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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오송, K-바이오스퀘어 꿈꾼다 10. 김종성 K2B 대표·보스턴대 교수 인터뷰

"연구자가 창업할 수 있는 환경, 이젠 정말 변화해야할 때"
랩센트럴과 같은 창업 활성 인프라 '필수'
과학자·연구자 창업 도전해야
바이오클러스터 성공을 위한 '몰입' 강조
"씨앗을 뿌리는 첫 시작""점·선·면… 지금은 점 하나부터"

  • 웹출고시간2023.11.26 15:04:11
  • 최종수정2023.11.26 15:04:11

편집자주

미국 보스턴 켄달스퀘어에 위치한 랩센트럴(Lab central)은 바이오 산업의 인큐베이터이자 혁신과 창업의 장이다. 2년의 입주기간을 계약으로 매년 25개의 새로운 기업이 입주하고 25개의 기업이 이곳을 나간다. 50여개 스타트업 이름 간판 뒤에는 노벨상 수상자부터 세계적인 과학자들이 있다. 글로벌 제약·바이오 대기업들은 랩센트럴 내 스타트업들의 혁신과 기술을 늘 주시한다. 오픈 이노베이션을 중심으로 미래 기업의 위협이 될 수도 기회가 될 수도 있는 새로운 기술과 기업을 탐색한다.

보스턴 LabCentral에 입주해 연구 활동을 하고 있는 K2B Therapeutics 대표인 김종성박사가 오송 바이오클러스터의 성공적인 조성을 위한 방안 등에 대한 조언을 하고 있다.

ⓒ 김용수기자
[충북일보] "바이오에 목숨을 걸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변화는 없습니다."

보스턴 바이오 스타트업의 인큐베이터 랩센트럴에서 김종성 K2B테라퓨틱스(K2B Therapeutics) 대표는 혁신 항암제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K2B테라퓨틱스는 김종성 보스턴대 퀘스트롬경영대학 교수가 권익찬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박사와 공동 창업한 바이오텍이다. 김 교수가 최고경영자(CEO), 권 박사가 최고과학책임자(CSO)를 맡고 있다.

김 대표는 "훌륭한 연구 성과를 낸 대학 교수들이 스타트업 설립에 나서야 한다. 국내에서도 신약 개발 역량을 갖춘 교수들이 바이오텍 창업의 길에 도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스턴 LabCentral

ⓒ 김용수기자
김 대표는 보스턴 랩센트럴과 같은 창업 환경과 연구자들의 창업 활성화를 강조한다.

취재진이 랩센트럴을 방문한 9월 14일(현지시간) 1층 로비에서는 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의 오픈 미팅이 열리고 있었다.

참석자들은 가벼운 다과와 함께 노보 노디스크의 '체중 줄이는 신약' 개발 관련 발표를 듣고 성과와 연구 내용 등을 공유했다. 글로벌 제약 시장 생태계 플레이어들의 생생한 교류 현장이었다.

그는 "총체적으로 보스턴 켄달스퀘어를 다 접목한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며 "접목이라는 것은 씨앗을 하나 뿌리고, 씨앗을 자라게 하는 것과 같이 봐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큰 판을 짜서 옮길 생각을 하지 말고 하나하나씩 접목하는 것 처럼 봐야한다"고 덧붙였다.

그 첫 씨앗이 '랩센트럴'이다. 창업 투자 비용을 낮춤으로써 국내 과학자들의 창업 장벽을 허무는 것이다.

보스턴 LabCentral에 입주해 연구 활동을 하고 있는 K2B Therapeutics 대표인 김종성박사가 함께 일하고 있는 연구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김용수기자
김 대표는 "보스턴 랩센트럴은 월세 5천불만 내면 창업할 수 있다"며 "한국에서 최고라는 과학자가 자기가 쓴 유전공학 논문을 갖고 회사 한 번 만들어보겠다는 생각 하나쯤은 있지 않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그걸 가지고 회사를 만들때 누가 투자를 할 수 있는지를 찾아야한다. 정부에서 지원금 갖고만 할 수도 없고 누군가는 투자를 해야한다. 또한 부동산, 소방서, 보건소부터 찾아가 온갖 허가를 받아야 한다"며 "어떤 곳은 바이오가 재해 산업이라고 규제도 한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그런 모든 것들을 다 해결해놓은 '랩센트럴'에서는 벤치 하나만 빌리면 장비 사용부터 각종 규제, 부동산, 법적 문제까지 해결 가능해지니 창업 붐이 절로 일어날 수밖에 없다"고 말하며 "오송 안에 이와같은 기관이 있다면 기업들이 찾아올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마케팅 해야 한다. 인프라 건물을 만들었다면 최적의 운영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랩센트럴에서 입주기업들은 실험을 위한 연구실 벤치(Bench) 하나를 임대한다.

월 임대료는 약 5천 달러다. 이 비용만 지불하면 고품질의 실험 장비, 실험실, 회의실 및 기반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그들이 신약 개발과 연구에 몰입할 때 필요한 행정적 절차는 랩센트럴 행정 전담 업무를 맡는 직원들의 몫이다. 앞서 김 대표가 언급했듯 각종 허가, 규제 문제에 고민하며 찾아 다닐 필요가 없는 이유다.

김 대표는 '과학자들이 창업해야한다'고 한다.

그는 "KIST를 방문해 한국 과학자들에게 창업을 하라고 하니 '왜?'냐고 뭍더라. 그래서 '정부가 과학자들에게 연구비를 많이 줬을 때는 연구로 세상을 바꾸라는 것'이라고 '논문 하나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고 대답했다"고 말했다.

말뿐만이 아닌 그는 창업 관련 세미나, 사례발표회, 창업카페 등을 열고 직접 길을 열어 나갔다. 현재도 KIST는 꾸준한 창업 활성화 사업을 이어가는 중이다.

김종성 대표가 처음부터 바이오 스타트업에 관심을 가졌던 것은 아니다. 경영학 박사로 자동차 산업을 전공하던 그는 바이오 산업이 생기는 것을 지켜보며 향후 중요성을 직감했다고 한다.

바이오텍 회사를 하기 위해 그는 정말 '죽도록 했다'고 단언했다. 2018년 KIST 권익찬 박사와의 만남을 시작으로 바이오텍 창업을 준비한 그는 "바이오 책을 사면서 공부했다. RNA, 프로틴, antibody(항체)가 뭔지 설명을 듣고 또 들었고 권 교수는 설명을 하고 또 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내가 어느정도 알아들었다 수준이 됐을때 창업을 시작했다. 우리는 몇 년에 걸쳐서 준비를 해왔다. 그것을 바탕으로 나는 투자자들에게 쉽게 설명하고 투자를 받을 수 있기 위해 움직이다"며 "과학자가 쉽게 투자자에게 설명하는 것은 어렵지만, 과학자가 경영자에게 설명한 것을 경영자가 따지고 이해해 사업으로 이어지는 것이 '우리가 찾아낸 보스턴 스타트업의 비밀'이다"라고 말하며 미소지었다.

보스턴 LabCentral에 입주해 연구 활동을 하고 있는 K2B 김종성박사가 LabCentral의 운영시스템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 김용수기자
바이오텍 경영자는 단순히 기업 운영이 아닌 과학, 시장, 규제 등 전반적 전문가가 돼야 함을 의미한다.

오송바이오클러스터 성공 방법에 대한 물음에 김 대표는 "민간투자 활성화, 클러스터 연결은 좋은 스타트업이 생기면 자연스럽게 일어날 것"이라며 "총체적으로 부족한 것이 많다. 하나라도, 하나씩이라도 채워가야한다. 빨리 바쁘게 엄청나게 공부하면서 움직여야 한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삼성 이건희 회장의 말을 인용해 "점 하나 부터 시작을 해야한다. 점이 모여 선이 되고 선이 모이면 면이라고 한다"며 "한국에서 만들어지는 바이오 관련 정책 보고서들은 다 '면'이다. 앞선 면과 다르기 위한 면을 묘사하는 경우는 있지만 결국 점이 없으니 모두 '허구'"라고 지적했다.

이어 "나는 지난 5년간 목숨걸고 이 일을 해왔다"며 "나 역시 세계 최고 경영학자이지만 전혀 하지 않던 일도 목숨걸고 5년을 하면 이정도 설명은 해야한다. 바이오 창업은 그런 사람들이 하는 것. 충북 바이오클러스터를 만들어가기 위한 관계자들이 '목숨걸고'하지 않으면 절대 안 된다"고 제언했다.<끝>

/ 성지연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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