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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재

수필가·사회교육강사

동물은 자신의 몸을 보호할 보금자리며 새끼를 낳아 기르는 집을 짓고 살아간다. 나뭇가지나 풀, 흙 등 자연물을 재료로 집을 짓고 자연동굴이나 토굴을 파서 살아간다. 인간도 원시시대부터 집을 짓고 살아왔는데, 선사시대 유적을 보면 나뭇가지로 원뿔 모양을 만들고 풀로 둘러싸서 만든 움집에서 살았다. 또는 절벽에 굴을 파서 잠을 자고 생활을 하는 토굴도 있고 귀틀집, 초가집으로 발전해 왔다. 인간이 기록으로 남길 글자를 만들어 사용하면서 집을 나타내는 상형문자를 만들어 사용했는데 한자에 집 가(家)자를 보면 그 시대의 생활모습을 짐작 할 수 있다. 우리가 갓머리라고 알고 있는 집 면(·)은 집을 의미하는 뜻을 가지고 있어 부수자로 쓰고 있다. 즉 집 면(·)자가 들어간 한자는 대부분 집을 뜻하는 글자와 관련이 있다. 그런데 집안에 돼지 시(豕)자가 왜, 들어갔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집 가(家)자는 집이라는 의미를 넘어 어느 분야에 전문성을 지닌 사람을 표현 할 때 소설가, 전문가, 발명가, 미술가, 성악가 등으로 범위가 크게 확대되어 쓰이고 있는데 집 가(家)자의 자원을 풀어보면 엉뚱하다는 생각이 든다. 집안에 어째서 豕(돼지시)자가 들어가 있는지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는 한자가 만들어진 시대의 생활 풍속과 관련이 깊다. 당시는 뱀(蛇)이 많아서 원두막처럼 집을 짓고 살았는데 그래도 밤에 독이 있는 뱀이 기둥을 타고 올라와 사람을 물기 때문에 뱀의 천적(天敵)인 돼지(豕)를 집 아래서 길렀다고 한다. 돼지가 뱀을 모조리 잡아먹어 안전하게 살 수 있어서 집안에 돼지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의미로 돼지 시(豕)를 넣어 집 가(家)자가 만들어 졌다. 지금도 중국 소수민족인 야오족(瑤族, Yao, 요족)은 집 아래 돼지를 키우고 있는 모습이 KBS "걸어서 세계 속으로" 구이린(桂林)편에 소개된 바 있다. 집을 뜻하는 한자를 살펴보면 집 댁(宅), 집 실(室), 집 궁(宮), 마루 종(宗), 부자 부(富), 잠잘 숙(宿), 잠잘 매(寐), 잠깰 오(寤)등이 있고, 관청을 의미하는 부수자인 지킬 수(守), 벼슬 관(官), 벼슬 환(宦)등도 있다. 편안 안(安)자를 여자가 갓을 쓰고 있으니 얼마나 편안한가· 라고 견강부회(牽强附會)하며 자원풀이를 하는데 이는 잘못된 것이다. 갑골문을 보면 집안에 여자가 있는 모습인데, 즉 집안에는 여자가 있어야 편안하다는 의미를 담은 글자이다. 사람이 얼음이 맺힌 집에서 추워하는 모습을 나타낸 글자가 찰 한(寒)이다. 집안(·)에 동전꾸러미(·)와 재물(貝)이 가득한 모습을 나타낸 글자가 열매 실(實)이다. 집안에서 제(祭)를 지낼 때처럼 자세히 살핀다는 뜻이 살필 찰(察)이다. 집안에 재물(貝)과 옥(玉) 도자기(缶)를 보관한 것이 보배 보(寶)이지 갓(·)으로 보물을 덮어 놓을 수는 없는 것이다. 집이라는 뜻은 사람이 사는 것만이 아닌 집 우(宇)와 집 주(宙)를 합하여 우주를 표현한 지혜를 엿 볼 수 있다. 이 밖에도 집을 나타낸 글자는 서당(書堂)이나 명륜당(明倫堂)같은 집 당(堂)과 오죽헌(烏竹軒)에 집 헌(軒)을 썼다. 주위의 동정을 살피기 위하여 높이 지은 다락집을 루(樓)라 한다. 법원, 병원은 집 원(院)을 쓰고 있다. 인류의 문명이 발달하면서 매년 지붕을 볏짚으로 다시 만들지 않고 기와나 함석으로 지붕을 만들었다. 서양의 집이 들어오면서 양옥(洋屋)이 늘었고, 좁은 터에 많은 가구가 살아가는 아파트가 대세를 이뤄 이웃 간의 공간적 거리는 가까우나 이웃이란 정은 너무 멀기만 한 새장 같은 집에 현대인은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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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