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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5.06.17 18:02:02
  • 최종수정2025.06.17 18:02:02

황호중

청주시 서원구청 세무과 주무관

정의는 절차와 규정으로만 완성되지 않는다.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선 불합리한 현실을 드러내는 용기와, 그 용기를 지켜주는 제도적 안전망이 필요하다.

공직사회에서 내부고발이 존중받는 문화야말로, 조직이 진짜 청렴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증거다. 내부고발은 불편한 진실을 꺼내는 일이지만, 그로 인해 조직은 더 단단해지고 사회는 더 투명해진다.

내부고발자는 종종 배신자처럼 취급된다. 그러나 진짜 배신은 원칙을 어기는 행위이지, 잘못된 현실을 알리는 사람이 아니다. 내부고발이 감정의 문제가 아닌 윤리의 문제임을 인정하는 조직만이 정의를 실현할 수 있다. 공직자가 자신이 속한 조직에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대단한 결단이며 그 자체가 청렴의 실천이다.

누구도 내부고발자가 되고 싶어 하진 않는다. 동료의 잘못을 고발하는 일은 불편하고, 조직 안에서의 관계를 어렵게 만든다. 하지만 더 큰 불의가 묵인될 때, 그 피해는 시민에게 돌아간다. 내부에서 드러내지 못한 부정은 결국 사회적 신뢰를 무너뜨리고 행정 전체에 대한 불신을 야기한다. 결국 모두가 불이익을 감수하게 된다.

중요한 것은 내부고발자의 '목소리'가 아니라 그 목소리를 '대하는 태도'다. 조직은 고발자의 동기를 의심하거나 회피하기보다 문제의 본질에 집중해야 한다. 실체를 확인하고 개선하려는 노력이 없다면 아무리 많은 윤리 강령과 제도가 있어도 무용지물이다. 내부고발은 조직의 거울이며 변화를 요구하는 신호다.

청렴한 조직은 스스로를 점검할 수 있어야 한다. 내부 구성원이 잘못을 감지하고 이를 안전하게 제기할 수 있는 구조는 건강한 조직의 필수 조건이다. 무조건적인 충성이나 침묵은 오히려 조직을 망친다. 서로 감시하자는 것이 아니다. 서로의 기준을 바로잡고, 함께 청렴한 문화를 만들자는 것이다.

내부고발을 두려워하는 조직은 결국 자신도 신뢰하지 못하는 조직이다. 반면, 고발을 수용하고 개선으로 이끄는 조직은 시민으로부터 신뢰를 얻는다. 행정의 투명성은 외부의 감시보다 내부의 양심에서 비롯된다. 내부고발자가 소중한 이유는, 그들이 행정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가장 앞에서 지켜내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공직자라면 누구나 언젠가는 선택의 순간을 마주하게 된다. 그때 청렴과 조직의 안위를 저울질하기보다, 더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야 한다. '나는 무엇을 위해 이 자리에 있는가, 이 선택이 내 자존과 맞는가'라는 질문 앞에서 정직할 수 있어야 한다. 그 정직함이 결국 조직을 바꾸고 사회를 정의롭게 만든다.

정의는 대단한 결심에서만 나오는 것이 아니다. 조직 안에서 불편한 진실을 외면하지 않는 태도, 옳지 않음을 그냥 넘기지 않는 실천에서 비롯된다. 내부고발이 존중받는 곳, 그곳에 진짜 정의가 살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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