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탁에 냉이 무침이 하얀 접시에 정갈하게 놓여있다. 오랜만에 눈에 담긴 고향 모습처럼 정겹다. 주말에 고등학교 때 친구가 데쳐서 보내준 봄나물이다. 친구의 소박한 웃음과 정이 가득 담겨있어 마음이 더 따뜻해진다. 2월에 접어들어 입춘도 지났고 남녘에선 이른 꽃소식도 전해진다. 매화 봉오리도 제법 도톰해졌다. 어릴 때 입춘이 지나 이른 봄이면 봄바람의 싸늘함도 아랑곳없이 들로 나물 캐러 다녔었다. 어머니는 캐온 그 나물을 가끔은 해 먹었지만 그것도 시장에 내다 파셨다. 집에 수입원이 없으니 나물도 난전에 나가서 팔기도 하셨다. 다행히 나는 나물 캐러 가면 바구니는 꼭 채워 집으로 돌아오곤 했다. 아직도 봄이면 가끔 나물 캐러 가까운 들로 나가고 싶다. 어릴 적 봄바람이 차서 손등은 찬바람을 쏘이면 갈라지고 그곳에서는 피가 맺히기도 했다. 춥지만 따뜻한 봄볕이 나를 방안에 가두어 두지 않았다. 넓은 들로 나가 씀바귀도 캐고 밭두둑으로 다니며 냉이도 캤다. 그 아련한 기억은 물에 씻어 살아난 냉이처럼 싱싱하다. 노년에 접어들었지만 마음엔 그때의 모습이 추억처럼 선명하다. 이십 대 초반 교사 발령을 기다리던 가을, 친구는 내 생일 때 황금색 국화꽃다발과
[충북일보] 새로운 기술의 출현은 많은 걸 변화시킨다. 경쟁에선 필연적으로 승자와 패자를 낳곤 했다. 인공지능(AI)도 마찬가지다. AI로 인한 변화는 아주 크다. 누군가는 생산성 향상의 혜택을 누리게 된다. 반면 다른 누군가는 일자리 걱정을 하게 된다. 세계경제포럼(WEF)은 2027년까지 AI로 전 세계 일자리 6천900만 개가 만들어질 걸로 보고 있다. 동시에 사라지는 일자리도 8천300만 개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국내 사정도 다르지 않다. 한국은행은 최근 전체 일자리의 12%인 341만 개가 AI로 대체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의사, 회계사, 변호사 등 고소득·고학력 전문직의 잠식 가능성이 높았다. 언론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뉴스 생산자인 기자를 대체할 위협적인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다. 생성형 AI 개발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미국에선 AI 활용에 따른 '언론 윤리 가이드라인'까지 속속 발표됐다. 미국 2천200개 언론·출판사가 연합한 미국 뉴스·미디어연합(NMA)은 'AI 원칙'을 공표했다. 최근 한국 인터넷신문윤리위원회도 'AI 활용 언론윤리 가이드라인'을 공개했다. 국내에서도 AI 저널리즘을 둘러싼 기대와 우려는 교차한다. AI가
세계를 놀라게 한 신예 요리사! '2024. IKA독일세계요리올림픽'에서 충북지역 학생들이 충북에서 생산된 충주 사과, 괴산 고추를 비롯해 돼지고기 등 식재료로 31가지 요리를 선보여 금메달 5개 팀 중 가장 높은 점수를 획득하며 '지역부문 챔피언'에 올랐다. 이는 K-푸드는 물론 충북의 우수한 농·축산물을 전 세계에 알리는 기회가 되었으며 우리 지역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자부심이기도 하다. 충북 학생들이 이런 큰 무대에서 한국 음식을 세계에 알린 모습은 매우 기쁘고 자랑스러운 일이다. 지역농산물을 활용해 최고의 요리를 만들어낸 학생들을 보며 지역특산물과 농촌 작은 학교 살리기와 연계하는 상수공생(相修共生)의 지역화 교육과정을 새롭게 디자인해보고자 한다. 먼저,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학생들에게 지역 자원과 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다. 지역 농산물을 이용한 프로젝트 수업으로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요리 교실을 열어 레시피 개발 및 홍보 및 마케팅을 할수 있고, 직접 요리한 음식을 먹으며 올바른 식사 습관을 기를 수 있다. 둘째,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학교 급식 개선으로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신선하고 건강한 식단을 제
인간의 역사를 한 마디로 요약하면 이동의 역사라고 할 수 있다. 대략 30만년전 아프리카 어디에선가 출현한 호모 사피엔스가 전 세계로 퍼진 것은 대략 6만년전부터 일어난 일이었다. 우리는 지금도 어디론가, 무엇을 하기위해 끊임없이 움직인다. 왜 사람들은 이동(mobility)할까? 당연한 말이지만 인간은 더 나은 삶의 환경을 찾아 이동한다. 과거에는 거주공간의 이동을 통해 더 나은 삶의 환경을 찾았다면, 정착사회에 이르러서는 거주 뿐 아니라 삶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이동이 이루어졌다. 그리고 이동의 수단은 자동차, 철도, 항공, 배, 데이터통신 등 다양한 방법으로 이루어졌다. 이동수단 중 철도는 문명 발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기차는 1830년 영국의 스티븐슨이 로켓호라는 기관차 발명으로 시작되었는데, 당시 영국인들은 쇳덩이리가 도시를 가로지르는 것을 탐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리하여 누군가가 스톡턴에서 달링톤에 이르는 약 45㎞ 구간을 마차와 경주를 해서 이기는 쪽을 교통수단으로 채택하자고 제안하였으며, 경주 결과 가까스로 로켓호가 승리하였고, 철도가 영국 곳곳에 건설되었다. 영국이 유럽의 여타국가에 비해 산업혁명이 앞섰던 것은 철도를 발명하고
초등학교 때는 보물처럼 생각했던 것들이 참 많았다. 그래서 오래된 화폐나 연말이면 발행되는 크리스마스실, 평소 놀이 도구였던 딱지, 구슬 등을 모으고 수집하는 것을 좋아했다. 학교에서도 취미를 살려주기라도 하듯 여름 방학 때는 식물이나 곤충 채집 같은 것을 과제로 내주었고 겨울 방학 때는 우표나 상표 수집을 과제로 내준 적이 있다. 그중 가장 재미있는 것은 우표 수집이었다. 요즘처럼 우체국이나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전지나 시트 같은 전문적인 우표 수집이 아니라 편지 봉투에 붙어 있는 우체국 도장이 찍혀있는 우표 수집이었다. 유년 시절 내가 살던 곳은 호롱 불이나 양초를 켜고 살던 곳이었는데, 1972년 초등학교 4학년이 되어서야 전기가 들어온 외진 시골 마을이었다. 우체부 역시 비포장 신작로 따라 걸어오거나 자전거를 타고 편지를 배달하는 시절이었는데, 정오 오포(午砲) 소리가 지나서 우리 집에 우편물을 전달하고 갔는데, 때로는 점심시간이어서 대청에 앉아 함께 식사하는 날도 있었고 어떤 날은 동치미에 삶은 고구마를 먹기도 했다. 그때마다 KBS 라디오에서는 김삿갓 북한 방랑기가 흘러나왔다. 우표 수집은 초등학교 겨울 방학 숙제를 하면서부터 시작되었는데
미국 플로리다주 탤러해시 클래식 스쿨의 6학년 미술 수업시간에 교사가 포르노 사진을 학생들에게 보여줬다며 일부 학부모들이 거세게 항의, 교장이 사퇴한 일이 있었다. 학부모들이 격노한 문제의 사진은 르네상스의 거장 미켈란젤로의 조각인 '다비드상'을 담은 학습자료 사진이었다. 포르노의 실체가 세계 최고의 예술작품인 다비드상이라는 사실도 황당했지만 미국에서 이런 사건이 벌어졌다는 것이 더 어리둥절했다. 다비드 상은 르네상스 시대의 이탈리아 예술가 미켈란젤로가 피렌체 시청의 청탁을 받아1501년과 1504년 사이에 조각한 대리석상으로 높이 5.17m에 이르는 대형 조각상이다. 구약성서에 등장하는 다윗 왕의 청년기 모습을 표현한 이 작품은 거인 골리앗을 돌팔매로 물리친 다윗을 통해 압제로부터 시민의 자유를 쟁취한 피렌체를 나타내려는 의도를 담고 있다. 아름다운 청년의 몸을 예술적으로 표현한 다비드상은 완성된 후 지금까지 감동과 찬탄이 이어지는 걸작 중의 걸작으로 1499년 제작한 피에타와 함께 미켈란젤로를 거장의 반열에 올리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작품으로 평가된다. ***예술과 외설을 혼동해서야 그러나 불만을 제기한 학부모들에겐 다비드상은 감춰야 할 신
어느새 2월의 끝자락이니 곧 새 학기가 시작되는 3월이 다가온다. 누군가는 새 학교, 새 학년, 새 친구를 만나게 될 생각에 기대와 설렘으로 부풀어 있을 것이고, 낯선 환경과 처음 만나는 사람들을 마주하는 것에 대해 걱정과 불안이 한 가득인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익숙한 장소와 사람들로부터 벗어나 새 출발을 한다는 건 일종의 도전이 될 수 있으며, 정도는 다를 수 있지만 이런 상황에서 어느 정도의 긴장과 부담을 느끼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어린이집을 졸업한 후 새로 입학한 유치원 가기를 거부하여 상담을 하게 된 아이가 있었다. 형제 중 맏이였던 그 아이는 영리하고 또래에 비해 의젓한 편이었다. 어머니는 아이가 잘 적응할 거라고 믿었지만 입학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문제가 시작됐다. 처음에는 아침마다 여기저기 아프다는 핑계를 댔고, 나중에는 심하게 떼를 쓰거나 울면서 유치원에 가지 않겠다고 했다. 아이를 달래기도 하고 혼을 내보기도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늘 신이 나서 어린이집에 가는 두 살 어린 동생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아이가 집에만 있은 지 두 달여가 지났을 때 어머니는 아이가 초등학교는 제대로 다닐 수 있을지 걱정이 몰려왔고, 결국
[충북일보] 4·10총선이 49일 앞으로 다가왔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연일 공천자를 발표하고 있다. 그런데 선거의 기본 룰인 선거구는 아직도 오리무중이다. 자신의 선거구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는 출마자들도 있다. 모순도 이런 모순이 없다. 국회가 선거구를 획정하지 못해 생긴 현상이다. 선거구획정위원회가 데드라인으로 제시한 21일까지 협상안 타결도 쉽지 않아 보인다. 오는 29일 본회의에서 처리가 안 되면 혼란은 불가피하다. 지난 21대 총선보다 더한 혼선이 빚어질 수 있다. 국회의원 지역구는 선거일 1년 전까지 확정해야 한다. 하지만 이 공직선거법 조항은 휴지 조각이 된 지 오래다. 이번에도 4년 전 21대 총선 못지않은 늑장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구획정위는 지난해 12월 획정안을 제시했다. 인구가 줄어든 6개 선거구를 통합하고, 인구가 많은 6개 선거구는 분구하는 내용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선거구 획정은 되지 않고 있다. 그런데 여야는 공천자를 발표하고 있다. 황당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선수들이 뛸 운동장도 정해지지 않았는데 선수 명단부터 발표하는 셈이다. 한 마디로 코미디 같은 일이다. 선거구 획정이 늦어질수록 이름
서로 다름을 인정하는 이념과 가치가 공존하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자기 생각을 표현하는 방법을 아는 것은 중요하다. 사회에 대한 원망, 층간 소음, 호칭에 대한 불쾌감 등 온갖 이유로 강력 범죄가 발생하고 있으며 정치적 의견이 다르다는 이유로 정치인을 습격하는 일까지 발생하고 있다. 감정이 분출되면 해소가 아니라 격정일 뿐이므로 누군가의 공감을 얻고자 한다면, 그 생각을 알려야 하며 그 방법은 통상적이고 적법해야 할 것이다. 국가 및 지역의 대표자를 선출하는 선거에서 유권자로서 주인의식을 가지고 스스로 투표에 참여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가장 핵심적인 행위로서 당선된 자에게 정통성을 부여한다. 여기에 자신이 원하는 특정 공약·정책을 실현하겠다는 후보자의 당선을 위해 단순한 투표 참여 독려에만 그치지 않고 선거운동에 나서는 것은 더욱 적극적인 행위로 이해관계에 따라 타인과의 충돌은 필연적일 수밖에 없게 돼 법에 규정된 방법을 지키는 것은 필수적이다. 헌법상 보장되는 표현의 자유를 구체화하기 위해 공직선거법은 유권자들이 투표 참여 권유 활동과 선거운동에 대해 많은 규정을 두고 있다. 투표 참여를 권유하는 행위를 선거운동과 별개로 규정해 누구든지 직·간접적으로 선
노르웨이의 표현주의 화가 에르바르트 뭉크(Edvard Munch, 1863~1944)는 인간의 솔직한 내면과 근원적인 불안을 독특한 필치로 담아내며 20세기 현대미술에 영향을 끼쳤다. 이러한 독창적인 화풍이 형성된 까닭은 개인적인 삶의 경험에서 비롯되었다. 그는 80세에 생을 마감하기까지 독신으로 살았다. 평생 세 명의 여성을 만났지만 모두 실패로 돌아가고 말았다. 첫사랑은 크로아티아의 사교계에서 유명했던 여성이었다. 아주 매력적이었고 불같은 사랑을 했으나 이미 상대는 기혼이었기 때문에 이루어질 수 없었다. 뭉크는 사랑의 크기가 컸던 만큼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받고 끝났다. 두 번째 사랑은 예술가들에게 사랑받았던 소꿉친구이자 연인이었다. 그러나 그녀가 자신의 친구와 결혼을 하며 뭉크는 다시 사랑에 실패한다. 애석하게도 결혼 후 그녀는 34살의 나이로 총기사고로 사망한다. 사랑하는 사람을 친구에게 빼앗기고 목숨마저 잃은 슬픔은 홀로 감당하기 버거웠을 것이다. 세 번째로 만났던 여인은 뭉크를 많이 사랑했으나 지나친 집착이 문제가 되었다. 뭉크에게 결혼을 요구했고 그럴수록 부담스러워졌다. 그녀는 총을 가져와 결혼해 달라는 난동을 부렸고 뭉크는 그녀
북·러관계가 최근 들어 가까워지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 유발자로, 북한은 핵 개발과 미사일 도발자로 낙인되어 국제사회에서 외톨이가 되어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서로 지지해 줄 상대가 필요했을 것이다.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를 지원하고 러시아는 유엔 안보리로부터 북한에 대한 비호나 식량을 제공하는 등을 통해 상호 필요한 부문을 충족시켜주면서 우호적인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면서 두 국가는 공동의 적을 미국으로 삼고 전략적 관계를 구축해가고 있다. 지난해 3월 러시아 유엔대표부는 미국이 인권이라는 잣대로 북한을 압박하고 있다고 비난했고 또 같은 달 러시아 외무부는 미국에 대해 북한이 요구하는 한반도 내 정세 안정을 위하여 대규모 연합훈련을 포함한 역내 모든 군사 활동을 멈추어야 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부응해 북한은 지난해 4월에 핀란드가 나토에 가입하자 나토가 러시아를 상대하기 위한 목적의 동맹 확대를 추구하지 않겠다던 약속을 깨고 회원국을 순차적으로 늘리고 있다면서 그 뒤에 미국이 있다는 주장을 폈다. 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미국과 서방의 패권주의가 그 원인으로 지목하기도 했다. 북·러는 상대가 하고 싶은 말을 대신해주면서 관계를 견고
부끄러운 일이지만 아직도 빨래를 하는 것에 두려움이 있다. 스무살 때는 세탁기를 돌리고 곧잘 잊어버려서 세탁물을 두고 나가버리거나 하는 일들이 있었다. 건조기를 들이고 나서는 옷감이 줄어들어버려서 스트레스를 받았다. 결혼 후에는 빨래를 개는 것에 대한 입장이 달라서 의견 충돌이 있곤 했다. 어느 날은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 아내에게 시범을 요청했다. 각을 잡는다는 것이 이해가 잘 가지 않아서 직접 보여주고 설명해달라고 했다. 아내는 시범을 보며 따라했다. 그 이후 빨래 개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좀 줄어들었다. 산 길을 산책하다보면 무언가가 튀어나올 것만 같다. 식물원에 가도 이 식물들에 혹시라도 잘못 닿았다가 찔리거나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닌지 걱정한다. 아내는 종종 식물들을 만지고 냄새를 맡는데 나는 그러한 행동을 보면 말리고 싶다. 멀리서 보는 강아지는 귀엽지만 가까이에 오면 무섭다. 동네 골목길에 고양이가 골목에 나온 쓰레기 더미를 뒤집다가 나와 눈이 마주치면, 나는 무서워서 발걸음을 멈추고 뒤로 돌아간다. 두려움의 기원을 생각해보면, 그것들을 잘 모르기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다. 세상을 어설프게 알면은 무서움과 두려움이 생긴다. 세상 물
[충북일보] 2천 명, 정부가 의과대학 입학정원 확대 규모로 내놓은 숫자다. 파격적이고 절박한 숫자다. 지역·필수의료에 생긴 공백을 메울 숫자다. 고령화에 따른 미래 의료 수요를 감당할 숫자다. 지난해 7월 발표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보건통계 2023'에 따르면 의료인 확대는 절박하다. 한의사를 제외한 한국의 임상 의사 수는 인구 1천 명당 2.1명이다. OECD 국가 중 가장 적다. 평균(3.7명)에 도달하려면 현재보다 1.8배가량 늘려야 한다. 의대 정원 확대는 돌이킬 수 없다. 이제 예과 2년과 본과 4년으로 구분됐던 의대 학제도 통합된다. 실습 교육과 교양 수업을 확대·강화하고 내실화하겠다는 취지다. 정부는 조만간 지방 의료 재건을 포함한 지방 생존 전략을 곧 발표할 계획이다. 지역 필수의료 체계 확립 방안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지역의료 혁신정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는 내용도 함께 담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방 균형발전을 위한 선결과제로 지방 의료 문제가 지목돼 주목된다. 의료 인프라 부족은 기업과 인구의 지방 유입을 막는 요인으로 작용하곤 했다. 지역의 의사 부족 현상이 해소되면 이런 문제도 해결될 가능성이 크다. 지역의료를 근본적으로
보건진료소에서 근무하는 나는 해마다 건강증진 프로그램을 지역주민 대상으로 운영한다. 해마다 고민하는 것이 이번에는 어떤 거로 해야 지역 어르신들에게 유익하고 행복한 프로그램으로 운영할까 생각하다가 웃음 치료 교실을 운영하기로 했다. 농촌의 고령화는 시골에서 근무하는 나로서는 눈으로도, 피부로도 금방 느낄 수가 있다. 관할지역의 고령화율은 47%이며 홀로 사시는 독거노인도 많다 보니 웃을 일이 별로 없다고 하신다. 행복해서 웃는 것이 아니라 웃어서 행복한 것이라는 글귀를 어디서 본 것 같다. 웃음 치료의 효과는 우리의 신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웃는 순간 우리의 뇌는 엔도르핀을 분비하여 스트레스 해소와 행복감을 느끼게 된다. 또한 웃음 치료는 우리의 면역 체계를 강화하고 혈액순환을 촉진하는 효과도 있다. 이를 통해 우리는 건강한 몸과 마음을 유지할 수 있고 사회적 유대감을 형성하고, 사람들 간의 연결고리를 만들어 준다. 요즈음 농한기인 관할지역은 매주 화, 목에 찾아오는 웃음 치료 교실을 갈산보건진료소에서, 찾아가는 웃음 치료 교실을 삼산1리 마을회관에서 진행하고 있다. 처음에는 무표정한 얼굴로 프로그램에 참여하셨던 어르신들도 프로그램 중반부
아직은 때가 아닙니다. 멀리서 닭 우는 소리 들려도 벌써 동이 틀리 없습니다. 천둥과 바람과 빗소리가 몰고 온 불면이 아무리 길어도 잊혀진 그리움이 찾아올까 기대하지 않습니다. 초저녁 어둠에 듬성듬성 박혀있던 별들이 지워지고 어둠의 심장을 파고드는 빗소리와 빗소리에 흔들리는 고요의 소리가 또 다른 불면을 깨우는 밤, 오래 퇴고 되지 않은 시구의 가장자리에서 잃어버린 주제를 찾아 방황하지만 잠을 포기하기는 아직은 이른 시간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함부로 꾸어지던 꿈처럼 의미 없이 빠르게 지나가는 시간, 밤이 새면 가슴에서 지워지고 마는 아쉬운 시구 같은 그리움이 수없이 만들어지고 사라지는 이 늦은 밤, 당신은 내게 한 줄 시구가 되고 나는 또 한 며칠 그 시구의 의미를 찾아 방황하겠지요. 밤새 던져놓은 질문만 가득한 방 안, 선잠과 선잠 사이에 우두커니 서 있는 나 조금 더 어두워지면 이 막막한 공간에서 내가 지워질까요? 지워지면 모든 게 잊혀질 까요? 아주 짧은 선잠 속 한두 발자국 걷다가 갑자기 사라진 내 꿈들은 어디로 간 걸까요? 한껏 가늘어진 시간의 가지에 매달려 빙글빙글 허공을 돌다가 끝내 땅에 내려서면 가만히 서 있을 수 있을까요· 나의 무게
측정 및 평가에 많은 관심을 가진 적이 있다. 측정과 평가는 개념상 다소 차이가 있다. 다양한 연구물에서 유추해 보면, 측정이라는 개념은 타당성보다는 신뢰성과 객관성을 더 강조한다. 학교에서의 평가는 '가치'를 포함하며 신뢰성이 확보된 상태에서 타당성을 더 강조한다. 교육학자 Bloom(1956)은 학습자들이 어떤 목표를 가지고 학습하게 되는지를 분류하였다. 지식, 이해, 응용, 분석, 종합, 평가의 여섯 가지 영역이다. 평가를 가장 높은 단계의 상위 개념으로 보았다. 하물며 우리 인생에서 누군가 또한 무엇인가를 평가한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다. 평가는 기본이 탄탄해야 하며, 평가 대상에 대한 지식, 이해, 응용, 분석, 종합 능력이 바탕이 되어야 올바른 평가를 할 수 있다. 지식, 이해의 단계만으로 평가가 이루어지거나 분석만 하고 대상을 평가한다면 과연 올바른 평가가 이루어질 수 있을까? 평가에는 분석을 위한 범주화도 필요하며 범주화에서 더 나아가 종합하는 능력도 필요하다. 얼마 전 '필패 신드롬'이라는 책(2022)을 감명 깊게 읽었다. 장 스랑수아 만초니, 장 루이 바르수가 쓴 책으로 책 표지에 '유능한 직원도 필패하게 만드는 리더는 누구인가?'로
농촌의 노인을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2009년 개봉됐던 영화 '워낭소리'다. 경북 봉화 산골에서 평생 땅을 지키며 고단한 삶을 사는 노부부와 그들이 키우는 마흔 살 먹은 일소(牛)의 마지막 몇 년간의 노년 생활을 담은 것으로 당시 다큐멘터리 독립영화 사상 최다 관객을 경신한 영화로 기억된다. 노인 일자리 사업은 노년기의 4대 고(苦)로 불리는 '빈곤, 질병, 무위, 고독'을 완화하는 노인복지정책의 하나로 보충적인 노후 소득을 보전하고 노인의 사회참여 기회를 부여함으로써 사회안전망 확충에 이바지해 왔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지난달 발표한 '농업전망 2024'에 따르면 농촌지역의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율은 2022년 49.8%로서 국가 총인구 중 고령인구 비율인 17.4%보다 무려 2.8배를 넘는 수치로 2033년에는 56.2%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농촌의 고령화 속도가 심각한 상황인데, 한국고용정보원이 지난달 3일 발간한 '지역산업과 고용'에 따르면 농촌 노인 일자리 사업은 도시와 달리 농촌지역 환경과 수요에 맞도록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관련 보도자료에 따르면 2022년 농촌지역의 노인 일자리 사업 참여자
청주 최대 규모의 육거리 종합 시장과 사창동에 있는 사창 시장을 소개한다. -육거리 종합시장 : 충청북도 청주시 상당구 석교동 131 육거리 종합시장은 청주의 대표적인 전통시장이다. 청주 상당구 석교동 도심부에 위치해 접근성도 좋고, 전국 5대 재래시장에 꼽힐 만큼 규모가 크다. 그래서 청주 시민은 물론 다른 지역 여행객도 꼭 들르는 시장이다. 청주의 시장은 조선시대부터 활발했다. 조선 후기에 이미 9개의 장이 개설돼 삼남에서 올라온 물자와 수도권에서 내려온 물자를 교류하는 역할을 했다고 한다. 청주장은 1906년 지금의 위치로 자리를 옮긴 이후 미원, 오창, 문의, 부강 등 청주 지역의 여러 5일장과 함께 사람과 물자의 흐름을 주도했다. 육거리 종합시장은 1,226개의 점포와 3,000여 명에 이르는 상인들이 하루 1만 명 이상 시장을 찾는 고객을 맞이하고 있다. 연 매출액 3,000억이 넘을 정도로 활성화돼 있다. 육거리 종합 시장에서는 다양한 물건을 판매한다. 인기 있는 가게의 경우 줄을 서서 물건을 구입하기도 한다. 필자가 방문했을 때는 토요일 오후였는데, 시장이 굉장히 붐볐다. 맛있는 먹거리뿐만 아니라 슬리퍼, 가방, 냄비, 접시 등
[충북일보]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참사 관련 유가족 지원 문제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마침내 유족과 위로금 지급 문제에 대한 합의를 이뤘다. 김영환 충북지사가 조속한 보상 해결을 약속했다. 김 지사는 15일 제천시청에서 류건덕 유족 대표와 '제천 복합건물화재 유족지원 협약'을 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합의 내용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류 대표도 기자들에게 "합의를 이룬 게 맞다"고 확인해줬다. 29명의 목숨을 앗아간 참사 발생 6년여 만이다. 제천 화재참사는 2017년 12월 21일 일어났다. 하소동의 스포츠센터를 삼킨 화마에 29명이 숨지고 40명이 부상했다. 유족 220명과 부상자 30명은 감독기관인 충북도를 상대로 163억 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화재 발생 2년 3개월 뒤 소방 당국의 부실 대응책임을 물었다. 하지만 대법원은 지난해 3월 원고 패소로 최종 판결했다. 유족에 대한 배상길이 막히게 됐다. 그러자 국회가 지난달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피해자 지원을 위한 결의'를 채택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할 때 유족 지원 협약은 의미 있다. 무엇보다 그동안 큰 고통을 겪은 유족의 슬픔과 아픔을 조금이나마 위로할 수 있게 됐다. 물론 너무나 늦게
요즘 우리 사회에서 MBTI는 빠질 수 없는 대화 주제이다. 새로운 사람과 처음 만나는 자리에서 MBTI를 물어보며 서로를 알아갈 수 있는 도구이며, 나와 다른 사람의 성향을 이해하는데 무척 유용하다. E와 I, S와 N, T와 F, J와 P라는 단순한 구분이지만 16가지의 조합에 대한 설명은 굉장히 과학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다보니 우리는 종종 MBTI 결과에 매몰되어 한 개인을 평가하고 판단해 버리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유명한 작가 말콤 글래드웰은 우리에게 말한다. 우리는 판단에 굉장히 서툴다고. 그는 저서 '타인의 해석'을 통해 낯선 사람과의 만남에서 우리는 그 사람을 제대로 파악할 수 없다는 간단한 결론을 제시한다. 인간의 서툰 판단은 다음의 세 가지 근거에 기인한다. 첫째, 인간은 본능적으로 다른 사람에 대해 '진실'을 기본값으로 가지고 있다. 거짓말을 잘 알아보지 못하기 때문에 누군가의 꼬드김에 쉽게 넘어갈 수 있다. 둘째, 인간의 행동과 태도에 곧 그 사람의 생각과 마음이 담겨져 있다고 믿는다. 누군가의 행동과 태도가 그의 실제 성향과 전혀 다를 수 있음을 간과한다. 마지막으로 한 사람과 만나는 맥락을 중시하지 않는다. 서로가 놓인
한강을 따라 걸으면서 편안함을 느낀다. 남편이 이렇게 오랫동안 서울에 머물 수 있는 이유는 근처에 한강이 있어서 언제든 답답함을 풀 수 있기 때문일 터이다. 많은 사람이 한강을 따라 조깅을 하고 중간중간 놓여 있는 의자에 앉아서 흐르는 강물을 하염없이 바라보기도 한다. 자전거도로도 있어서 자전거를 타는 사람도 많이 보인다. 서울 중심부를 흐르는 강물이 도시의 삭막함을 촉촉이 적신다. 토요일 저녁에 예정된 시댁 조카 결혼식을 핑계 삼아 한 달 전부터 서울로의 휴가를 계획했다. 다행히 예식장이 큰아들 사는 집과도 가까웠다. 금요일 저녁에 올라가면서 3박 4일간 먹을 양식과 이불까지 챙겼다. 서울에서 네 번째 이사한 집은 한강 근처 재개발 주택으로 허름했다. 그런데 그 집에서 자신만의 공간을 만들고 싶었는지 큰 비용을 들였다. 세입자로서 돌려받지 못할 돈을 쓰는 것이 탐탁지 않았으나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동안 발품 팔아 비교적 싼 월셋집을 살았던 알뜰함을 알기에 내버려 두었다. 낡은 나무 창문틀과 문짝을 상아색으로 칠하고 장판과 도배를 했다. 돈이 조금 모자란다기에 보태주었다. 2층에 살림집이 있어서 옥상은 아들의 전용 공간이 되었다. 옥상에서 조
삽살개가 이빨을 드러낸 채 사납게 으르렁거린다. 2024년, 영조 즉위 300주년을 맞아 개최되고 있는 '탕탕평평(蕩蕩平平)' 특별전 포스터다. 화가 김두량의 '삽살개'인데 그림에 영조의 시 어제가 실려 있다. "사립문을 밤에 지키는 것이 네가 맡은 임무이거늘 어찌하여 대낮 길에서 짖고 있느냐"며 꾸짖는다. 삽살개가 알아들을 리 없건만 영조는 누구를 향해 무슨 말을 하고 싶었던 걸까. 영조(재위1724~1776)와 정조(재위1776~1800)의 대표 정책은 '탕평'이다. 알다시피 붕당의 회오리에 휘말렸던 왕들이다. 때문에, 불리한 상황에서 왕이 되었고, 원인이었던 붕당의 폐해를 뼈저리게 겪은 당사자들로서 어떻게든 굳건한 왕권을 세워 '탕평한 세상'을 실현하려 했을 것이다. 오죽하면 음식에도 침전에도 '탕평'이란 글자가 들어갔을까. 이번 전시는 그분들의 업적을 치켜세우자는 게 아닌, 탕평한 세상을 실현하기 위해 글과 그림을 어떻게 활용했는지 다시 보자는 전시다. 영조와 정조가 남긴 다수의 어필 어찰 어제 등이 걸려 있다. 두 임금의 의도를 반영해 제작된 궁중 행사도 등 18세기 궁중 서화의 화려한 품격과 장중함을 대표하는 '화성원행도'를 비롯 88점의
끝까지 살아남기 위해 올바름을 버리지 않고 버텨온 시간과, 시간 속에 들어있는 파편화된 사건들을 생각해 보는 오후 시간이다. 지나온 시간이 버텨온 시간이었다면 현재는 현실을 목격하며 살아가는 시간이다. 여러 사건을 목격하면서 기다리는 기다림은 미래다. 이러한 시간에 대한 질문은 살아남기 위한 중요한 물음이 되기 때문이다. 21세기가 열리자 사람들은 이제 전쟁은 없을 것이라 말했다. 하지만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했고, 지금도 참혹한 전투는 계속되고 있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통치하고 있는 무장세력 하마스가 이스라엘 영토에 진입하여 무고한 사람을 죽이고 수많은 민간인을 인질로 끌고 갔다. 이로 인한 이스라엘 보복 전쟁은 지금도 무자비하게 계속되고 있다. 이러한 비극적 사태를 바라보며, 치열한 경제활동 장場인 현실에서도 총소리 없는 생존 투쟁이 벌어지고 있음을 보고 있다. 태어남과 죽음, 빈 주머니만 차고 있는 늙어감, 생활고를 이기지 못하고 극단적 선택을 해야 하는 사람들, 가장 나쁜 환경에서 살아남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리는 그냥 살아왔던 것이 아니라 기적처럼 살아남기 위해 살아왔다고 말해야 옳을 것이다. 이유도 모른 체 감염병으로
기부 천사들이 세밑 한파를 녹였다. 지난 연말 "단양읍의 한 마을에서 농사를 짓는 일흔세 살 신모 씨가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1천만원을 기탁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왔다"는 보고를 받았다. 100만 원이 아니라 1천만 원이라니 쉽게 믿기지 않아 귀를 의심했다. 담당 직원은 평소와 마찬가지로 신씨에게 군수실에서 성금을 전달하는 장면을 사진으로 담아 보도자료를 내어 미담으로 홍보하자고 제안했다고 한다. 그러나 신씨는 "익명으로 성금을 전달하고 사진 촬영은 절대로 할 수 없다"는 입장을 완곡히 표출했다는 추가 보고가 올라왔다. 고마운 얘기지만, 그분이 어떤 분인지 오히려 더 궁금하기도 하고 이런 사례가 지역 사회의 본보기가 될 것 같아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 집을 찾았다. 그분은 한쪽 눈이 보이지 않는 시각장애인이었고 부인은 소아마비로 걸음걸이가 불편한 장애인 부부였다. 신씨 부부는 "경제적 어려움을 겪던 20여 년 전 기초생활수급자로 선정돼 국가의 도움을 받았다. 넉넉지 않은 형편에 1남 3녀의 자식이 학교에 다닐 수 있었던 것은 단양장학회로부터 받은 장학금 덕분이다. 어느 해에는 단양군에서 고추 육모를 제공받아 농사를 지었다. 늘 고마운 마음
코로나 이후에 사회의 모든 생활환경이 변화됐다. 학교의 강의실 분위기마저 그야말로 얼어붙은 냉동고와 같다. 어두운 교실에서 학생들은 머리를 숙이고 휴대폰만 열심히 보고 있다. 수업을 시작하지만 학생들은 집중하지 못한다. 학생들에게 돌아가며 발표하게 시켜본다. 그제 서야 겨우 마지못해 더듬거리며 읽고 해석한다. 지금까지 젊은 학생들이 노력은 안하고 게으르다고 비난만 하며, 내 입장에서 학생들을 가르쳐 왔다. 그러나 MZ세대들은 기성세대가 모르는 많은 것을 더 많이 알고 있다. 요즘 세대의 학생들은 온전한 디지털세대로서 전자식 교육에 더 잘 훈련돼 있다. 이들은 앞으로 나라를 짊어질 미래이며 국가의 보물이다. 서로서로 이해해야 하는 공동의 운명체이기도 하다. 이러한 신세대와 소통하기 위해서 인터넷 채팅방에서 유행하는 유머나 그들의 용어를 수업시간에 활용했더니 학생들은 뜻밖의 즉각적인 반응을 보였다. 지난 30여 년간 나의 교수법을 회상해 봤다. 그것은 다분히 일방통행적인 주입식 교육이었다. 교수는 가르치고 학생은 받아 적는 안일한 교육이었다. 코로나로 힘들어하는 학생들에게 용기와 자신감을 불어 넣어줄 동기부여가 필요했다. 지난 학기부터 딱딱하고 무미건조한
[충북일보] 쫄면은 분식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메뉴다. 면 요리로 대표되는 냉면, 짬뽕, 우동 등처럼 쫄면을 가장 좋아하는 메뉴로 꼽는 사람도 많다. 그런데도 다른 면 요리처럼 전문점을 찾기는 어렵다. 쫄깃한 면발에 자극적인 양념과 어느 정도의 채소를 올린 쫄면은 여러 분식류에 곁들여 먹는 메뉴 정도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안상진 대표는 이런 점에 아쉬움을 느꼈다. 쫄면은 평소에도 좋아하는 메뉴라서 자주 먹으면서도 이렇다 할 만족감이 없었다. 찾으려면 쉽게 찾을 수는 있지만 딱히 맛집으로 정의할만한 가게는 정할 수 없었다. 여러 업종의 요식업계에서 일하며 자신만의 소스를 개발했다. 양조간장, 고춧가루와 과일 등을 갈아 넣어 숙성시킨 양념장이 원하던 맛의 조합으로 완성된 뒤 쫄면집을 차렸다. 2020년 사직동에서 처음 문을 연 것은 배달 전문 쫄면집이었다. 쫄면을 주메뉴로 내세우며 여러 토핑과 부재료들로 다양한 시도를 거듭했다. 손님들의 선택과 피드백으로 상진 씨가 만들어야 할 쫄면의 방향성이 차근차근 정리됐다. 지난해 청주교대 인근으로 자리를 옮긴 가게는 '완면집'이라는 이름으로 손님을 만난다. 면 요리를 다 먹고 그릇을 비우며 사용하는 '완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정부가 30일 글로벌 혁신특구 지정을 확정 발표하는 가운데 충북은 첨단재생의료 특구로 지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이 분야의 최종 후보 지역으로 선정된 청주 오송은 인프라가 잘 갖춰졌고 바이오 개발 전주기를 지원할 수 있는 국내 유일한 클러스터이기 때문이다. 글로벌 혁신특구는 규제를 최소화하는 네거티브 규제가 적용된다. 오송이 유치에 성공하면 바이오와 첨단재생의료 분야에서 세계적 수준으로 도약하는데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28일 충북도와 충북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중소벤처기업부는 30일 규제자유특구위원회를 열어 글로벌 혁신특구를 신규 지정할 예정이다. 앞서 중기부는 지난해 12월 충북(첨단재생바이오), 부산(차세대 해양모빌리티), 강원(AI 헬스케어), 전남(에너지 신산업) 4곳을 최종 후보지로 선정했다. 위원회는 규제·실증·인증·허가·보험 등 글로벌 기준에 맞는 제도가 적용되는 특구 지정을 결정해 5월 고시할 방침이다. 1차 관문을 무난히 통과한 충북은 최종 지정도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청지인 청주 오송은 연구개발 등의 기획 단계부터 실증, 사업화까지 원스톱 추진이 가능한 것이 최대 강점이다. 국내 바이오산업의 메
[충북일보] ◇올해 충북청주FC의 목표는. "지난해 리그는 목표였던 9위보다 한 단계 높은 8위로 마감했고 14경기 무패 기록도 세웠다. 그 배경에는 최윤겸 감독을 비롯한 코칭 스태프의 훌륭한 전략과 빈틈 없는 선수 관리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스포츠 경영 리더십을 바탕으로 올해는 조금 더 높은 목표인 플레이오프를 향해 달려보려 한다. 13개 팀 중 5위 이상의 성적은 욕심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달성을 위해 갖은 노력을 하고 있다. 특히 매주 목요일 감독·코칭 스태프를 중심으로 선수 강화팀, 대외협력팀, 마케팅 홍보팀 등 사무국의 모든 팀이 모여 PPT 발표를 한다. 이 발표를 통해 지난 경기를 분석함과 동시에 다가오는 경기에 대한 전략을 구체적으로 수립·이행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나아가야할 구단 운영 방향은. "단순하게 축구 경기 한 경기, 한 경기로만 끝나는 것은 바라지 않는다. 스포츠는 막강한 힘을 품고 있다. 스포츠 경기 활성화로 작게는 건전한 가족문화 형성부터 크게는 지역 소통, 나아가 지역 경제 성장까지 이룰 수 있다고 믿는다. 홈경기 날이 되면 가족 단위의 관중들이 경기장을 많이 찾는다. 경기 관람을 통해서 여가 시간에 시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