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웹출고시간2023.04.03 17:42:08
  • 최종수정2023.04.03 17:42:08

이찬재

충주향교 전교·시조시인

봄꽃이 아름답게 피기 시작하는 3월의 마지막 주말에 충주시 주덕읍 당우리 산 30번지에 이장(移葬)안치 된 능양 박종선(朴宗善)선생의 묘소 옆에 건립된 시비(詩碑)제막식에 다녀왔다.

성균관대학교 존경각에 소장하고 있는 능양시집 필사본이 세상에 빛을 보게 된 것은 불과 10년 전인 2013년이다. 후손이 보존하지 못하고 어딘가에 숨겨져 있을 능양 시집이 나타나기를 학수고대하던 중에 대구의 고서점에서 발견하여 세상에 나오게 되었다고 한다. 성균관대학교 대동문화연구원에서 2015년에 구입하여 존경각에 소장하게 되었다고 한다. 학계에서는 2017년에 2천여 수의 시가 실린 16책의 필사본을 영인(影印)하여 시집을 발간하였고 대동문화연구원이 주최한 학술대회를 개최 한 바도 있다.

선생께서는 충주 연원역(連原驛)근처에 사시다가 60세에 돌아가셔서 음성읍 석인촌에 안장(安葬)되셨다. 능양의 묘소를 201년 만에 현 위치로 이장하고 시비를 세우고 제막식을 하게 되었다. 이장을 할 때 그의 관 뚜껑에는 "통훈대부행 음성현감겸 충주진관병마절제도위 박공지구(通訓大夫行陰城縣監兼忠州鎭官兵馬節制都尉 朴公之柩)라 씌어 있었다.

행사를 마련한 성균관대학교 대동문화연구원 이영호 원장, 안대회 문과대학장, 김경호 동아시아학술원장, 서울대국문학과 이종묵 교수, 서예가 김영복, 김보성 책임연구원과 반남(潘南)박 씨 문중 회원과 충주향교의 유림(전교, 유도회장, 유학회장 및 장의), 충주한시협회장, 이종배 국회의원, 충주시장을 대신한 문화예술과장, 충주문화원장과 주덕읍장을 비롯한 지역주민 등 12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충주지역의 유일한 한시 시비가 세워지게 되었다.

고려 때 호장(戶長)을 지낸 시조(始祖) 박응주(朴應珠)의 20대손이신 박종선(朴宗善)선생은 연암 박지원(朴趾源)의 조카이며 박명원(朴明源)의 아들이다. 규장각(奎章閣) 검서관(檢書官)을 지냈고 음성현감(縣監)도 지냈다. 능양시의 특징은 조선적인 정서를 담은 민요풍의 한시가 유행한 18세기 한국한시사의 흐름에 부응하여 박종선은 고락부(古樂府)의 정신을 빌면서도 당대 여성의 구체적인 삶을 때로는 낭만적인 기법으로 때로는 현실적인 기법으로 담았다는 점이다. 조선 후기 최고의 문인 중의 한 분인 연암 박지원은 시집 서문(序文)에 "한 가지 법에 얽매이지 않고 온갖 시체(詩體)를 두루 갖추어 눈부시게 동방의 대가(大家)가 되었다"고 극찬을 하였다.

능양시집의 전문을 보면 중국 연행(燕行)경험과 금강산 유람, 한양의 세시풍속 등 18세기 조선을 조명하는 다양한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시비의 전면에는 공(公)의 대표시인 초동(初冬)이 새겨졌고 후면에는 시비건립에 관한 연혁(沿革)이 자세히 설명되어 있다.

서울대 국문학과 이종묵 교수가 번역한 충주락(忠州樂)을 낭송하여 많은 박수를 받았다. 충주에 사는 즐거움이란 오언시(五言詩)의 일부를 옮겨본다.

"충주에 사는 즐거움 무엇인가? 강마을 아름다워 살기 좋다네, 아침에 달천의 물을 마시고, 저녁에 가흥의 생선을 먹는다네, / 충주에 사는 즐거움 무엇인가? 산골마을 풍미가 좋다네, 봄엔 산에서 고사리 꺾고 가을엔 동산에서 대추를 턴다네. / 이하생략"

시비가 있는 묘역(墓域)은 지방도로 변에서 가까이 위치해 있는데 공간을 더 확보하여 자라나는 세대들이 현장학습을 와서 그의 시세계를 이해하고 특히 충주를 사랑하는 시 내용을 배우는 유익한 공간으로 활용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여건이 마련된다면 전국의 한시를 하는 많은 유림들이 모여서 선생을 추모하는 한시백일장이 열리면 금상첨화(錦上添花)라고 생각한다. 충주지역에 보기드믄 고전 문화유산이 생겼는데 사장(死藏)되지 않고 교육의 장으로 잘 활용되어 충주문화관광과 연계되어야 할 것이다.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충북기업 돋보기 1. 이을성 SSG에너텍 대표

[충북일보] 건물에 발생하는 화재는 곧 인명 피해로 이어진다. 최근 대전 한국타이어 공장의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대량의 타이어가 타며 가연 물질이 나온 것도 화재 진압 어려움의 원인이었지만 공장의 조립식 샌드위치 패널 구조도 한몫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대형 화재 발생 시 피해를 키우는 요인으로 꼽혀 온 가연성 건축자재 사용 제한 건축법 개정안이 지난해 2월 11일 본격 시행됐다. 개정안에 따라 건축물 내·외부의 마감재와 단열재, 복합자재 심재 모두 화재 안전성 확보가 의무화됐다. 강화된 법 개정으로 준불연·불연 건축자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충북도내 선도적인 제품 개발로 앞서나가는 기업이 있다. 충북 청주시 흥덕구 강내면에 위치한 ㈜SSG에너텍은 안전하고 친환경적인 고효율의 건축자재를 개발·제조하는 종합건축자재 전문기업이다. 특히 주력 제품인 'IP패널(Insulation Panel: 동적내진설계용 준불연단열일체형 패널)'은 마감재와 단열재를 일체화한 외단열 마감 패널이다. 이을성(59) SSG에너텍 대표는 "단열·내진·준불연 세 가지 성능을 충족하면서 일체화된 단열·마감재는 SSG에너텍이 유일하다고 말할 수 있다"고 자신있게 말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