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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재

수필가·사회교육강사

코로나19 확진자가 차츰 줄어들면서 사회적 거리두기도 전면 해제돼 마스크만 착용한 채 봄 꽃놀이 여행이 고개를 들고 있다. 겨울의 긴 터널을 빠져나와 봄꽃을 보기 위해 사람들은 들로 산으로 바닷가로 나서는 모습이 신선해 보인다. 코로나 이전 같지는 않지만 코로나로 굳게 닫힌 마음을 활짝 열고 얼굴에는 모처럼 웃음꽃이 피었다. 자연의 변화에 맞춰 어김없이 꽃을 피우고 연둣빛 이파리를 내미는 자연의 섭리에 감탄을 연발하며 사진 찍기에 바쁘다. 관광지의 식당들도 활기를 되찾으려고 분주하기만 하다.

봄꽃 여행은 가족이나 모임에서 주로 다녀오는데 필자는 남매모임과 같은 학교에 근무했던 인연으로 부부동반 여덟명이 섬으로 여행을 다녀왔다. 고속도로 옆으로 스쳐지나가는 벚꽃이 눈길을 끌었다. 장성IC를 빠져나가 백암산(白巖山)골짜기를 들어섰다. 연두색 새잎이 싱그러운 백양사 경내를 걸을 때는 고즈넉한 산사가 더욱 정겹게 느껴졌다. 아담한 연못이 보이는 쌍계루(雙溪樓)를 지나 보물 제1346호인 백양사 주지를 역임한 소요대사탑(逍遙大師塔)이 보였다. 대웅전에 참배를 하고 나오니 천연기념물 제486호인 고불매(古佛梅)가 보이는데 이미 꽃이 진 상태였다. 3월 말 분홍 꽃을 피우는 홍매(紅梅)로 수령이 300여 년임에도 수세가 좋고 꽃도 왕성하게 피우며 알싸한 특유의 향으로 매화의 기품을 잘 갖추고 있다고 했다. 오랜만에 백양사를 둘러보며 풋풋한 풀 향기를 맡으니 머리도 맑아짐을 느꼈다.

무안회산백련지를 둘러보고 시골길을 굽이굽이 돌아서 낙지 맛집이 즐비한 무안 낙지골목을 찾아 낙지를 맛있게 먹고 숙소가 있는 증도(曾島)로 들어갔다. 내륙에 사는 사람들이라 해안가의 섬 여행은 색다른 느낌을 받는 것 같았다. 바닷가에 위치한 돔형의 펜션에서 1박을 하고 아침은 짱뚱어탕으로 먹었다. 들깨가 많이 나서 부쳐졌다는 임자(荏子)도 튤립축제장으로 들어서니 마치 덴마크에 온 기분이 들었다. 화려한 꽃밭을 걸으며 사진 찍느라 분주했다. 드넓은 튤립꽃밭이 감탄을 연발하기에 충분했다. 해변을 바라보며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여유를 즐겼다. 영광으로 가는 길에 벚꽃길이 보기 좋았지만 어느 시골길을 지나는데 유채밭이 너무 아름답게 펼쳐져서 차를 세우고 사진을 찍으며 봄꽃의 화사함에 취해버렸다. 굴비로 유명한 영광에서 굴비 정식으로 점심을 먹고 돌아왔다.

지난 일요일엔 남매 모임에서 서천의 마량리 동백 숲을 찾았는데 꽃이 거의 져서 해변을 배경으로 사진만 찍고 왔다. 무창포 해변을 걸으며 모처럼 바닷바람을 느꼈다. 대천으로 가는 길에 죽도 상화원(尙和園)이라는 사설 정원의 나무로 지붕까지 있는 데크로 만든 둘레 길을 걸었다. 중간 지점 소나무 숲에서 입장객에게 주는 커피나 차를 한잔씩 마시며 휴식을 취했다. 바다가 바라보이는 섬에 한옥과 꽃들이 아름다운 한국형 정원을 감상하며 한 바퀴 돌아 나왔다. 대천 수산시장에서 낙지와 주꾸미 샤브를 점심으로 맛있게 먹었다. 태안 꽃박람회로 가는 벚꽃 길은 너무 아름다웠다. 박람회장에 들어가 관람용마차를 타고 한 바퀴 돈 다음에 튤립과 아름다운 꽃밭에 들어가 사진을 찍고 꽃향기에 취해 시간 가는 줄도 모른 채 퇴장시간이 다 되어 출발했다.

여행은 봄꽃과 아름다운 경치를 보는 것 외에 차안에서 우스갯소리로 박장대소할 때는 엔도르핀이 솟아나고 주전부리 간식을 나눠먹으며 정을 느낀다.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 노래를 틀어주면 박수를 치며 따라 부르며 흥을 돋운다. 그래서 여행은 가슴이 뛰는 즐거움이 있는가보다. 올해는 봄 꽃놀이를 원 없이 했다며 좋아하는 아내의 얼굴에서 웃음꽃을 볼 수 있었다. 무덤덤한 일상에 삶의 활력소를 불어넣어주는 즐거운 봄 꽃놀이 여행이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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