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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한식

수필가

-기원전 20~19세기, 중동과 아프리카에서 110년의 파란만장한 생애를 사신 요셉님 모셨습니다. 외국 노예 출신, 젊은 총리로서 이집트를 7년 기근에서 구하고 본인 부족을 살렸습니다.

"평가해주어 고맙습니다, 쉽지 않은 일이었어요."

-유년시절은 어땠나요, 순탄하지만은 않았죠?

"저의 집이 12남 1녀였는데 제가 아들로 11번째예요. 부친의 사랑이 제게 쏠리니 그걸 형들이 시샘했지요. 제가 철없이 굴기도 했고요. 힘들었어요."

-청소년기에 형들에게 몹쓸 일을 당하셨지요?

"그땐 형들도 욱해서 그랬을 거예요. 20여 년 동안 속이 까맣게 탔을 거예요. 제 고생은 말할 수 없었고요."

-이집트에선 친위대장 집에 노예로 팔렸어요, 그땐 어땠나요?

"한 순간에 물건이 됐지요. 제가 통제할 수 없으니 운명에 맡겼어요. 그래도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고 했으니, 마음을 다잡았지요."

-그 집에서 친위대장의 절대적인 신임을 받았어요, 비결이 있었나요?

"제 삶의 자세가 달랐겠지요. 신앙이 있었으니까요. 처음에는 기선제압, 텃세 그런 것 때문에 어려웠어요. 세월이 흘러 동료들이 인정하고 맡은 일의 결과가 좋아 눈에 띄었지요. 혼자 잘났느냐, 대충하라는 말도 자주 들었어요."

-친위대장 부인을 성폭행하려했다는 누명으로 고위직 죄수들 감옥에 갇혀요. 억울하지 않았나요?

"억울한들 어쩌겠어요? 내가 떳떳하니 마음은 평안했지요."

-감옥에서 인정을 받아 죄수면서 고위직 죄수들을 돌봐요.

"시키니까 했지요. 그들 보기에 제가 이상했겠지요. 원망과 불평이 없고 평온했으니까요. 신앙의 힘이었어요. 맡기면 결과가 괜찮으니 점점 더 맡겼어요."

-감옥에 오랜 세월 계셨는데 개인적으로 득이 된 게 있었을까요?

"그곳에 고위직들이 수감되니, 그들의 원망과 불평을 들어 나라 사정을 어느 정도 알 수 있었어요. 맺힌 게 있으면 말만 해도 시원하잖아요. 그래서 많은 분들이 저를 좋아했지요. 석방되면 그들이 또 실세가 되고, 제가 총리할 때 그분들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실제 정치 과외를 그때 받은 셈이지요."

-꿈을 해석해 총리가 돼요, 꿈풀이는 특별히 배우셨나요.

"그러진 않지만 나도 모를 확신이 있었어요. 그럴 때가 몇 번 있었지요."

-흉년이 거듭되자 곡식을 사러온 형들과 만나요, 어떠셨어요?

"만감이 교차했지요. 형들의 초췌한 모습에 약해졌지만, 동생을 만나고 형들 변화를 확인하려고 엄하게 했지요."

-총리님 가문이 이집트로 이주했어요. 감회가 특별했지요?

"22년 만에 아버지를 만난 감격이 컸어요. 아버지는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 하시더라고요. 형들도 한시름 놓았을 거고요."

-부친이 이주 17년 만에 작고하셨을 때 장례식을 무척 성대하게 하셨어요?

"무시하지 말라는 경고였어요. 저와 우리 가문을 향한 눈들이 많았으니까요."

-부친의 유언이라며 형들이 용서를 구해요, 심정이 어땠나요?

"부친과 같았을 거예요. 필요한 건 두 개의 F다, 그러면 또 다른 F를 신이 더하리라 믿었지요. 우리가 할 건 Forget(잊다)과 Forgive(용서하다)고 그러면 그 분이 Flourish(번창하다)를 주시지요. 그게 제 두 아들 이름이지요."

-언제 어디서나 다수를 적대적으로 만나요, 그때 맞서는 비결이 있나요?

"맞서지 않고, 비를 맞으며 길을 가듯 제 스타일의 삶을 살았어요. 변명은 또 다른 오해를 부르지요. 세월이 답을 해줘요."

-평생을 통해 체득한 삶의 자세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잊고, 용서하는 거지요. 그러면 번성해요, 제 삶의 결론이지요."

고맙습니다. 거친 세상을 파란만장하게, 자신을 지키며 사신 전 이집트 총리 요셉님과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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