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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도심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에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

생각의생각

  • 웹출고시간2023.06.06 15:31:38
  • 최종수정2023.06.06 15:31:49

정초시

충북도 정책수석보좌관

인류 문명발전의 역사를 돌이켜보면 "연결과 속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과정으로도 볼 수도 있다. 한 마디로 "빠른 연결성"이다. 연결은 인간이 가지고 있는 개별적 지식을 융합하여 각 사회가 가지고 있는 지적 한계를 극복함으로 한 단계 도약하도록 만든다. 지구상의 발전된 대부분의 도시는 빠른 연결성이 갖춰진 도시였다.

1830년 영국의 스티븐슨은 증기기관차 로켓호를 발명하였는데, 당시 사람들은 가장 빠른 교통수단은 말이라는 오랜 확신을 가지고 있던 터라 무거운 쇳덩어리가 말을 이길 수 없다고 생각하였다. 스티븐슨의 증기관차에 투자하는 것은 무모한 생각이라고 판단하여 투자자를 쉽게 구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논란이 되자 급기야 로켓호와 말과의 경주를 통해 누가 더 빠른지를 결정하여 교통수단을 정하자는 제안이 있었다. 스톡턴에서 달링턴에 이르는 약 45㎞ 구간의 경주였다. 처음에는 말이 빨랐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지친 말을 추월해서 결국 스티븐슨의 로켓호가 승리하였다. 영국은 철도망을 가지는 최초의 국가가 되었고 자원과 인력의 이동이 수월해지고 생산능력의 확대와 소비시장으로의 접근이 용이해지면서, 결과적으로 산업혁명을 완성하며 세계 패권국가가 되었다.

교통망이라는 측면에서 청주시 역사는 참으로 기구하다. 1905년 완공된 경부선 철도 노선이 청주를 비껴가고, 1970년 개통된 경부고속도로에서도 청주시 외곽으로, 급기야 충북선 노선에서도 청주 도심에 있던 중앙역을 청주시에서 멀리 내보내는 과정을 겪었다. 결국 청주시는 주요 간선 교통망과 멀어지게 되었으며, 청주시의 발전 잠재력이 묻힌 채 오랜 시간을 흘려보냈다. 지리상으로 중심에 있었지만 사회경제적으로는 점점 고립된 섬처럼 존재하였다. 외국에서는 런던~파리~브뤼셀을 일일생활권으로 묶으며 메타시티(meta-city)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을 때, 청주시는 단절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늦었지만 우리에게 기회가 왔다. 바로 청주 도심을 통과하는 충청권 광역철도의 건설이 가시권에 들어왔다는 점이다. 충청권 광역철도에 대한 논의는 2020년 충청권 메가시티 논의를 진행하면서 충청권 경제권의 확대를 위한 대전~세종~오송~청주국제공항을 잇는 광역철도의 건설이 핵심의제로 자리 잡으면서 시작되었다. 국토부는 오송에서 기존 충북선을 타고 청주국제공항으로 연결되는 노선을 계획하였으나, 충북은 청주도심을 통과하지 않는 광역철도는 무의미하다고 판단하여 지속적으로 청주도심 통과를 주장하였다. 결국 2021년 6월 "제4차 국가 철도망 구축계획"에서 두 가지 대안에 대한 타당성 검토 후 결정한다는 애매한 문구로 정리되었다.

일반적으로 광역철도와 같은 대규모 SOC 사업은 경제적 타당성과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지역발전효과 등을 기준으로 결정된다. 청주도심통과 광역철도는 경제적 타당성에서 서울 등 수도권을 통과하지 않는 노선이지만 2020년 행복청 연구용역결과에서 보듯이 0.87로 매우 높았으며, 대전·세종·청주가 하나의 생활권으로 결합된다면 산업생산·소비시장 확대·인적자원의 이동성 확대·관광효과 등 지역경제 유발효과는 매우 클 것이다. 교통망이 좋아지면 청주의 많은 자원이 외부로 빠져나갈 거라는 기우는 버려야 한다. 실제로 2015년 호남고속철도 개통 시 광주 송정역 건설을 둘러싸고 반대 여론이 있었는데, 조사결과 광주거주자가 서울에서 쓴 것보다 서울사람이 광주에서 사용한 액수가 약 2배에 이르러 지역경제 성장의 순 효과를 나타내기도 하였다.

이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전 도민이 총력을 기울여 청주도심 광역철도의 빠른 건설을 촉구할 뿐 아니라, 광역철도 건설의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도록 지금부터 준비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앞으로 건설될 오송 K-바이오 스퀘어, 소비시장의 확대, 청년들이 마음껏 상상하며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의 마련, 청주 원도심과 신도심 간의 균형발전, 대중교통친화도시로의 전환, 세계적인 두뇌들이 청주에 모일 수 있는 환경의 조성 등이 광역철도와 맞물려 가능할 것이며, 이를 통해 청주시가 충청권과 수도권을 넘어 세계로의 외연적 확대라는 꿈을 가질 수 있다.

이제 단절의 아픈 역사를 극복하고 빠른 연결을 통해 청주가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맞았다. 청주 도심통과 광역철도는 단순한 교통망 개선의 차원을 넘어 청주시의 사활이 걸린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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