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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한식

수필가

19세기 중반 미국의 월든 호숫가에서 작은 집을 짓고 단순하게 2년 2개월을 살았던 헨리 데이빗 소로우님과 삶에 대해 몇 마디 나누려 합니다.

-어서 오세요, 헨리 데이빗 소로우님.

"반갑고 고맙습니다."

-미국 메사추세츠 주 월든 호숫가에 손수 작은 집을 짓고 단순한 삶을 사셨어요, 근본 동기는 무엇이었나요?

"생활에 꼭 필요한 것은 그리 많지 않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우리가 추구하는 많은 것들이 본질적인 것이 아님을 확인하길 원했어요."

-목적을 이루었나요?

"충분히 이루었지요."

-한국에 최근 부동산 광풍이 불고 있습니다, 한 마디 해 주시죠.

"삶의 의미를 잘 몰라서 그렇습니다. 허상을 좇는 것이지요."

-한국인들은 살 집 마련이 너무 어려워요, 이유가 뭘까요?

"여러 가지 요인이 있어요. 인구의 도시집중, 재산으로서의 집, 비싼 땅값…."

-그 근본 요인이 무엇인가요?

"자본주의적 속성이지요. 세상이 사람 아닌 자본을 중심으로 돌아가니까요."

-인간에게 집은 꼭 있어야 하나요?

"모든 생명체에는 어떤 형태든 사는 집이 있어요."

-소로우님은 월든 호숫가에 직접 집을 지으셨지요?

"한국식으로는 4평쯤 되지요. 30달러쯤 들었어요. 기존 재료도 있었지만 넉넉히 계산해도 100만원이 안 들었지요."

-한국 도시에서 자기 집을 가지려면 억 단위 돈이 필요해요.

"비극이지요. 삶의 목적을 재정립해야 해요. 생물 중 어떤 종도 집 마련에 몇 년씩 걸리진 않아요. 사람도 일 년 쯤 힘쓰면 집을 마련해야 정상이지요."

-도시서는 수입을 다 모아도 개인이 십년 안에 집 갖기가 어려워요.

"어리석어요. 삶의 목적이 더 좋은 집, 더 멋진 자동차를 갖고 맛있는 음식 먹는데 있는 것 같아요. 얼마나 물질적인가요?"

-어떤 삶을 살아야 할까요?

"작은집과 단순한 생활이지요. 많은 돈이 필요하지 않아요. 모두가 도시에 살 필요도 없고요."

-마음이야 그렇지만 현실은 어렵지 않나요?

"이론과 현실이 같아야지요. 과욕을 버리면 가능해요."

-무슨 비결이 있을까요?

"남과 비교하지 말고 자신의 삶을 사는 거지요. '타인과 함께'보다 '자연과 함께'가 훨씬 좋아요. 빗소리 듣고, 바람 부는 걸 즐기는 거예요. 해돋이도 좋고 석양은 정말 멋있지요. 형이상학적 쾌락이 있어요."

-한국은 왜 그게 안 될까요?

"물질적인 것을 추구하다 보면 반성의 순간이 올 거예요. 또 시대와 사회 분위기도 있어요. 한국이 한창 학력사회잖아요, 이제 곧 달라질 거예요."

-왜 이렇게 부동산에 집착을 할까요?

"간단해요. 돈으로 생각하는 거지요. 고생해서 버는 것보다 쉽고 효과적이라 여기는 거예요. 돈이 내가 사용하는 수단이 아니라 상전이 되어있어요."

-어떻게 이 광풍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개인 내면을 충실히 가꾸어야지요. 각자가 자기를 세우는 겁니다. 옛 사람이 얘기한 이립(而立)이랄 수 있어요. 남의 시선에서 자유로워지는 겁니다."

-그게 가능할까요?

"어렵긴 해도 불가능하진 않아요. 그런 이들이 많아지면 돼요."

-그 일에 가장 필요한 게 뭘까요?

"개인의 자각입니다. 매스컴이 이끌어주면 더 빠를 수 있는데 기대하긴 어려워요. 그들은 자본주의 나아가 상업주의의 첨병들이거든요."

-이 문제에 국민적 독서운동도 도움이 될까요?

"한때 맹렬히 타올랐다 꺼지는 것 말고 지속적이어야 해요. 소그룹 중심으로 꾸준해야 효과가 있지요. 관주도가 아니라 자발적 시민중심이어야죠."

-현대 많은 문제의 근원이 자본주의에 닿아있어요. 대안은 없을까요?

"지속적으로 찾아야지요. 아직은 자본주의가 최선은 아니어도 차선쯤은 된다고 봐요."

-종교가 할 일은 없을까요?

"제한적이지요. 많은 것이 종교에서 전문화되어 독립했어요. 종교 근본적인 것, 육을 넘어 영을 추구해야 해요."

소로우님, 꼭 필요했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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