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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바람 불어도 괜찮아… 미술관 나들이 어때요"

  • 웹출고시간2023.11.13 11:33:20
  • 최종수정2023.11.13 14:04:10

우민아트센터 '화성N지구에서' 포스터.

ⓒ 우민아트센터
[충북일보] 낮에도 찬바람이 불며 코트와 패딩으로 무장한 시민들의 모습이 눈에 띈다. 갑작스레 찾아온 영하권 추위에도 몸과 마음 모두 따뜻하게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분야의 전시 프로그램이 충북도민을 기다리고 있다.

◇우민아트센터 '화성N지구에서'

21회 우민미술상 수상작가 김지은 개인전 '화성N지구에서'가 15일부터 오는 12월 30일까지 우민아트센터에서 열린다.

김지은 작가는 평면이나 설치작업을 통해 거대한 도시 풍경의 이면에 숨겨진 사회적 제도와 법규들을 다루고 현대사회의 '제도화된 풍경'을 이야기한다.

김 작가는 그동안 거주하거나 경험했던 주변 환경을 역사적·사회적 맥락에서 조사하고 분석해 고유의 장소성과 가치를 탐구해오고 있다. 그의 작업에서 '일상'과 '풍경'의 의미는 '땅'이라는 맥락을 통해 확장된다.

김지은, Suburban Rural Complex, 리넨에 아크릴채색, 181.8x227.3(cm), 2023

이번 전시에서 김지은 작가는 거시적 도시 환경에서 보다 일상적 공간으로 나아가, 장소성이 제거되고 기능적으로 배치된 신도시(택지개발지구)와 아파트 단지 안에서의 삶을 비장소(non-places)의 맥락에서 다각도로 조명한다.

작가는 효율성과 자본의 논리에 따라 장소성을 잃어버린 현대 도시 내 실존의 문제에 주목하며 토지이용계획도, 배치도, 평면도(floor plan)등으로 나타나는 제도화된 공간 속에서 살아가는 현대인의 일상을 회화와 드로잉, 사진 콜라주 등을 통해 낯설고도 친숙하게 드러낸다.

김지은 작가는 서울대 미술대학 서양화과 학사과정과 동 대학원 서양화과 석사과정을 졸업했다. 이후 미국 크랜브룩 예술대학(Cranbrook Academy of Art)에서 회화 전공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첫 개인전 '제도화된 풍경(인사미술공간, 2005)'을 시작으로, '소라게 살이(대안공간 루프, 2011)', '폐허의 건축(두산갤러리 뉴욕, 2014)', '궤적의 재구성(블루메미술관, 2017)', '집 같은 비장소(갤러리 시몬, 2021)' 등 다수의 개인전을 선보였다.

혜운 최미자 작가

◇최미자 첫 개인전 '자연을 읊고, 꿈을 그리다'

혜운 최미자 작가가 15일부터 오는 19일까지 청주예술의전당에서 첫 번째 개인전 '자연을 읊고, 꿈을 그리다'를 선보인다.

이번 전시에서 최미자 작가는 대표작인 '십장생도'를 비롯한 전통 민화 작품 50여 점을 소개할 예정이다.
최 작가의 작품을 관통하는 하나의 테마는 '자연'이다. 그는 그림을 그릴 때마다 느꼈던 감정, 꿈, 염원 등을 작품 속 자연에 담아내기 위해 애썼다고 한다.

십장생도

익숙한 전통 민화의 틀 안에서도 어떤 작품의 모란꽃은 바람결에 나부끼는 모습이 선명하고 또 다른 작품의 소나무는 유독 높고 푸르른 자태를 뽐낸다.

이번 전시에서 눈여겨봐야 할 주요 작품들도 역시 자연을 소재로 했다. 최근 (사)한국전통민화협회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모란도' 병풍 대작을 시작으로, 우아한 색감이 인상적인 '연화도', 영험한 기운이 깃든 '십장생도'와 '군학도' 등이 관람객의 눈길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이외에 서정적인 감성이 가득 담긴 생활민화 작품과 가구 작품도 감상할 수 있다.

최미자 작가는 "붓을 처음 잡았을 때, 칠십에는 누군가에게 선보일 만한 작품들로 개인전을 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며 "어느덧 민화에 몰두한지 12년이 돼 칠십을 맞았다. 그동안 작품활동을 하며 느꼈던 충만함을 더 많은 분들과 나누고 싶다"고 첫 개인전 소회를 밝혔다.

박소은 작가.

◇박소은 작가 개인전 '나에게 남겨진 발자취'

주목받는 청년 화가 박소은 작가가 오랜만에 관람객 앞에 선다. 오는 25일까지 청주시 갤러리 디파트에서 열리는 박 작가의 개인전 '나에게 남겨진 발자취'를 통해서다.

지난해 11월 가진 첫 전시로부터 1년 만에 여는 두 번째 전시다. 청주에서 전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

이번 전시는 공간을 소재로 삼았다. 작가의 내면에 발자취처럼 남은 특정한 공간의 이미지를 캔버스에 구현한 유화 작품 'Memories Of Props', '우리 나중에', 'Blue To Purple', 'London 2023' 등 4점을 선보인다.

박소은, London2023, 89.3x145.4(cm), oil on canvas, 2023

'나에게 남겨진 발자취'라는 전시 제목에는 '나의 발자취가 그 공간에 남겨지듯, 내면에도 그 공간이 남긴 흔적이 존재한다'라는 의미가 담겨있다.

전시 장소로 갤러리 디파트를 택한 이유도 여기에서 찾을 수 있다. 2023 청주공예비엔날레 홍보대사 활동을 하면서 갤러리 디파트와 연이 닿았다. 이곳에서 열렸던 전시 오프닝을 본 박 작가는 당시의 기억이 강렬하게 남았고, 이 공간에서 전시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박 작가는 "스쳐 지나가듯 경험했던 것들을 끄집어내어 사색하는 것이 마치 시간 낭비인 것처럼 여겨지는 경우가 많은 것 같지만 그런 사색들이 명확한 결론이나 정답으로 이어지지 않아도 시각 예술로서 표현되는 것에 즐거움을 느낀다"며 "이것들을 공유하고 싶은 마음에 전시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박소은 작가는 현재 국민대학교 미술학부에 재학 중이다. 중·고등학생 시절 현대미술대전에서 2차례 입상하며 떠오르는 신진 화가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2015년 36회 대한민국 현대미술대전 회화부문 장려상, 2016년 37회 대한민국 현대미술대전 회화부문 특선 등을 받았다.

/ 임선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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