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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에 대한 입법청탁 국가를 망치는 원흉이다

  • 웹출고시간2014.08.13 16:16:23
  • 최종수정2014.08.13 16:16:12

강대식

법학박사·충북정론회 부회장

서울종합예술실용학교(SAC) 김민성 이사장으로부터 입법 청탁과 함께 금품을 받은 혐의로 수사 선상에 오른 새정치민주연합 신계륜 의원과 5천만 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 김재윤 의원, 상품권 등 1천500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혐의가 있는 신학용 의원이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소환되어 조사를 받거나 받을 예정이라고 한다.

위 의원들은 서울종합예술직업학교의 교명에서 '직업'을 빼고 '실용'이라는 말을 넣을 수 있도록 해 달라며, 근거법인 근로자직업능력개발법 개정과정에 개입하여 SAC가 부탁한 대로 명칭을 변경해 주는 입법에 참여하면서 금품 수수 의혹이 있다는 점이 문제가 된 것으로 보인다.

새정치민주연합도 신계륜 의원에 대한 '입법로비' 의혹에 대하여 "시대적 변화를 반영한 법률내용의 개정이 입법로비라고 한다면 법률개정안 중 입법로비가 아닌 것이 과연 몇 개나 있겠느냐"고 주장하기도 한다. 맞는 말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시대적 변화에 맞지 않는 법조문이나 내용은 수정되거나 폐기 또는 변경하는 것이 맞다. 문제는 그러한 법률안 개정을 하는데 왜 관련자들로부터 금품을 받느냐는 것이다. 오히려 자기의 소신과 정치적 철학에 따라 법률이 시대적 상황에 뒤떨어지기 때문에 개정되어야 했다면 금품을 받지 않고 정당하게 변경하면 되었다. 그러나 그 이면에서 어떤 식으로든 금품을 받았다면 이는 로비에 의하여 법률을 개정했다고 볼 수밖에 없고, 금품을 받은 행위가 로비에 의한 법률개정의 대가로 받지 않았다 하여도 이는 국회의원으로서 품위유지의무 및 윤리규정에 어긋난다.

우리 속담에 '과전(瓜田)에 불납리(不納履)요. 이하(李下)에 부정관(不整冠)이라'는 말이 있다. '오이밭에서 신을 꿰지 않고 오얏나무 아래에서 갓을 고쳐 쓰지 않는다'는 말로 남들에게 오해를 살 만한 일은 처음부터 하지 말아야 함을 비유하는 말이다. 자신의 정치적 소신에 따라 정당하게 옳은 법안을 심사하고 개정하였다면 그것으로 족한 것이지 그 법률안 개정을 바라는 단체나 기관 또는 개인으로부터 향응이나 금품을 받았다면 그 누가 이를 정당한 정치후원금이라 할 것인가. 또한 자신들과 아무런 이해관계가 없는데 수천만 원씩을 공식절차가 아닌 뒤로 가져다 줄 단체나 개인이 있겠는가를 생각해 볼 때 우리는 정당하다고 외치는 국회의원들의 그 말을 신뢰할 수 없다.

정치인들은 차기 재선을 위하여 많은 정치자금이 필요하고, 나름대로 그 자금을 모으기 고군분투한다. 문제는 그 돈을 모으는 방법이 불법적인 정치자금이거나 대가성을 수반한 검은 돈이라면 분명 그 이면에는 다수의 국민들이 손해를 볼 수 있거나 특권층을 위한 특별한 혜택이 부여되는 문제를 내포한다. 그렇기 때문에 국가의 입법권을 행사하는 국회의원들에게 개인의 이익을 위한 청탁을 자제하고, 의원들 역시 돈을 챙기기 위하여 무리한 입법을 감행하거나 국익을 해치는 법안을 만드는 일에 관여해서는 안 될 것이다. 검은 돈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양심을 파는 행위는 결국 자신을 지지해준 국민 모두에 대한 배신행위로서 결코 용서받을 수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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