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충북형 늘봄학교 모델 탐구' 7.진천혁신도시 사례로 본 과밀학급지역의 늘봄

교육공간 갖춘 작지만 강한 학교 꿈꾼다

  • 웹출고시간2023.11.06 17:56:54
  • 최종수정2023.11.06 17:56:54

편집자주

진천군 덕산읍은 전형적인 농촌지역이다. 하지만 혁신도시가 들어서면서 같은 행정구역 안에서 신·구의 새로운 도시 형태를 보인다.

덕산읍 관내에는 진천상신초등학교, 옥동초등학교, 한천초등학교 3곳이 위치해 있다. 혁신도시에 자리한 진천상신초 재학생은 1천172명, 옥동초는 1천346명이다. 반면 구 덕산읍에 위치한 한천초의 학생수는 172명에 불과하다.

진천에서 유일하게 학생 수 1천 명을 넘긴 이 두 학교의 재학생 규모는 2천518명으로, 진천지역 전체 15개 초등학교 재학생(5천256명)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한다. 학생 수가 줄어드는 농촌지역에서 보기 드문 과밀학급 양상을 보인다.

진천교육지원청은 진천상신초와 옥동초를 2학기 늘봄학교 시범운영 학교로 선정해 지원하고 있다. 이 두 학교의 늘봄 운영에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은 공간 부족이다. 학교 내 유휴공간이 없어 정규수업이 끝나면 학급교실을 돌봄교실로 이용하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발생하는 불편함은 교사들이 감수해야 한다. 학생 수와 맞벌이가정 증가에 따른 방과 후, 돌봄 프로그램에 대한 수요도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예산과 공간의 제약으로 원활한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진천교육지원청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온종일돌봄 추진계획안에 지역내 돌봄체계 구축 내용을 담고 초등돌봄기관 확충에 나섰다. 학교 내 돌봄과 함께 마을돌봄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진천지역 현장 취재를 통해 과밀학급학교의 늘봄 운영 실태를 살펴봤다.

2019년 교육부의 '대한민국 우수시설학교'에 선정된 진천 상신초등학교 전경.

[충북일보] 진천상신초등학교는 설립 60년 만에 진천 혁신도시로 통폐합 이전하면서 2019년 3월 1일 신축, 개교했다.

개교 당시 이 학교는 공간혁신 모범 사례로 언론에 소개될 정도로 이목을 끌었다. 유휴 교실이 많아 활용도를 고민할 정도였지만 혁신도시 내 꾸준한 학급 증설로 인한 유휴공간 부족으로 개교 5년 만에 본관 증축공사에 들어갔다.

진천상신초는 돌봄교실 5실 중 1실을 운영하며 오후 돌봄 수요를 어느 정도 충당하고 있다. 일부 돌봄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는 학생들은 방과 후 교육 활동에서 대부분 수용하고 있어 실질적인 돌봄 대기 수요는 없다는 학교 관계자의 설명이다. 정규교육과정 종료 뒤 오후 7시까지의 늘봄학교를 계획했지만 현재 저녁돌봄은 수요가 없어 운영되지 않고 있다.
진천상신초는 학교·지역 여건에 맞춰 오후돌봄에 중점을 두고 수강료 지원을 통한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을 확대 운영하고 있다. 기존 수익자 부담 강좌와 확대되는 강좌에 대한 수강료는 늘봄학교 시범운영 에산으로 모두 지원한다.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은 인공지능(AI )코딩, 컴퓨터, 교육마술 등 미래사회 대비 수요가 높은 디지털 교육(3강좌)과 독서논술, 창의과학 등 교과 관련 강좌(6개)를 운영한다. 예술·체육 프로그램은 방송댄스, 바이올린, 배드민턴 등 20강좌를 운영하며 활성화를 꾀하고 있다.

특히 오케스트라 운영은 이 학교의 자랑거리다. 단원이 90명을 넘는다. 학생, 학부모 대상의 학교내 버스킹, 크리스마스 공연부터 지역축제에 참가해 주민들을 위해 무료 공연을 펼치기도 한다. 그동안 예산 부족으로 악기 구비, 연습장 환경 개선 등에 어려움이 있었는데 늘봄학교 시범운영으로 해소하고 있다.
함경숙 진천상신초 교감은 "늘봄은 방과 후 프로그램 등 모두 포함하는 개념으로 학교의 여건을 고려해 특색있고 경쟁력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며 "특히 늘봄 예산을 투입해 악기 구입, 연습실 환경정비, 토요캠프 운영 등 오케스트라 활동을 더 활성화 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본 기자가 방문한 지난 2일 진천상신초에서는 레진아트 등 방과후 활동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었다. 1, 2학년 학생들은 액체 플라스틱을 활용해 보석, 꽃, 악세서리 등 다양한 소품을 만들었다.
이 수업에 참여한 1학년 안예원 학생은 "장미꽃과 미키마우스를 만들었는데 엄청 예쁘다"고 자랑하면서 "엄마에게는 미키마우스를, 아빠에게는 장미꽃을 선물하겠다"고 말했다. 예원이는 "무지개처럼 표현하려고 했는데 잘 안됐지만 레진아트는 색깔이 예쁘고 작품을 만들어 집에 가져갈 수 있어 좋다"고 한다.

진천 혁신도시에 위치한 옥동초도 인근 상신초와 학교·지역 여건이 비슷하다.
옥동초는 늘봄시범 운영 방향을 오후돌봄과 방과 후 학교 운영에 중점을 뒀다. 저녁돌봄 수요조사 결과 신청자가 없어 기존대로 오후 5시까지 돌봄을 진행한다.

이 학교도 유휴공간이 없어 정규수업 끝난 뒤 저학년 겸용 일반교실에서 방과 후 수업, 돌봄 교실을 운영한다. 교육부의 컨설팅에서도 공간 부족 문제를 해결할 뾰족한 대안을 찾지 못했다.

돌봄교실 6실에 1, 2학년 학생 120명이 참여하고 있다. 정원을 모두 채웠다. 방과 후 학교는 특기적성, 교과 등 51개 반에서 총 22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늘봄 시범운영으로 수익자 부담으로 진행하던 프로그램을 모두 무료로 전환해 사교육비 부담을 줄였다.

옥동초는 디지털교육 확대 일환으로 카이스트와 협력해 AI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5,6학년 위주로 운영한다. 일주일에 2시간씩 1년간 총 30시간을 운영한다. 향후 충북대, 교원대, 청주교대 등 지역대학 연계 프로그램으로 대학생 온·오프라인 멘토링 등을 계획하고 있다.

또 예술·체육 강좌도 활성화시켰다. 기자는 이날 옥동초 치어리딩 방과 후 수업을 참관했다. 치어리딩팀은 강당에서 생거진천 창의융합 영재 페스티벌 축하공연 연습중 이었다.
옥동초 치어리딩팀은 충북을 넘어 전국대회애서 수상할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지난달 28일 잠실 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제16회 전국학교스포츠클럽 치어리딩 대회에 참가해 페어플레이상을 수상했다.

이 팀은 각종 행사에 참여하며 지역사회와 소통한다.

옥동초 치어리딩 팀장을 맡고 있는 윤가연 학생(6학년)은 "11월 4일 열리는 영재 페스티벌에서 축하공연이 예정돼 있어 막바지 연습하고 있다"고 말했다.

1학년 때부터 6년간 치어리딩에 참여하고 있는 윤가연 학생은 "유연성과 기술이 많이 늘었고 새로운 걸 배워서 좋은 것 같다"며 "팀원들끼리 싸우기도 하지만 결속력이 짱(최고)"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팀을 더 재미있게 이끌어 좋은 성적 낼 수 있도록 애들한테 도움을 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진천교육지원청 자료에 따르면 진천 관내 초등학생은 5천256명으로, 이 가운데 63%가 돌봄을 필요로 한다.

학년별 돌봄수요는 1학년 78.9%(798명), 2학년 78.2%(907명), 3학년66.8%(849명), 4학년 53.5%(869명), 5학년 43.4%(919명), 6학년 32.8%(914명) 이다.

현재 진천 관내에서 초등 돌봄교실 31실을 포함 아이들 돌봄을 운영하는 기관은 49개소이다. 다함께 돌봄센터 3개소, 지역아동센터 7개소, 방과 후 아카데미 1개소, 기타 7곳(공동육아나눔터 1개소, 마을돌봄 6개소)이다.

진천지역의 경우 지자체와 촘촘한 협력관계 구축으로 지역연계형 돌봄이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

진천행복교육지구 민간공모사업에는 6곳이 참여, 지역연계돌봄 마을학교를 상시 운영한다.

특히 특수교육대상자와 장애학생들의 돌봄을 하는 '어울림 마을학교'는 자칫 늘봄학교의 사각지대에 처할 수 있는 문제를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타지역 사례에서 보면 일반학생 대상의 늘봄 프로그램에 특수교육대상자나 장애학생들의 수요가 늘면서 전담 직원 배치, 시설개선 등의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 이들에게 맞춤형 늘봄서비스 제공을 위해 필요한 사업이다. 현재 진천지역 특수교육대상 학생은 190명이다.
진천교육지원청은 진천군과 지역돌봄협의체를 구성했다. 진천군 부군수를 위원장으로 하는 협의체에는 지역아동센터, 다함께돌봄센터, 청소년 방과 후 아카데미, 가족센터, 학부모 등이 참여한다.

이 협의체는 지역돌봄 내실화, 활성화를 위해 온종일 돌봄계획 수립, 돌봄시설간 연계 조정, 돌봄지원사업 협의, 돌봄수요에 맞는 균형적 돌봄서비스 등을 제공하기 위해 상호협력한다.

최지현 진천교육지원청 장학사는 "과밀학급학교는 운영인력과 예산을 지원해줘도 공간이 아예 없어 아이들이 갈 곳이 없다"며 "틈새돌봄 등 취지는 좋지만 과밀 학교에서 운영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 장학관은 "공간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학교 운동장 안에 별도의 건물을 신축해 인근 학교 아이들까지 수용하는 거점형 형태의 늘봄학교 계획을 세웠다"면서 "늦은 시간까지 저녁돌봄을 할 경우에도 학교 안에서 이루어져 학부모들이 안심할 수 있고, 본관 건물과 분리돼 외부인 출입으로 인한 안전상의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혁신도시 아파트단지에 설치된 다함께돌봄센터 활용 등 진천군과 협의를 통해 지역연계 늘봄체계 구축을 다각도로 구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글·사진 / 김금란·김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활용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경찰의날 특집 인터뷰 - 윤희근 경찰청장

[충북일보] 충북 청주 출신 윤희근 23대 경찰청장은 신비스러운 인물이다. 윤석열 정부 이전만 해도 여러 간부 경찰 중 한명에 불과했다. 서울경찰청 정보1과장(총경)실에서 만나 차를 마시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 게 불과 5년 전 일이다. 이제는 내년 4월 총선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취임 1년을 맞았다. 더욱이 21일이 경찰의 날이다. 소회는. "경찰청장으로서 두 번째 맞는 경찰의 날인데, 작년과 달리 지난 1년간 많은 일이 있었기에 감회가 남다르다. 그간 국민체감약속 1·2호로 '악성사기', '마약범죄' 척결을 천명하여 국민을 근심케 했던 범죄를 신속히 해결하고, '화물연대 집단운송거부', '건설현장 불법행위' 같은 관행적 불법행위에 원칙에 따른 엄정한 대응으로 법질서를 확립하는 등 각 분야에서 의미있는 변화가 만들어졌다. 내부적으로는 △공안직 수준 기본급 △복수직급제 등 숙원과제를 해결하며 여느 선진국과 같이 경찰 업무의 특수성과 가치를 인정받는 전환점을 만들었다는데 보람을 느낀다. 다만 이태원 참사, 흉기난동 등 국민의 소중한 생명이 희생된 안타까운 사건들도 있었기에 아쉬움이 남는다. 이러한 상황에서 맞게 된 일흔여덟 번째 경찰의 날인 만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