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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5.03.18 14:10:32
  • 최종수정2015.03.18 14:10:29

강대식

법학박사·법률사무소진 사무국장

얼마 전 TV속 보육교사가 어린 아이를 앞에 세워둔 상태에서 마치 싸움을 하는 상대방을 공격이라도 하는 것 같은 동작으로 아이의 얼굴을 강타했고, 아이가 저만큼 나가 뒹구는 영상을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 보육교사에 대하여 치를 떨며 분노를 느꼈을 것이다. 차마 성인이라면 해서는 안되는 행동이었고 더군다나 아이들을 보살피는 보육교사였다면 그 행동은 정당화 될 수 없는 범죄행위였다. 제대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지 못하는 어린 아이들이 부모를 대신한 보육교사들에 의하여 보육되어지면서 학대당하는 모습은 폐쇄회로(CCTV) TV가 없었다면 밝혀지지 않았을 일이었고, 그 영상을 보고 충격을 받은 정치권과 학부모들은 어린이집에 CCTV를 설치하는 것이 아동학대를 예방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여 전국의 모든 어린이집에 CCTV 설치를 의무화하는 법안을 만들기로 한 것이다.

그러나 아동학대 예방을 위해 어린이집 CCTV 설치를 의무화하고, 아동학대 관련 범죄로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은 경우 어린이집 운영을 20년 동안 제한하는 내용의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이 3월 3일 국회 본회의에 회부되었다. 그러나 이 법안은 재석 171명 가운데 찬성 83명(48.54%), 반대 42명(24.56%), 기권 46명(26.9%)으로 예상을 깨고 부결되었다. 찬성 숫자로만 보면 국회의원 재적 295명중 28.1%만이 어린이집 아동학대 예방의 핵심 대책으로 추진된 CCTV설치에 찬성한 것이다. 각 정당별로 보면 표결에 참가한 171명의 의원들 중 새누리당 10명(기권 17명), 정의당 4명, 새정치민주연합 28명이 반대표를 던졌고, 반대한 의원들 중 비례대표인 의원이 8명(19%)이나 되었다.

국회의 표결이 있은 후 학부모들은 강하게 반발하였다. 국회의원들이 보육교사들의 표를 의식해서 반대한 것으로 생각하여 차기 총선에서 반대표를 던진 의원들에 대한 대대적인 낙선운동을 벌이겠다고 선언하자 비상이 걸린 국회의원들이 4월 임시국회에서 다시 영유아보육법을 최우선 처리하겠다고 너스레를 떨고 있다. 충분히 예견할 수 있는 사안이었음에도 당장 눈앞의 보육교사들의 표만 계산하였다가 몰매를 맞는 꼴이 되어버렸고, 국회의 권위는 땅에 떨어지고 말았다.

반대표를 던진 의원들은 어린이집에 CCTV 설치를 의무화하면 그곳에서 일을 하는 선생님의 인권이 침해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해보지도 않고 반대표를 던진 명분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인권은 선생님뿐만 아니라 말을 잘 못하고 표현을 못하는 어린 아이들에게도 있는 것이다. 침해적 요소가 있다면 CCTV 열람권을 강화하거나 안전장치를 만들어 놓으면 되지 않을까. 그 후에도 몇 차례 보육교사들에 의하여 자행된 아동학대 장면이 발견되기도 하였다. 너무 쉽게 보육교사를 양성하고 있다는 자조적인 문제가 제기되자 정부는 모육교사의 자격요건을 강화하고, 2007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어린이집의 보육환경과 운영관리 등의 영역을 평가하는 어린이집 평가인증제에 평가위원들 이외에도 학부모들이 직접 현장을 참관할 수 있도록 하며, 아동학대 예방에 대한 평가항목을 신설하고, 급식, 차량 등 학부모가 우려하는 분야에 대해서는 부분별로 안전인증제도를 새로 도입할 방침이라고 한다.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이라는 느낌이 들지만 미래 세대들에 대한 투자는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는 생각을 한다면 늦었다고 생각하는 지금이 빠른 선택일 수 있다.

모든 것을 법적 규제나 감시만으로 좋은 성과를 낼 수만은 없다. 그러나 최소한의 법적인 규제나 감시가 자율성만큼 큰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누군가 나를 감시하는 폐쇄회로가 있어 불편하다는 생각보다는 역설적으로 내가 아이들에게 최선을 다하고 있기 때문에 아이들이 행복하다는 것을 학부모들이 보고 선생님에 대한 믿음이 생겼다고 한다면 오히려 CCTV의 존재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까.

이제 국회의 선택이 남았다. 표를 의식한 입법이 아니라 내 자식, 손자들을 위한 입법, 보육교사들이나 학부모 모두가 만족할 만한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이 만들어지도록 한번쯤은 진지하게 입법을 추진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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