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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재

수필가·사회교육강사

누구나 어린 시절의 여름방학 추억을 가슴속에 간직하고 있을 것이다. 여름방학이 되어 외손자 네 명이 한 달 동안 있다가 마치 썰물이 빠져나가듯이 떠나보내고 거실에 들어오니 텅 빈 마음이 너무 허전했다. 아내도 허전한 마음을 추스르려는 듯 눈물을 훔치며 넋을 잃고 앉아 있다. "여보! 고생 많이 했어요" 칠순을 넘긴 아내도 처음엔 귀여운 손주들과 함께 생활하니 활력이 넘치는 듯 했다. 맞벌이로 주말엔 와서 아이들과 놀아주었지만 사위는 백년손님이요. 딸도 친정은 편한 곳이다. 귀엽게 자란 아이들은 천방지축이다. 옷도 아무데나 벗어 던지고 화장실에서 나와도 불을 끌줄 모른다. 자기 물건도 정리정돈을 못 하고 이부자리도 정리를 못 한다. 일찍 결혼한 큰 딸은 아이 둘이 대학생과 고등학생이라 일주일씩 교대로 와서 동생들을 돌보며 놀아주었기에 도움이 됐다. 아이들에게 의미 있는 방학을 보내도록 나는 매일 아침 10시가 되면 한자공부를 시작했다. 1학년부터 6학년까지 네 명을 교자상에 둘러앉게 하여 동몽선습과 사자소학을 가르쳤다. 한자가 어려운 문자가 아님을 인식시키기 위해 상형(象形)자부터 이야기로 자원(字源)풀이를 해주었더니 좋아했다. 넉자로 된 문장 속에 담긴 뜻을 익혀 교훈으로 삼도록 가르쳤다. 마지막으로 전래동화나 설화, 실화 등을 이야기해주면 눈동자에서 빛이 났다. 수준에 맞는 한자급수 문제집을 풀어서 검사를 받으면 한 시간이 금방 지나간다. 아내는 손주들의 대견한 모습을 보고 간식을 준비해 먹인다. 손주들이 좋아하는 점심을 마련하면 너무 맛있게 먹으며 고맙다는 인사까지 한다. 이종사촌 간인데도 마치 친형제처럼 좋아하며 잘 어울리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았다. 오후엔 가까이 있는 서 충주도서관에 데리고 가면 독서삼매경에 빠진다. 돌아오는 길엔 아이스크림을 사달라고 한다. 저녁엔 아이들이 좋아하는 자장면을 먹고 싶다고 해 탕수육과 함께 먹었다. 체온에 가까운 기온이 오르면 물놀이를 가자고 야단이다. 여름철 간식인 복숭아, 옥수수, 참외, 수박을 준비해 송계계곡으로 피서를 떠난다. 시원한 계곡 물놀이를 너무 좋아한다. 튜브를 타고나면 탱탱볼로 공놀이를 하며 물에서 나올 줄을 모른다. 할머니는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물가의자에 앉아서 시중을 들어주며 중간 중간에 간식을 먹여주며 물놀이를 도와준다. 나도 아이들과 함께 물놀이를 해주면 좋아하고 손주들 덕분에 시원한 여름을 보내니 너무 좋았다. 주말엔 엄마 아빠와 함께 물놀이를 하며 더 신이 난다. 일요일엔 문경으로 가서 약돌 삼겹살을 먹고 가은읍에 있는 석탄박물관엘 갔는데 아이들이 좋아하는 체험관광프로그램이 너무 재미있다고 했다. 광복절을 하루 앞두고 온 가족이 모였다. 큰 딸이 주변관광지를 검색해 보더니 청풍호반 관광케이블카를 타러가자고 해 오래전에 모노레일 타러 갔을 때 맛있게 먹었던 닭볶음탕 집을 찾아갔다. 케이블카를 타고 비봉산을 오르며 펼쳐지는 청풍호반의 절경을 감상하며 모두 탄성을 질렀다. 사방으로 확 트인 산사이로 보이는 잔잔한 호수를 바라보며 전망대 이곳저곳을 둘러보고 너무 좋다며 단풍이 물든 가을에 또 오자며 감동을 받은 듯 했다. 때가 되면 무엇을 먹일까? 피자나 치킨 중국음식을 배달 시켜주기도 하고, 아이들 좋아하는 삼겹살도 사주었다. 아이들 빨래는 끝이 없고, 집안 청소와 설거지도 힘들어서 도와주었다. 다행인 것은 아이들이 병나지 않고, 다치지 않게 놀아준 것이 고맙다. 광복절 사흘연휴에 차가 너무 밀려서 대체공휴일 날 아침에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 한 달 동안 정들었던 외가를 떠나는 아이들 얼굴에도 아쉬움이 남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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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세종충북지회장 인터뷰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