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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규창 전 행정부지사의 죽음을 애도하며

생각의 생각

  • 웹출고시간2023.10.31 14:08:07
  • 최종수정2023.10.31 14:08:07

정초시

충북도 정책수석보좌관

고규창 전 충북도 행정부지사가 10월 29일자로 별세하였다. 1964년생으로 향년 59세, 청주고와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졸업, 행정고시 33회, 서울대 행정학 석사, 경희대 행정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충북도 행정부지사, 행정안전부 차관 등을 역임한 후 작년 9월 유엔거버넌스센터 원장직을 수행하던 중 췌장암으로 갑자기 죽음을 맞이한 것이다. 그의 커리어로 보았을 때, 향후 그의 인생은 성공에 대한 보증수표와도 다름이 없었다. 앞으로 지역을 위해 일할 수 있는 기회가 널려있었지만, 운명이 그를 거두고 말았다. 60도 안된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부고를 접하면서, 참으로 인생은 허무하다는 생각이 든다.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으며 이스라엘을 가장 부강하게 만들었던 왕 다윗은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인생은 그날이 풀과 같으며 그 영화가 들의 꽃과 같도다. 그것은 바람이 지나가면 없어지나니 그 있던 자리도 알지 못하거니와"라고 시가를 읊었다. 인간은 잠깐 왔다가 사라지는 존재일 뿐만 아니라, 그 화려했던 꽃을 꽃답게 만들어주었던 땅조차도 기억하지 않는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래서 죽음의 존재는 늘 인간으로 하여금 자신을 돌아보며 현재의 삶에 최선을 다할 수 있는 거대하고 움직이지 않는 지표석과도 같은 존재일 것이다.

고대 로마인들은 3가지의 명제를 마음에 새기고 살았다고 한다. 카르페 디엠(Carpe Diem), 아모르 파티(Amor Fati), 메멘토 모리(Memento Mori)이다. 카르페 디엠은 "현재를 즐겨라"는 뜻으로 영생불사를 꿈꾸지 말고 불처럼 타오르는 현재에 충실하라는 뜻일 것이다. 아모르 파티는 니체가 사용해서 유명해진 말이지만 운명을 극복하려하지 말고 "운명을 사랑하라"는 뜻이다. 메멘토 모리는 "죽음을 기억하라"며, 죽음을 의식하고 사는 삶이 인생을 사랑하는 진정한 태도라는 의미일 것이다. 모두 죽음과 관련이 있는 말들이다. 왜냐하면 죽음은 인간이 넘어설 수 없는 숙명이기 때문이다.

고대 로마에서 정복전쟁에서 승리한 개선장군은 로마시내에 입성할 때 4마리의 백마가 끄는 마차를 타고 로마시민들의 환호를 받으며 화려하게 퍼레이드를 받는 전통이 있었다. 이때 마차에는 장군과 함께 노예출신의 사람이 함께 타서 로마시민들의 환호를 받는 장군을 향해 "메멘토 모리"라고 외쳐댄다. 현재의 영화와 칭찬에 매몰되지 말고 죽음을 생각하며 겸손해지라는 의미이다. 작년 2월에 세상을 떠난 이어령선생의 마지막 수업은 "메멘토 모리"였다. 췌장암으로 서서히 소멸되는 자신을 성찰하면서, 죽음을 담담하게 받아드리고 마지막까지 인터뷰와 집필을 멈추지 않는 의연한 모습으로 생을 마감하였다. 죽음에 대한 자각은 오히려 삶을 얼마나 진지하게 살 것인지를 깨닫게 만든다.

그리스사람들은 신화속에서 망자는 레테의 강을 건너는데, 강물을 한 모금 마시면서 과거의 모든 고통과 인연을 망각하고 죽음의 세계로 들어간다고 믿고 있다. 그러나 죽음은 세상과의 완전한 단절을 의미하지만, 생전에 남겼던 고인의 생각과 삶의 자취들은 고스란히 남은 자들의 자산이 된다.

고규창 전부지사의 갑작스런 죽음의 소식을 접하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누구나 그의 성공을 의심하지 않았으며, 이제 준비과정을 거쳐 지역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시간이 다가오는 와중에 운명의 손이 그를 거두어간 것이다. 고인이 2년간의 충북도 행정부지사를 역임할 때 필자와도 많은 시간을 공유하였는데, 그는 원리주의자라고 부를 만큼 원칙에 충실하였으며 학연 및 지연 등을 통한 타협에 매이지 않고 오직 공적 원칙에 입각한 행정을 위해 노력했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우리 사회에서 점차 사라져가는 원칙에 대한 담론을 생각할 때마다 그의 신념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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