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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4.04.22 14:01:54
  • 최종수정2024.04.22 14:01:54

김승호

서원고 교사

중국 한나라 때 황제가 태자에게 장안(지금의 시안)과 태양 중 어느 쪽이 더 가까운지 물었다. 아들이 장안이 가깝다고 답하며 그 이유를 댔다. "사람은 장안에서 올 수 있지만 태양에서 올 수 없기 때문입니다." 황제는 몹시 만족하며 이후 신하들 앞에서 같은 질문을 태자에게 물었다. 그런데 태자는 "태양 쪽이 더 가깝습니다."라고 답했다. 당황한 황제가 다시 물었다. "지난 번과 대답이 다른 것은 무엇 때문이냐?". 태자는 "머리를 들면 태양은 모이지만 장안은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라고 답했다.

물리적으로 태양보다 장안이 가깝다. 황제가 있던 낙양에서 장안까지는 373.7㎞가 떨어져있지만 태양까지의 거리는 1억5천만㎞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 장안보다 눈에 보이는 태양이 심리적으로 더 가까울 수 있다.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역에는 여러 지역의 행사 광고가 걸려있다. 서울 한복판에서 전남, 경북, 강원도의 축제들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서울 사람들은 아마 이러한 광고판을 보며 축제를 검색해보고 일정을 짤 것이다.

이렇게 되면 물리적 거리는 멀지라도 심리적 거리가 줄어든다. 자주 노출되면 익숙해지고 익숙해지면 가까워진다. 사람들이 처음부터 태양과 행성에 가고 싶은 것이 아니었다. 자주 보이다 보니 그 곳에 가고 싶은 욕구가 생기고 이에 대한 수요들이 생겨난 것이다.

청주에서 청남로를 따라 가면 현도교를 기점으로 신탄진로에 접어든다. 현도교 이쪽이 청주, 저쪽이 대전인 셈이다. 행정구역이 바뀔 때, 가장 크게 느껴지는 변화는 현수막과 깃발이다. 조금 전까지 청주의 문화행사공연들이 현수막에 걸려 있었는데, 다리를 건너는 순간부터 청주 행사는 사라지고 대전의 문화행사공연 깃발만 걸려 있다.

청주대 석우문화체육관이나 충남대 정심화홀이 현도교를 건넜느냐 건너지 않았느냐에 따라 확연하게 갈려버리는 것이다. 건너기 전에는 청주대의 행사만 건넌 뒤에는 충남대의 행사만 확인할 수 있다.

종종 문화공연을 즐기는 사람으로서 이러한 경계가 아쉬움이 크다. 대전·세종·충남·충북 4개 시도지사가 충청권 메가시티 비전을 선포했고 7월부터 충청지방정부연합이 출범한다고 한다. 중부권 메가시티 조성을 위해 교통인프라가 구축된다. 충남, 대전, 세종을 거쳐 청주 공항까지 연결되는 충청권 광역급행철도가 이어지고 BRT 버스 노선들이 연결된다. 이 인프라가 구축되는 데 시간이 걸리겠지만 이후에는 사람과 물자의 교류가 원활해질 것으로 기대한다.

물론 교통의 연결과 정치, 행정적 통합은 메가시티의 중요한 요소일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생활하고 있는 시민들에게는 심리적 거리도 매우 중요하다. 물리적 통합 계획이 실패하던 이유는 시민의 생활이 공유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문화적, 사회적 인프라가 함께 공유되면서 생겨나는 문화적 동질성이 메가시티의 성공 요소에 포함될 것이다.

오래 걸리는 교통인프라나 정치적 지금부터 문화공연이나 행사들을 공유하며 경계의 문턱을 낮추는 일은 서두를 필요가 있다. 상호 연결성을 강화하는 플랫폼을 만들고 다리 건너에까지 현수막을 거는 것만으로도 그 심리적 거리를 좁힐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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