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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1.01.04 17:30:48
  • 최종수정2021.01.04 17:30:48

최한식

수필가

-새해, 새 마음으로 조선의 태조 이성계님 모셨습니다. 어서 오세요.

"반갑습니다. 내 첫 번째 처가 신의왕후(神懿王后) 한 씨지요, 한 씨는 다 청주가 본이니, 내가 충청도와 인연이 좀 있는 셈이지요."

-젊어서 한 인기하셨지요? 신궁에, 격구 실력, 호랑이도 몇 마리 잡았다지요?

"그럴 때도 있었지, 그렇지만 늘 불안했어요. 젊다는 게 불안 아닌가요"

-의외네요. 잘 나갈 때도 불안하군요. 당시에 뭐가 걱정이었나요?

"토사구팽(兎死狗烹)이라고 언제 버림받을지 모르잖아요? 세상이 내 뜻대로 안 되니, 현실을 즐기지 못했어요."

-전투에 거의 다 이겼어요, 칭송이 하늘을 찔렀겠어요?

"특별히 진 기억은 없어요. 많이 이겼지요."

-진주 청곡사에서 버들아씨 신덕왕후를 만나요. 첫눈에 반했나본데 어떤 면에끌렸어요?

"여자 나이 20전후 꽃처럼 피어날 때니 눈이 부셨지요. 내 나이가 스물한 살 더 많은 탓도 있었고, 지혜로움에 완전히 꽂혔어요."

-'이성계'하면 위화도 회군이잖아요? 정말 반역으로 왕이 되려 했었나요?"

"왕과 조정이 현실을 너무 몰랐어요. 불가능한 일을 명한 게지요. 그래도 끝까지 충성하려 했는데 상황이 그럴 수 없었어요. 사대 불가론, 그게 정확했어요. 폭우가 내렸고 군사들도 회군을 원했어요."

-그럴 수밖에 없었다? 회군이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었다는 말인가요?

"왕과 측근이 안이한 현실인식으로 잘못 판단한 거예요. 그런 결정은 백성들의 무수한 생명과 재산을 해치지요. 왕은 누구보다 냉철해야지요."

-회군과 진압으로 실권자가 됐어요, 최영 장군과 정몽주, 왕과 왕 씨들을제거했는데, 너무 잔학했던 것 아닌가요?

"나라의 안정을 먼저 생각했어요, 과단성이지요. 왜 고민이 없었겠어요? 고뇌에 찬 결단이었지요. 나라가 혼란하면 더 큰 일들이 생겨요."

-잘 했다는 건가요?

"수많은 생명이 죽었으니 잘했달 순 없지만 불가피했던 면이 있었어요."

-열한 살짜리 방석을 세자로 세웠어요. 방원은 스물다섯이었는데, 불상사를 예상하지 못했나요

"베갯머리송사가 컸고요, 정도전의 마음도 담겼지요. 내 사적 감정도 개입 됐을 테고…. 상식적이지 못했지만 결과가 너무 참혹했어요."

-나라를 새롭게 세웠다지만 얼마 못가 1398년에 1차 왕자의 난이 발발해요, 그 사건으로 세자와 형, 정도전이 죽었어요. 그 때 심정이 어땠나요?

"주모자 방원이를 죽이고 나도 죽고 싶었어요, 하지만 그 놈 세력이 왕인 나보다 더 컸어요. 왕과 혈육, 정치에 환멸감이 밀려왔지요. '네가 다 알아서해라'하고 고향으로 돌아가 나중에 들으니 체면치레로 형한테 왕좌를 일시 양보했더라고요, 꼴 보기 싫었어요. 마음을 비워야지. 나나 방원이 뿐 아니라 모두가 안고 있는 숙제지요."

-정도전과 관계는 결국 어떤 것이었나요, 서로 이견은 없었어요?

"큰 틀의 공감대가 있었어요, 서로가 필요했지요. 그에게 내가, 나에게 그 가…. "왕과 재상의 역할"에 이견도 있었어요. 그가 정말로 큰일을 했지요.아까운 나이, 비명에 간 게 너무 마음이 아파요."

-'함흥차사' 얘길 안할 수 없네요, 왜 그러셨어요?

"모든 게 부질없어, 아들도 싫고 어떤 일에도 관여하고 싶지 않았어요. 무학대사의 깨우침을 받고 그것도 내 업보라고 생각했지요."

-이 시대를 다시 산다면 무슨 일을 하고 싶으세요?

"운동선수, 격투기 선수로 공격적인 선수가 되고 싶어요."

-새해를 맞은 이들에게 한 마디 해 주신다면…·

"사심을 버리고 그냥 현실에 충실하면 좋겠어요."

감사합니다. 조선의 태조 이성계 장군과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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