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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0.08.03 16:23:10
  • 최종수정2020.08.03 16:23:10

이찬재

수필가·사회교육강사

어느덧 집안에서 가장 나이가 많아졌다. 생일이 되면 주말에 외손자들까지 모두 모인다. 초등학교 3학년인 외손녀가 왼손잡이다. 왼손으로 밥을 먹는 모습이 너무 어색해 보이는데 손녀는 더 편하다고 하며 글씨도 왼손으로 쓰고 가위질도 왼손으로 한다. 철저한 왼손잡이다. 우리가 어릴 때만 해도 반드시 오른 손으로 숟갈을 잡도록 시켰다. 예전의 부모는 아이가 왼손으로 숟갈을 들거나 물건을 잡으면 슬그머니 오른손으로 옮겨주기도 했다. 고전을 살펴보면 오른손으로 밥을 먹어야 한다는 말은『예기(禮記)』「내칙(內則)」에 처음 나온다. "아이가 밥을 먹을 수 있게 되면 오른손으로 먹도록 가르쳐라.[子能食食, 敎以右手]"라고 했다. 오른손으로 밥을 먹는다는 것은 단순한 에티켓이 아니다. 사람을 사람답게 만드는 교육의 시작이며, 사람과 사람이 함께 살아가도록 만드는 사회화의 첫걸음이라 했다. 그렇다면 왜 하필 오른손일까? 조선시대 사람들이 가장 많이 보았던『예기』의 해설서『예기집설(禮記集說)』에 실려 있는 송나라 학자 방각(方慤)의 주석(註釋)에 따르면, 오른손으로 밥을 먹어야 하는 이유는 오른손이 강하기 때문이며, 이 점은 남녀가 동일하다.[取其强, 是男女所同也] 남자와 여자는 왼쪽과 오른쪽을 달리해야 하지만, 사람이라면 누구나 오른손의 힘이 강하기 때문에 밥 먹는 손은 남녀를 막론하고 오른손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오른손으로 밥을 먹도록 가르치라는『예기』의 내용은 훗날 주자(朱子)가 편찬한『소학(小學)』에도 인용되었다. 『소학』은 조선시대의 필독서였으므로 글을 배운 사람이라면 모를 수가 없는 말이다. 그런데 율곡(栗谷) 이이(李珥)가 편찬한 『소학집주(小學集註)』에서는 오른손으로 밥 먹는 이유를 달리 설명했다. 오른손이 편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取其便] 명나라 학자 오눌(吳訥)의『소학집해(小學集解)』에 근거한 설명인데, 정작『소학집해』를 찾아보면'강하기 때문'이라고 되어 있다. 율곡이 부당하다고 생각해서 바꾼 것인지 실수로 바뀌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이 한 글자의 차이가 논쟁을 야기했다. 정 개청은 오른손이 강하기 때문이라는 해석에 동의하지 않았다. 그는 오른손으로 밥 먹는 이유를 음양(陰陽)의 차이로 설명했다. 왼손은 양에 해당하고 오른손은 음에 해당하니, 임금이 신하를 부리듯 왼손이 오른손을 부려먹는 게 맞다. 는 것이다. 하늘의 서북쪽에 별이 많고, 땅의 동남쪽에 평지가 많은 것처럼, 사람도 한쪽 방향으로 힘이 쏠려 있으므로 오른손과 오른발이 더 강하다는 것이다.(<答金士達小學問目>,『近齋集』卷12) 왼손잡이는 누가 뭐라 해도 꿋꿋이 왼손으로 밥을 먹는다. 왼손이 편하기 때문이다. 오른손이 강해서라느니, 편해서라느니 하는 주장은 모두 오른손잡이 입장에서 하는 소리이다. 따라서 반드시 오른손으로 밥을 먹어야 할 이유는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오른손으로 밥 먹는 행위가 모든 교육의 시작이라는 믿음은 건재했다. 왼손잡이가 생기는 원인은 아직 분명히 밝혀지지 않았다. 유전자의 작용일 가능성이 크다고 추측할 뿐이다. 왼손잡이가 특별히 머리가 좋은 것도 아니라고 한다. 타고난 성향에 불과하다. 다행히 요즘은 왼손잡이에 대한 편견이 거의 사라졌다. 우리 사회는 여전히 다수 아닌 소수를 신기한 존재로 취급한다. 왼손잡이라는 사소한 성향조차 이럴진대, 그 밖의 사회적 소수자들은 오죽하겠는가. 소수자를 둘러싼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그들에 대한 편견의 역사적 유래를 추적하여 그것이 근거 없는 오해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을 밝히는 작업이 필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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