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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4.02.19 16:28:24
  • 최종수정2024.03.18 15:11:45

김승호

서원고 교사

부끄러운 일이지만 아직도 빨래를 하는 것에 두려움이 있다. 스무살 때는 세탁기를 돌리고 곧잘 잊어버려서 세탁물을 두고 나가버리거나 하는 일들이 있었다. 건조기를 들이고 나서는 옷감이 줄어들어버려서 스트레스를 받았다. 결혼 후에는 빨래를 개는 것에 대한 입장이 달라서 의견 충돌이 있곤 했다.

어느 날은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 아내에게 시범을 요청했다. 각을 잡는다는 것이 이해가 잘 가지 않아서 직접 보여주고 설명해달라고 했다. 아내는 시범을 보며 따라했다. 그 이후 빨래 개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좀 줄어들었다.

산 길을 산책하다보면 무언가가 튀어나올 것만 같다. 식물원에 가도 이 식물들에 혹시라도 잘못 닿았다가 찔리거나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닌지 걱정한다. 아내는 종종 식물들을 만지고 냄새를 맡는데 나는 그러한 행동을 보면 말리고 싶다. 멀리서 보는 강아지는 귀엽지만 가까이에 오면 무섭다. 동네 골목길에 고양이가 골목에 나온 쓰레기 더미를 뒤집다가 나와 눈이 마주치면, 나는 무서워서 발걸음을 멈추고 뒤로 돌아간다.

두려움의 기원을 생각해보면, 그것들을 잘 모르기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다. 세상을 어설프게 알면은 무서움과 두려움이 생긴다. 세상 물정 모르는 어린이일 때는 두려움이 없지만 커가면서 자연스럽게 생겨난다. 고양이를 소재로 하는 무서운 이야기, 어릴 때 강아지에게 물린 경험, 확인되지 않은 식물을 조심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내 기억에 남는 동안, 그들에 대한 제대로 된 지식을 배우거나 스스로 공부한 적이 없다.

수학이나 영어도 그렇다. 책을 읽다가 영어로 된 것을 보면 피하고 싶고, 숫자가 나오면, 아무 것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 것은 그것들을 잘 몰라서 두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번역 어플이 잘 마련되어 영어에 대한 두려움이 조금 낮아졌다지만 여전히 잘 모르는 것은 어렵기만 하다. 반면에 열심히 배우거나 잘 알고 있는 것들은 그렇지 않다. 모르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고, 그것을 공부하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어설프게 배운 초심자들이 두려움 없이 까불다가 큰 코 다치는 경우도 있다. 그것을 제대로 배웠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공자님 말씀처럼 안다는 것은 '모르는 것을 정확히 아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자신의 태도에서 겸손함도 길러진다.

학생들에게 공부를 왜 해야 하냐는 질문을 받는다. 왜 필요하지 않은 것들을 배워야 하냐며 학생들이 필요한 것 중심으로 가르쳐야 한다는 주장들도 있다. 물론 필요한 것도 배워야 한다. 그러나 필요한 것을 배우는 것은 언제, 어디서나 할 수 있는 일들인 반면, 학교에서 배우는 것들 중 상당수는 평소 관심을 갖기 어려운 내용들이다.

따라서 학교에서 공부하고, 배운다는 것은 결국 필요하지만 쉽게 배우기 어려운 것들을 가르침으로써 두려움을 없애주는 것이다. 혼자서는 어렵기 때문에 교사가 있고, 그 어려움을 발견해 제거해주는 것이 교사가 할 일이다. 학생들은 교사의 도움을 받으며 두려움에 굴복하지 않고 이것저것 배워가며 세상에 대한 이해를 넓혀 나간다. 그것이 어른이 되는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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