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웹출고시간2013.10.06 15:27:57
  • 최종수정2013.10.06 15:27:57

강대식

충북정론회 부회장·법학박사

국회는 신성한 곳이다. 국민의 대의기관인 국회는 국민들을 대신하여 법안을 만들고 정부를 견제하는 역할을 하는 곳이기 때문에 국회의원은 국민의 대표로 존경받고 갖가지 특권을 향유한다. 그럼에도 우리는 국회내에서 멱살잡이를 하고, 고함을 지르며, 단상을 점거하기 위하여 격한 몸싸움에 최루탄을 뿌리고, 오물을 투척하는 비정상적인 의원들의 모습도 많이 보아왔다.

법안을 만들고 심의하는 과정에서도 자당이나 자신들의 이해관계에서 손해를 볼 것 같으면 어떻게 해서든지 법안이 통과되지 못하도록 단상을 점거하였고, 반대로 이를 통과 시키려는 측에서는 물리적 방법을 포함하여 갖은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법안을 통과시켜 왔던 것이 우리 헌정사에 있어서 다반사였다.

이러한 상식이하의 모습이 국민들의 눈에는 볼상 사나운 밥그릇 싸움으로 비추어 졌고, 이러한 국회의 추태를 더 이상 국민들에게 보여줄 수 없다고 판단한 제18대 국회가 임기만료 4일을 앞둔 2012. 5. 12. 사이좋게 국회법을 개정하였다.

개정된 국회법의 조항은 제85조(심사기간)와 제85조의2(안건의 신속처리) 조항이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국회법 제85조는 국회의장이 법안을 직권상정을 할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었으나 개정된 법률에서는 "천재지변,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의 경우, 의장이 각 교섭단체대표의원과 합의하는 경우"에만 직권상정이 가능하도록 개정하여 상대 정당에서 동의해 주지 않으면 국회의장 혼자서 직권 상정하는 경우는 사실상 없어 졌다고 보아야 한다.

둘째는 제85조의2 제1항 "위원회에 회부된 안건을 제2항에 따른 신속처리대상안건으로 지정하고자 하는 경우"인데 동조 후단에서 "이 경우 의장 또는 안건의 소관 위원회 위원장은 지체 없이 신속처리안건지정동의를 무기명투표로 표결하되 재적의원 5분의 3 이상 또는 안건의 소관 위원회 재적위원 5분의 3 이상의 찬성으로 의결한다"고 개정한 점이다. 이 규정대로라면 국회의 특정 정당이 재적의원 5분의 3 이상을 확보하지 않으면 사실상 상대당의 동의 없이는 특정 정당 혼자의 힘으로 법률안이 소관위원회에서 본회의로 상정될 수 없게 된다.

이 개정된 국회법은 헌법 제49조 "국회는 헌법 또는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재적의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한다"는 규정을 위반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도 생긴다.

새누리당은 자신들이 국회를 잘 운영해 보겠다면서 국회선진화 방안이 가미된 국회법을 개정한 후 현재 그 대가를 톡톡히 치루고 있다. 야당인 민주당은 의사당 밖에서 민생을 살핀다며 농성에 들어갔고 처리해야할 수많은 법안들은 국회 본회의에 상정조차 하지 못하고 국회는 개점휴업 형태의 식물국회로 전락해 버렸다. 현재의 분위기로 보아서는 민주당이 쉽게 법률안 개정안에 동의해 줄 것 같지도 않고, 새누리당은 전체 300석중 152석으로 51%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민주당(127석)을 제외한 다른 정당의 표를 모두 모아도 5분의 3인 180석에 도달할 수 없기 때문에 민주당에 자연히 끌려 다닐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되었다. 그런 이유로 자기모순이지만 새누리당이 국회법 제85조의2 제1항에 대한 위헌제청을 고려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분명한 것은 새누리당이 겨우 한발짝의 앞날도 내다보지 못하고 국회선진화법안을 만들어 놓고 가슴을 치며 후회하고 있다는 점이다. 아마도 새누리당이 대통령선거에서 참패를 예견했거나 제19대 국회에서 민주당을 이기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우려에서 국회선진화법에 동의했는지도 모른다. 제도의 취지는 좋았으되 그 후폭풍을 계산하지 못한 우를 범했고, 결국 작금의 식물국회를 가져왔다. 앞으로 법안을 만들때는 이 문제를 거울삼아 심사숙고하고, 하자없는 좋은 법률을 만들겠다는 반성의 기회로 삼길 바란다.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