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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4.02.20 13:58:06
  • 최종수정2024.02.20 17:29:31

정초시

충북도 정책수석보좌관

인간의 역사를 한 마디로 요약하면 이동의 역사라고 할 수 있다. 대략 30만년전 아프리카 어디에선가 출현한 호모 사피엔스가 전 세계로 퍼진 것은 대략 6만년전부터 일어난 일이었다. 우리는 지금도 어디론가, 무엇을 하기위해 끊임없이 움직인다. 왜 사람들은 이동(mobility)할까? 당연한 말이지만 인간은 더 나은 삶의 환경을 찾아 이동한다. 과거에는 거주공간의 이동을 통해 더 나은 삶의 환경을 찾았다면, 정착사회에 이르러서는 거주 뿐 아니라 삶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이동이 이루어졌다. 그리고 이동의 수단은 자동차, 철도, 항공, 배, 데이터통신 등 다양한 방법으로 이루어졌다.

이동수단 중 철도는 문명 발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기차는 1830년 영국의 스티븐슨이 로켓호라는 기관차 발명으로 시작되었는데, 당시 영국인들은 쇳덩이리가 도시를 가로지르는 것을 탐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리하여 누군가가 스톡턴에서 달링톤에 이르는 약 45㎞ 구간을 마차와 경주를 해서 이기는 쪽을 교통수단으로 채택하자고 제안하였으며, 경주 결과 가까스로 로켓호가 승리하였고, 철도가 영국 곳곳에 건설되었다. 영국이 유럽의 여타국가에 비해 산업혁명이 앞섰던 것은 철도를 발명하고 이를 산업에 활용하였기 때문이다.

철도는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첫째는 정시성이다. 정해진 레일을 달리기 때문에 혼잡의 가능성이 전혀 없으며 철도의 성능에 따라 속도와 시간을 조절할 수 있다. 시간은 경제에 있어 매우 중요한 생산요소인데, 시간을 정확하게 예측하여 활동할 수 있다는 것은 활동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둘째, 역사적으로 철도망을 중심으로 도시가 발전해 왔는데, 세계 곳곳의 대도시는 철도연결이 안된 곳이 없을 정도이다. 가장 가까운 사례로는 1905년 경부선철도가 개통할 당시 인구가 고작 수백명에 불과했던 대전이 지금은 150만 대도시로 성장한 것은 철도역의 존재 때문이다. 셋째, 철도망의 확대와 철도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고속화는 공간의 압축을 가져와 단일 생활권을 가능하게 하여 연결의 이익을 실현하게 한다. 넷째, 탄소중립적인 교통수단이어서 친환경적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충북 경제권의 범위를 확대하여 충청권을 단일 경제권으로 구상하는 '충청권 메가시티' 아젠다가 제시되었으며, 그 중심에는 충청광역철도의 건설이 있었다. 당초 국토부의 반대를 무릅쓰고 대전~세종~오송~청주도심~청주국제공항의 노선이 확정되었으며, 지역균형발전 차원에서 예타면제도 받았으나 앞으로의 절차가 지난하여 거의 2040년에나 개통될 것으로 예상하였다. 그러나 최근 CTX에 민자유치가 계획되면서 총연장 67.8㎞의 광역철도는 시속 180㎞로 급행화되고, 공기도 약 5년정도 단축되어 2034년께 개통될 것으로 예상된다. 총비용 4조5천억 원의 매머드급 사업이지만, 민간이 사업비의 50%를 부담하고 향후 운영비도 전액 민간이 부담하여 충북의 부담도 크게 줄어들었다.

드디어 청주~세종~대전 270만명의 30분대 생활권시대가 열리려 한다. 그러나 걱정이 앞선다. 교통망의 발전은 사람과 물류의 이동이 심화될 것인데, 그 이익은 관련 인프라가 잘 충족된 데에 집중될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소비환경이 최적으로 만들어진 곳에 쏠림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충북의 경우 1인당 소비수준이 17개 시도중 최하위인 동시에, 그나마 소비도 약 절반 이상은 충북 이외의 지역에서 소비한다는 점에서 소비인프라는 절대적으로 취약하다. 사람들의 소비 대상은 문화, 예술, 스포츠, 음식, 숙박, 쇼핑, MICE를 포함한 관광 등 매우 다양하며, 지금부터라도 부족한 부분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 이와 동시에 주거환경과 좋은 일자리 등이 많 만들어진다면 교통망 확충에 따른 혜택을 크게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지금부터 충북도와 청주시는 협력하여 '충청권 30분 생활권 시대'를 준비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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