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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3.12.06 15:36:58
  • 최종수정2023.12.06 15:36:57

최한식

수필가

-찌푸린 얼굴에 주먹 쥔 청년이 무언가 찾고 있는 듯합니다.잠깐만 이야기할 수 있을까요?

"저요? 사람 잘 못 보셨어요. 전 약속한 것 하나도 없어요."

-그런 사람을 찾고 있어요. 본인 소개해 주실까요?

"관심 없어요.사는 것에 흥미, 하나도 없어요."

-그럼, 뭐 한 가지 여쭈어 봐도 될까요?

"복잡하지 않은 거라면…, 대단한 답은 기대하지 말아요."

-요즘 살인이나 폭파 같은 협박을 하는 이들 혹시 이해되나요?

"백 번 이해돼요.지금 내 심정이 딱 그래요."

-그 얘기 좀 더해도 될까요?

"그런 거라면 얼마든지 하시죠. 나도 그런 일에는 관심 많아요."

-나이와 직업이라도 알려 줄 수 있나요?

"서른하나, 직업은 백수 혹은 오타쿠, 히키코모리 그런 걸로 해두죠."

-무언가 부수고 죽이고 싶은 충동이 있다고요?

"분노가 내 속에 가득하니까요. 용기가 없어 못하는 거지요."

-분노의 대상이 누군가요?

"모두 다, 나보다 잘 나고, 잘 살고, 잘 나가는…."

-그 분노를 품을 시간에 좀 더 노력하면 그들처럼 될 수 있잖아요?

"지금 누구 화 돋우는 건가요? 노력한다고 되는 사회가 아니잖아요?"

-세상을 너무 비관적으로 보는 거 같아요. 도전의식이 필요해요.

"나는 여자 친구도 없는데, 다들 쌍쌍이 다니고, 나는 직장이 없는데, 다들 승진 안 된다고 푸념하고, 방송은 화려 찬란한데, 나는 지지리도 궁색해요. 게임에서는 잘 되는데 현실은 갑갑하기만 하고요…."

-다 비슷한 걱정과 고민을 하지 않을까요?

"나 빼고 다 차 직장 애인 있고, 철마다 놀러 다니고 운동하고 해외 나가고 그러잖아요?"

-선생의 생활은 비참한가요?

"또래들과 비교할 때 열등감 느껴요. 방송 보고 게임할 때와 현실은 너무 극과 극이지요."

-우리 사회에 더 어렵고 힘든 이들은 없을까요?

"이젠 그런 말에 안 속아요. 있다 해도 소수지요, 지극히 소수."

-날마다 하는 일은 어떤 건가요?

"별 거 없어요. 집밖에 잘 안 나오고 게임하다 싫증나면 방송보고 또 게임하고 배고프면 맵고 짠 거 챙겨먹고, 그게 거의 다지요."

-그럼, 게임 안하고 방송 안 보면 어떨까요?

"무슨 재미로 살아요? 그런 거조차 안 하면 삶에 낙이 하나도 없어요."

-왜 부수고 죽이고 싶은 것 같아요?

"화와 분노를 그렇게 해소하는 게 익숙하잖아요? 오징어게임 같은 거나 많은 영화도 그렇고 격투기에서 이기면 목 베는 흉내 내잖아요?"

-그러고 보니 많은 스포츠도 그러네요. 이기면 살아남고, 지면 탈락하고, 그 야말로 생존 아니면 사멸이네요.

"약한 이들, 실패한 이들도 함께 사는 길은 없을까요?"

-그런 면을 다루는 게 예술 문학 종교…, 같은 분야지요. 청년들이 그런 면에 눈을 돌려보면 어떨까 싶어요.

"솔직히 말할까요? 예술은 돈이 많이 들고, 문학은 재능이 있어야 하고, 종교는 믿음이 안 가요."

-아니라 할 수가 없네요.그럼 시라도 읽고, 일기 쓰고 음악을 들어봐요.

"생활이 좀 더 차분해지면 하겠지요."

-그럼 당장의 대책은 없는 건가요?

"오늘 조금 본 것 같아요. 아저씨 같은 분이 많으면 좋겠어요. 이해해주고 내 말을 들어주는 사람, 책망이나 무시하지 않고…."

-주변에 그런 사람 없어요?

"어디에 누가 그런 사람인지 모르잖아요? 가족들은 잔소리하고 짜증나고…."

-복지기관이나 종교단체에가면 그런 분들이 있지 않을까요?

"가보지 않았지만, 다들 바쁘고, 귀찮아할 것 같아요. 너무 진지하지 않게 그 냥 대화, 듣는 것보다 말을 하고 싶어요. 실컷 말하면 시원해 질 것 같아요."

-우리 사회에 힘들어 하는 이들 말을 들어줄 이들이 필요한 것 같네요.꼭 하고 싶은 한 마디 있을까요?

"말하려 말고 들어주세요."

-대화를 들어 주는 이들이 우리 사회를 안정시킬 주역들일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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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세종충북지회장 인터뷰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