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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 관종의 주무대는 SNS다. 시대의 흐름이다. 관종에게 SNS 접속은 실존적 유혹이다. 데카르트의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는 옛 명제다. 새 명제는 '나는 SNS한다, 고로 존재한다'다.

*** 관종은 과시강박증 환자다

개인의 휴대전화 사용이 일상화된 지 오래다. 그 사이 SNS(Social Network Service)의 이용도 급증했다. SNS는 사회관계망이다. 그런데 SNS에 매일 앞 다퉈 자신의 사생활을 보여주는 이들이 있다. 각종 동영상과 사진, 글로 자신을 알린다. 누군가는 이런 이들을 관종(관심종자)이라고 부른다. 관심욕구가 아주 강한 게 특징이다. 그러다보니 종종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거나 불쾌감을 주기도 한다.

누구나 타인에게 인정받고 싶어 한다. "인간은 타인의 욕망을 욕망한다."고 했다. 프랑스 철학자 자크 라캉이 한 말이다. 의미심장하다. 남의 인정을 구하는 욕망을 인간욕망의 본질로 규정했다. 요즘 인터넷에서 회자되는 인정욕망도 다르지 않다. 라캉이 간파한 인간욕망의 또 다른 표현이다. 이 욕망을 컨트롤하긴 어렵다. 충족시키기도 쉽지 않다. 마약과 같다. 관종을 관심병 환자로 부르는 이유다.

관종은 질병 수준에 이른 사람들이다. 예전 관종은 주로 공공장소에 출몰했다. 지금은 다르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같은 SNS가 주무대다. 각종 소셜미디어에 글을 올리고 '좋아요' 클릭에 목을 맨다. 그리고 '좋아요' 클릭수가 없을 때 고민한다. 남들에게 인정받지 못함을 괴로워한다. 참지 못하고 또 다른 게시물을 올린다. 내 존재를 왜 몰라주는가. 왜 나를 외면하는가. 거듭거듭 묻고 인정받으려 한다.

관종은 욕망 충족을 위해 별별 짓을 다한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다. 주로 가식적인 말로 SNS 공간을 메운다. 때론 독한 표현으로 관심을 끌려고 한다. 정치권은 대표적인 인정욕망의 도가니다. 안 해도 될, 안 알려도 될 말과 글을 올린다. 심지어 상대를 모독하는 독설을 쏟아내기도 한다. 잠시라도 주목받지 못하면 견딜 수 없기 때문이다. 관종의 욕망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가리지 않는다.

관종의 시대를 되돌리긴 어렵다. 바야흐로 시대의 흐름이다. 하지만 내년 대선이 SNS 대선으로 불리는 상황이다. 더 이상 SNS를 관종 놀이터로 방치만 할 순 없다. 더 늦기 전에 대책을 강구해야 해야 한다. 충북에도 관종 정치인들이 여럿이다. 때를 가리지 않고 SNS에 자신의 일상과 생각을 올리고 있다. 결코 도덕적이지도 않다. 결국 대중에게 관심을 받고 싶거나 과시하고 싶은 강박증이다.

*** 희한한 시대 불행한 자화상

SNS는 새로운 문명이다. 새 문명과 관련한 논란은 시대마다 있었다. SNS는 일단 중독성이 아주 강하다. 이용자가 열광할 수 있는 요건들을 두루 갖추고 있다. 그러다 보니 자칭 평론가와 유튜버들이 자주 찾는다. 전·현직 교수나 정치인들도 많다. 때론 철면피 관심종자들의 놀이터가 되기도 하다. 때론 이용자 입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절호의 수단이다.

관종은 인정욕망을 움켜쥐고 산다. 어쩌면 평생을 빠져나오지 못할 수도 있다. 희한한 시대의 불행한 자화상이다. SNS가 한몫 단단히 하고 있다. SNS 클릭 수와 노출 빈도를 자신의 몸값으로 착각한다. 관심을 곧 인지도 상승으로 여긴다. 대중에게 각인될 수 있다면 뭐든 가리지 않는다. 그러나 진정한 인정은 품위와 실력에서 비롯된다. 인지상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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