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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9.05.20 17:07:22
  • 최종수정2019.05.20 17:07:22

이찬재

수필가·사회교육강사

고례(古禮)에는 어른다운 어른이 되는 성년(成年)의 예(禮)를 성대하게 치렀는데 이를 남자는 관례(冠禮), 여자는 계례라 해 관혼상제(冠婚喪祭)의 첫 관문이었습니다.

일제강점기 이후 관례는 사라졌는데 향교나 대학교, 군부대, 자치단체 등에서 성년식을 치러주어 우리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어 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우리나라는 1973년부터 1974년에 걸쳐 각각 4월 20일에 성년의 날 기념행사를 하였으나 1975년부터는 청소년의 달인 5월에 맞추어 날짜를 5월 6일로 바꾸었다가 1984년에 이르러 현재와 같은 5월 셋째 월요일에 성년의 날을 법정기념일로 기념하고 있습니다. 의식은'성인식'또는'성년식'이라고 하는데 만 19세가 되는 성인에게 의례를 베풀어 어른이 되었음을 인정하고 축하해 주고 있습니다.

옛날에는'관례'와'계례'를 묶어서'성년례'라고 했고, 성년례는 남녀가 결혼하기 전에 반드시 치러야 하는 의식이었습니다. 곡식이나 과일에 비유하면 익었다고 보아 미성년에서 성년이 되면 어른 대우를 해 주는 의식을 치러주었던 것입니다.

남자는 보통 열다섯에서 스무 살 사이에 땋았던 머리를 풀고 상투를 틀어 관을 쓰면서 성인식을 치렀습니다. 여자는 보통 열다섯 살에 머리카락을 감아 올려 비녀를 꽂으며 성인식을 치렀습니다. 오늘날에는 만 열아홉 살이 되면 특별한 의식을 치르지 않고도 성인으로 대우해 줍니다.

성인이 된 사람은 나이에 걸 맞는 행동을 해야 하며 모든 일을 스스로 책임질 줄 알아야 합니다. 신체와 머리카락과 피부는 모두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것이기 때문에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몸을 소중히 여기는 것이 효도의 시작이라 하여 효경(孝經) 개종명의(開宗明義)에 나오는 말입니다.

사람의 신체와 터럭과 살갗은 부모에게서 받은 것이니, 이것을 손상시키지 않는 것이 효의 시작이고, 몸을 세워 도를 행하고 후세에 이름을 날림으로써 부모를 드러내는 것이 효의 끝이다. 무릇 효는 부모를 섬기는 데서 시작하여 임금을 섬기는 과정을 거쳐 몸을 세우는 데서 끝나는 것이다.(身體髮膚受之父母, 不敢毁傷, 孝之始也. 立身行道, 揚名於後世, 以顯父母, 孝之終也. 夫孝, 始於事親, 中於事君, 終於立身) 그래서 머리털을 자르지 않았고 수염도 길렀던 것입니다.

성인이 되기 전에 댕기머리를 하다가 상투를 틀어 올리고 검은색의 베로 만든 치포관(緇布冠)을 썼습니다. 외출 할 때는 갓을 썼고 예복에는 유건(儒巾)을 썼습니다. 관례는 평상복을 입는 시가례(始加禮 ), 외출복을 입는 재가례(再加禮), 예복을 입는 삼가례(三加禮)를 하였고, 성인이 되어 술 마시는 법을 배우는 초례(醮禮)를 치렀습니다.

부모님이 내려주신 존명(尊名)은 존귀하게 여겨 아무나 부르지 않기에 새로운 이름을 지어 관자에게는 자(字)를 계자에게는 당호(堂號)를 내렸습니다. 아명(兒名)을 쓰다가 성인되면 어른의 이름을 지어주는 절차인 자관자례(字冠者禮)를 하였습니다.

성년례 의식이 모두 끝나면 사당에 고하고 어른들을 찾아뵙고 인사를 드렸습니다. 아이가 태어나면 돌잔치는 거창하게 하면서 성인이 되는 의식을 치르지 않는 어른들이 대부분이라서 어른다운 어른이 보이지 않는다는 쓴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하겠습니다.

우리 조상님들은 사람이 살아가는데 무엇보다도 예(禮)를 중요시 하였고 인간답게 살아가기 위한 노력을 하였다는 것을 알아야 하겠습니다. 올해 성년이 되는 젊은이들에게 어른 됨을 진심으로 축하하고 어른으로서의 독립된 인격체가 되었으니 의무와 책임을 다하여 밝고 건강한 사회가 되도록 노력할 것을 주문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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