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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3.08.07 16:45:54
  • 최종수정2023.08.07 16:45:54

이찬재

충주향교 전교·시조시인

인간은 자연을 벗어나 한시도 살아갈 수 없다. 자연이 무상으로 공급해주는 공기와 물을 한순간도 마시지 못하면 생명을 유지할 수가 없다. 인간이 불을 발견한 후로 인류문명은 크게 발전해 왔다. 우리 조상은 집안에 불이 꺼지면 생활을 영위할 수 없었기에 이사를 할 때 불씨를 담은 화로를 가장 먼저 들고 들어갔다. 이렇게 인류문명에 반드시 필요한 불이 작은 불씨가 살아나 대형 산불로 번져 화마(火魔)가 되어 산림과 산속의 문화재인 사찰을 잿더미로 만드는 재앙이 크나큰 재난으로 인간에게 다가 온다.

매년 여름철이 되면 집중폭우로 인하여 산사태가 일어나 산 아래 있는 가옥을 덮쳐 많은 인명피해를 일으키고 있다. 폭우는 강물이 범람하여 농경지와 마을을 침수시키고 미호강 둑이 터져 오송 궁평 지하도를 지나던 차량에서 14명의 아까운 생명이 유명을 달리하는 참사로 돌변하였다. 우리나라 최초의 수력 댐인 괴산댐이 3시간이나 월류(越流)하여 달천하류에 큰 피해를 입혔다. 경북 예천의 산사태로 골짜기의 마을을 초토화 시키며 많은 인명과 재산피해를 입혀서 안타까웠는 데 실종자 수색에 나섰던 해병대원의 죽음은 안타까움을 더해주었다. 충남 논산 공주의 폭우피해도 컸는데 이번피해 지역은 상습수해지역이 아니라 큰 상처를 입은 것 같다. 기상예보 기술이 발달하기 전에는 날벼락처럼 닥쳐오는 자연재해에 속수무책이었다 하지만 위성에서 찍은 첨단기술로 일기예보를 했는데도 피해를 줄이지는 못했다. 재난 속에서도 관할을 따지고 인재(人災)였다며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부서에서 매뉴얼에 따라 대처하지 못하고 보고체제도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다며 잘잘못을 가리는 조사도 진행되고 있다.

오송 궁평지하도 참사는 인재라는 말이 설득력이 있는 것 같다. 우선 미호강둑방공사를 우기(雨期)인 장마철에 하다가 임시로 쌓은 둑이 무너져 순식간에 물이 넘쳐 지하도로 덮쳤고, 강물이 범람하기 직전에 임시로 막은 둑방을 중장비도 아닌 삽으로 6명의 인부가 투입된 것도 지적이 되었다. 더 근본적인 것은 미호강이 그동안 하천 바닥이 높아져 준설(浚渫)공사를 했더라면 강물이 넘치지 않았을 것이라는 말은 설득력을 얻는다. 더욱이 미호강 준설의 필요성이 환경단체의 반대로 진행되지 못했다고 하니 복합적인 인재였다는 것을 뒷받침하는 것 같다. 너무 큰 자연재해를 완벽하게 막을 수는 없다 치더라도 소중한 인명피해와 재산의 손실을 최소화해야 국가가 치수관리를 잘하고 있다 할 것이다. 법적인 제도가 미비하여 재난을 입었다면 국회와 정부도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다. 이번 푹우 피해는 북태평양 고기압과 대륙의 한랭한 고기압이 정체전선이 형성되어 한반도 중부와 남부에 계속 걸쳐져 있어 많은 폭우를 쏟아 부었다. 이상기후변화로 그동안 큰 상처를 입고도 그것을 쉽게 잊고 대비에 소홀하여 예상치 못한 피해를 계속 이어왔다. 8~9월에 단골손님처럼 찾아오는 태풍의 진로가 한반도를 지나게 되면 또 다른 재난이 기다리고 있으니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옛 성인들은 천지자연은 불인(不仁)하다고 했다. 자연재난으로 부터 안전한 미래를 위해 이번 피해의 원인을 반드시 짚고 넘어 갈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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