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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3.04.25 16:15:31
  • 최종수정2023.04.25 16:15:31

정초시

(전)충북연구원장·충북도 특별고문

생명보다 더 소중한 가치가 있을까?

역사는 인간생명의 보편적 가치의 발전을 위한 과정이었으며, 수없이 많은 피를 흘리면서 적어도 생각 속에서라도 평등한 생명의식이 자리 잡게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오늘날 인간의 생명에 가장 직접적이면서 영향력이 큰 직업군을 꼽는다면, 의사, 판사·검사·변호사, 목사로 대표되는 종교인을 들 수 있다. 의사는 인간의 생물학적 생명을 직접 다루고 있으며, 판사·검사·변호사는 인간의 사회적 생명을 좌지우지하며, 목사로 대표되는 종교인은 인간 정신과 영혼의 생명을 다루는 직업이다. 그러나 인간의 생명을 직접 다루는 이들 3 부류의 직업군을 본다면 웬지 모든 인간 생명의 보편적 가치에서 멀어져 보인다.

먼저 의사를 보자. 우리나라의 의료서비스제도에서 의료수요는 소득과 상관없이 모두 균등하게 서비스를 받는다는 측면에서 사회주의적 특성을 가지고 있는 반면, 의료서비스 공급자인 병원과 의사들은 다분히 자본주의 체계를 가지고 있다. 수요측면에서 보았을 때, 급여항목의 의료수가를 엄격히 규제하여 적은 비용으로 다수에게 의료혜택을 주려는 의료의 공공재적 특성을 가진다. 반면 공급자 측면에서는 주어진 진료 시간에 최대한 많은 환자를 진료하거나, 비급여항목의 진료 비중을 높이는 방법으로 수익을 증진시키는 방법을 취하는데, 이 두 가지 방법 모두 인간 생명의 소중함을 상실하고 오직 돈이 의료의 중심에 있게 한다. 생명의 고귀함에 대한 담론은 사라지고 자본주의의 논리만이 남았으며, 생명의 상품화시대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 그런데 이러한 문제는 의사의 도덕적 결함 때문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이미 화폐가치가 신적인 지위를 가지는 구조로 정착되었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라는 점이다.

법조계에 종사하는 판사·검사·변호사는 한 인간을 유·무죄를 판단하여 사회적 생명의 여탈권을 가진다. 우리 사회에서 한 번 범죄자로 낙인이 찍히면 좀처럼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할 수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대법원 앞에는 그리스 신화의 디케여신을 상징하는 한복 입은 정의의 여신상이 있는데, 한손에는 법전, 다른 손에는 저울을 들고 무심하게 앞을 응시하고 있다. 법전은 법의 권위를, 저울은 어디로 치우치지 않는 공정한 판결을 의미할 것이다. 그런데 현실에서의 법 적용은 모든 사람에게 평등한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 2011년 어느 버스기사가 회삿돈 800원을 횡령했다는 이유로 유죄를 선고받아 회사에서 해고되었고, 이후 범죄자라는 낙인효과로 10여년 동안 다른 일자리를 찾기가 어려웠다. 반면 2020년 라임자산운용 펀드 부실판매와 관련하여 술접대와 향응을 받은 현직검사 3명 중 2명은 불기소 처분하였는데, 불기소 처분의 이유가 향응 액수가 99만 원이어서 감영란법에 저촉되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이 외에도 수많은 판결들의 사례에서 가진 자와 가난한 자에게 공평한 것 같지는 않다.

목사들은 인간의 정신과 영혼을 다루는 직업이다. 성경에서는 "인간의 생명을 후리는 자는 반드시 사형에 처한다"고 단호하게 명령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사람의 영혼을 후려내서 자신의 뜻대로 좌지우지하여 영적·정신적 생명을 찬탈하는 사람은 사형에 처해야한다는 정도로 매우 엄하게 다스리고 있다. 최근 구원파, JMS 등과 같은 이단 및 사이비 종교의 득세, 기성 교단에서 신자들을 자신의 손아귀에 단단하게 묶어두어 자신의 뜻대로 하려는 욕구에는 물질주의가 항상 자리 잡고 있다. 즉, 자본주의 정신이 종교 속에 깊숙이 침투하여 신자들에게 정신적·영적인 생명의 풍성함보다는 더 많은 세속적·물질적 복을 추구하도록 유도한다.

이들 세 부류의 직업은 공통적으로 인간의 생명을 직접적으로 다루면서 동시에 자본주의의 핵심인 화폐가치에 노출되어 있다. 자본주의는 자기증식의 속성을 가지고 있는 자본이 주인인 사회이며, 돈을 향한 인간의 무한한 욕망과 궤를 같이 한다. 그런데 "사"들의 직업군은 사회적 합의를 바탕으로 높은 진입장벽을 무기로 독점적 지위를 누리는 지대추구행위를 하고 있으며, 인간의 생명보다 돈을 추구하여 보편적 인간의 생명을 위태롭게 한다.

자본주의는 시장을 중심으로 생산능력과 화폐가치 창출에 있어 가장 탁월한 체제임이 이미 역사적으로 입증되었다. 그러나 생명을 다루는 분야를 시장에 맡겨두는 것은 너무 가혹한 결과를 만들 수 있으며, 더 늦기 전에 사회적 책임을 가지는 원래의 자리로 돌려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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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 "충북 이노비즈 기업들이 연결을 통해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기술 우위를 바탕으로 경쟁력을 확보한 기술혁신형 중소기업은 지역 내 탄탄한 경제 기반으로 핵심역할을 하고 있다. 30일 취임한 안준식(55) 신임 이노비즈협회 충북지회장은 회원사와 '함께 성장하는 기술혁신 플랫폼'으로서 이노비즈협회 충북지회 역할을 강화한다는 것에 방점을 찍었다. 안 신임 회장은 "취임 후 가장 먼저 해야할 부분은 이노비즈기업 협회와 회원사 위상 강화"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대외협력위원회(위원장 노근호 전 충북테크노파크 원장) △경영혁신위원회(위원장 이미연 ㈜유진테크놀로지 대표) △회원사 협력위원회(위원장 한연수 ㈜마루온 대표) △봉사위원회(위원장 함경태 ㈜미래이앤지 대표) △창립 20주년 추진위원회(위원장 신의수 ㈜제이비컴 대표)로 5개 위원회를 구성했다. 안준식 회장은 도내 회원사들이 가진 특징으로 빠른 적응력과 협력네트워크를 꼽았다. 그는 "충북 이노비즈 기업은 제조 기반 기술력과 신사업으로의 적응력이 뛰어나다. 첨단산업 핵심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들이 다수 분포해 있고, 산업단지 중심 클러스터화도 잘 이뤄져 있어 협력 네트워크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