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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참을 인' 새기며 수화기를 듭니다"

청주시 365민원콜센터 현장 가보니
지난달 말 기준 민원 20만8천366건 접수
환경·세무·부동산 등 시정 전 분야 담당
감정 노동 고충 토로… "조금만 상냥히"

  • 웹출고시간2023.11.28 20:59:39
  • 최종수정2023.11.28 20:59:39

청주365민원콜센터에서 전화상담원들이 민원인들의 전화를 받으며 응대를 하고 있다.

ⓒ 김용수기자
[충북일보]청주시 365민원콜센터 직원들은 시시때때로 마음 속에 '참을 인(忍)' 자를 세 번 새긴다.

입에 담기도 힘든 말들이 귀에 꽂히는데 차분하고 정중한 말씨로 민원인에게 진정할 것을 요청한다. 그렇게 세 차례 주의를 준 뒤라야 수화기를 내려놓을 수 있다.

28일 콜센터의 운영반장을 맡고 있는 백상화 주무관은 "이전에는 민원인에게서 아무리 심한 막말이 쏟아져도 그저 참는 수밖에 없었다"며 "지난 2021년 관련 조례가 제정되고부터 폭언과 욕설, 성희롱 등에 노출될 시 적절한 안내 이후 전화를 끊을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올해 콜센터에 접수된 민원은 지난달 말 기준 20만8천366건이다.

하루에 1천 건가량 들어오는 민원을 20여 명의 직원이 처리하고 있다.

환경, 세무, 도시, 부동산, 교통, 복지, 교육 등 시에서 담당하는 전 분야를 포괄한다.

업무 범위가 넓어 두 대의 모니터를 두고 실시간으로 민원 내용을 검색하며 정보를 제공한다.

가령 불법주차 민원이 들어올 경우 위치를 특정하기 위해 위성사진 화면을 띄워놓고 관련 절차를 안내하는 식이다.

청주365민원콜센터에서 전화상담원들이 민원인들의 전화를 받으며 응대를 하고 있다.

ⓒ 김용수기자
업무의 성격상 대체로 '화가 난' 민원인을 상대하기에 신속·정확한 응대 능력도 필수적이다.

조금이라도 민원 대응이 지체되는 듯한 낌새를 보이면 지체 없이 날카로운 말들이 날아든다.

백상화 주무관은 "민원인이 화를 내는 대상이 공무원 개인이 아닌 지자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면서도 "그 화를 도맡는 직원이 기계가 아닌 만큼 부지기수로 마음을 다친다"고 토로했다.

감정노동자의 대표격인 콜센터 직원들은 마음을 돌보는 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해마다 정기적으로 심리상담을 받고 다양한 정신건강 프로그램을 이수하고 있지만, 일터로 돌아오면 또다시 상처를 입는다.

민원인들의 태도는 변함이 없으니 백날 치료를 받는들 제자리걸음이다.

이 같은 고충을 직원끼리 공유하고 있어 맘 편히 쉬러 가는 것조차 힘든 실정이다.

황은경 민원콜관리팀장은 "사무실을 나오면 곧장 휴게실이 보이지만, 동료에게 가중될 업무를 우려해 실제로 쉬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다"며 "휴게실에 머무는 동안에도 긴장 상태를 유지하며 온전히 휴식을 취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힘든 근무 여건 속에서도 두 명을 제외한 모든 직원이 콜센터가 문을 연 지난 2016년부터 현재까지 8년간 자리를 지키고 있는 까닭도 서로 간의 연대가 끈끈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긴밀한 협력 체계는 능률을 올리는 데도 기여해 민원인의 요구를 관련 부서를 통하지 않고 곧바로 해결하는 '1차 응대율'도 지난달 말 기준 79%까지 올랐다.

올해 행정안전부가 전국 245개 행정기관 민원실을 대상으로 실시한 평가에서 우수기관으로 선정돼 오는 12월 1일 '국민행복민원실' 현판도 내건다.

이민수 민원과장은 "청주시민들의 소통창구 역할을 묵묵히 해내고 있는 365민원콜센터 직원들은 어쩌다 한 번 듣는 '고맙다'는 인사말에 온종일 행복감을 느낀다"며 "시정에 불편함을 느끼고 민원 상담을 하는 만큼 화난 마음은 잘 알겠으나 부디 조금만 상냥하게 대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 김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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