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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1.12.27 16:50:31
  • 최종수정2021.12.27 16:50:31

이찬재

수필가·사회교육강사

사람의 일생은 누구나 생로병사(生老病死)의 과정을 거치게 마련이다.

태어나서 100일이 되기까지는 누워서 젖을 먹으며 어머니의 보살핌으로 자란다. 백일을 맞이하면 겨우 앉을 수 있게 되고 영아 사망률이 높았던 시절엔 백일잔치를 반드시 해주며 무병장수를 기원했다. 돌잔치는 음식점에서 이벤트행사로 성대하게 치르는 풍습이 자리잡아가고 있다. 그런데 미성년에서 성년이 되는 예전의 관례(冠禮)와 계례(筓禮)는 단발령 이후 거의 사라지고 말았다. 5월 셋째 월요일을 성년의 날로 지정했지만 가정에서는 성년례를 치러주는 부모가 거의 없다. 일부 자치단체나 군부대 등에서 성년의 날에 우리 고유의 전통성년례를 해주는 곳이 있지만 진정한 성년이 됐음을 자긍심으로 느끼게 치러주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다. 신체적으로는 성년이 되었지만 정신적으로 어른이 되지 못하여 독립해 살아가지 못하고 부모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성년이 많은 것 같다. 유대민족이 전 세계의 각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역대 노벨상 수상자의 약 30%가 유대인이고 억만장자의 30%도 유대인이다. 아인슈타인, 에디슨, 헨리 키신저, 애담 스미스, 록펠러, 워런버핏, 빌게이츠 등 언론, 과학, 문화, 경제, 의학계를 좌지우지하는 유대인은 성년례를 성대하게 치러준다고 한다.

혼례(婚禮)는 예전에는 신부 집에서 저녁시간에 치렀다. 전통혼례엔 전안례(奠鴈禮)를 했는데 기러기는 한번 짝을 맺으면 죽을 때까지 짝을 바꾸지 않고, 날아갈 때 줄지어 가고 상하의 질서를 지키며 협동으로 살아가고, 반드시 흔적을 남기기 때문에 자손을 낳아 대를 잇는다하여 혼례 때에 기러기를 닮으라고 전안례를 했는데 나무모형이라도 주고받는 예를 되살렸으면 한다. 우리 조상들은 음양(陰陽)에 근거해 예(禮)를 행할 때 방위를 매우 중요하게 여겼다. 자연 방위와 상관없이 예식장의 주빈(主賓)을 기준으로 북(北)을 상석(上席)으로 하고 동쪽을 좌(左), 서쪽을 우(右)로 해 남좌여우(男左女右) 즉, 남동여서(男東女西)로 위치를 정했는데 혼례에서 대부분 반대로 하는 경우가 있어 이는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

상례(喪禮)에서는 돌아가시면 위치가 살아계실 때와 반대로 한다. 상례 때 돌아가신 분만 알고 유족은 잘 모를 때는 조상(弔喪)을 하는 것이고, 유족만 알 때는 문상(問喪)을 하는 것이다. 조상의 조(弔)자와 문상(問喪)의 앞 글자를 따서 조문(弔問)이라 하는데 이는 고인과 유족을 모두 알 때 조문을 하는 것이다.

제례(祭禮)는 돌아가신 분을 추모(追慕)하는 예로 기일(忌日)이 시작하는 밤 12시 이후에 기제(忌祭)를 지내는 것이 전통 예법이다. 가족이 떨어져 살고 직장이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제사 시간을 앞당겨 밤 9~10시에 기제를 지내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살아계신 날에 제를 지내는 격이 되므로 다음날 일몰 후에 제를 지내고 저녁식사를 하면 된다.

가정의례준칙에도 돌아가신 날 일몰 후에 기제를 지내도록 되어있다. 차례(茶禮)는 제례와 차이가 있음을 모르고 기제와 똑같이 지내는 경우가 있는데 차례는 아침에 무축(無祝)일헌(一獻)으로 간소하게 올리는 것이다. 우리의 전통예법이 형식을 중요시했는데, 편리성을 따르는 현대인들에 의해 변질이 되고 있어 본래의 정신에서 벗어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전통예절을 지켜나갔으면 한다. 필자가 충주향교에서 '관혼상제'를 주제로 교재를 만들어 1년간 강의를 해 본 경험을 바탕으로 건의한다. 정부의 관련부처에서 연구하고 의례를 정비하여 예의지국(禮儀之國)답게 가정의례준칙을 제시해주기를 간절히 청원(請願)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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