최종수정2020.11.25 19:27:55

최한식

수필가

 -오늘은 모하당 김충선 장군과 이야기 나누려 합니다. 어서 오세요.

 "초대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오랜만에 세상에 나오니 어색하네요."

 -임진란이 발발하자 가등청정 휘하 우선봉장으로 출전해 부산항에 내려 바로 부하 삼천을 이끌고 조선에 귀화하셨다지요?

 "그랬지요. 평소에 조선을 흠모했고, 전쟁의 명분이 없다는 걸 알았기 때문에 결행했습니다. 저를 믿고 따라준 부하들이 고마웠습니다."

 -호가 모하당(慕夏堂)인데 어떤 깊은 의미가 있나요?

 "동양문화의 본류라 할 중국의 요순을 이은 왕조들이 하·은·주잖아요. 그 하나라를 그리워한다는 뜻인데요, 제게는 조선이 곧 하나라와 다름없었습니다."

 -조선에 귀화해 많은 일을 하고 인정도 받으셨지요.

 "제 입으로 말하기는 좀 그렇지만 조총 제조기술을 전하고 성도 몇 개 탈환했고 병자호란과 이괄의 난에도 기여한 게 조금 있지요."

 -당시에 당파도 있고 혈연·지연·학연이 상당했을 텐데, 그런 위기는 느끼지 않으셨나요?

 "심하긴 했는데 다행히 저는 크게 시달리지는 않았어요. 행운이었지요."

 -제 생각에는, 다들 우리 편은 아니지만 적의 편도 아니라는 인식 아니었을까요?

 "그렇네요, 조선에서 출생하거나 교육받지 않았으니 경계할 대상은 아니었네요. 그런데 오늘 계속 제 얘기만 하는 건가요?"

 -대감님 얘기가 길었네요, 사실은 누구나 아는 사람에 대한 대화를 하려고요. 최근에 영향력이 큰 자리에 있었고, 지고도 깨끗이 인정 않는 이예요.

 "나도 알 것 같네요. 어디로 튈지 예상이 어려운 사람이지요?"

 -현대사에서 한 사람의 영향력이 얼마나 큰가를 상징적으로 보여줬어요.

 "4년 동안 그가 속한 나라와 세계를 힘들게 했지요. 오죽하면 그 사람만 아니면 누구든 괜찮다는 분위기였잖아요. 반면교사로 삼아야지요."

 -4년 전 그를 택했던 이들의 본심은 뭐였을까요?

 "국내는 소홀하고 밖의 일에 너무 국력이 소모된다고 느꼈겠지요. 우리가 살고 보자는 자국우선주의지요. 그런데 그 일을 너무 심하게 했고 큰 원칙이 없었던 거지요."

 -그래도 이번에 표를 엄청 받았어요. 그건 어떻게 보세요?

 "항상 집권층에 대해 충성과 지지를 보내는 이들이 많지요. 2차 대전 이후 12명 대통령 중에 재선에 실패한 이는 세 명밖에 없어요. 넷이면 셋은 재선한 것이니 떨어진 게 불명예지요. 퇴임하면 재판받을 것도 많다더라고요."

 -대통령보다는 장사꾼처럼 행동했지요?

 "뽑아준 이들의 기대에다 본인 기질이 더해졌지요. 기분대로 돌출행동하고 싸움 걸고 협박하곤 했지요. 나라가 동네 착한 큰형에서 동네 깡패로 갑자기 이미지가 바뀌었어요. 유독 비슷한 독재 스타일 지도자들과 잘 어울렸고요."

 -주한미군방위비 분담금을 5배나 올리라고도 했지요?

 "전혀 비상식적이지요. 일본에 네 배, 우리에게는 다섯 배를 내라는 것이었어요, 거의 폭력배 수준이지요."

 -이번에는 선거 결과에 불복하고 있어요,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결국 시간문제지요. 자신 인격의 바닥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고요. 그 나라와 세계를 질리게 하는 것 같아요. 국민들의 자존심에 계속 커다란 상처를 내고 있는 거지요. 불복하고 버틸수록 손해라는 걸 모르는 것 같아요."

 -이제 어떤 최선책이 있을까요?

 "국민에게 사과하고 결과에 깨끗이 승복하고, 정권이양에 협조한 후에 재판받을 일이 있으면 받아야지요. 그게 실추된 국격을 그나마 회복하는 길이지요."

 -우리나라에도 이런 사람이 있을까요?

 "아이고, 그런 얘긴 하지 맙시다."

 감사합니다. 임진왜란 때, 조선에 귀화해 여러 공을 세우고 정이품 정헌대부에 올랐던 김충선 장군과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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