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구름조금충주 17.0℃
  • 맑음서산 18.6℃
  • 맑음청주 18.1℃
  • 맑음대전 18.5℃
  • 구름조금추풍령 19.0℃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홍성(예) 18.0℃
  • 맑음제주 21.3℃
  • 맑음고산 18.8℃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제천 17.2℃
  • 구름조금보은 17.3℃
  • 구름조금천안 17.8℃
  • 맑음보령 18.9℃
  • 맑음부여 18.7℃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웹출고시간2020.04.06 17:04:58
  • 최종수정2020.04.06 17:04:58

이찬재

수필가·사회교육강사

요양원에 1년 동안 입원해 계시던 어머님께서 안 좋으시다는 연락을 받은 곳은 팔공산 갓 바위에서 108배를 마치고 인증 샷을 찍고 있을 때였다. 매년 정초가 되면 갓 바위를 찾아 소원을 비는데 올해는 보름 날 친구 내외와 함께 갔다. 서둘러서 계단을 따라 내려와서 점심을 먹었다. 어머님 상태를 전화로 확인한 아내는 오늘은 넘기실 것 같다는 말에 인근에 있는 은해사를 잠깐 둘러보고 걱정이 되어 휴게소에 한번 쉬고 달려왔다. 충주에 도착하여 다시 확인 전화를 해본 아내가 내일 가뵈어도 될 것 같다는 말에 쉬기로 하였다. 아침 일찍 요양원으로 간 아내한테서 급한 전화가 왔다. 옷 깨끗이 갈아입고 빨리 오라는 것이었다. '아, 이제 어머니와 이별하는가?'라는 생각을 안고 서둘러 조금 과속을 하면서 달려갔다. 코로나19 때문에 면회사절이라 문도 막아 놓았다. 직원이 문을 열어주어 올라갔더니 5분전에 운명하셨다고 한다. 아들과 딸은 오고 있는 중이라 임종을 못하고 큰 며느리만 임종을 하였다. 요양원에서 그리 멀지 않은 신니면 화석리에서 태어나신 어머님은 열일곱 어린나이에 일본 색시공출을 피하기 위해 이모님이 계시던 박달산 아래 산골마을로 시집을 오셨다고 한다. 76년을 한곳에서만 사셨는데 오남매를 두시고 구순이 되시도록 텃밭에 들깨를 심어 기름을 짜서 나눠주시는 자식사랑이 남다르셨다. 3년 전 한정식 집에서 이모님 두 분과 친정조카와 슬하의 오남매와 손자손녀 조카들이 모여 구순잔치를 해드린 것이 피부치가 한자리에서 축하를 해드린 마지막 기억을 안고 가셨다. 서울에 사는 큰딸과 구미에 사는 작은 딸 내외는 주말이 되면 교대로 찾아와 온천욕을 해드리고 점심을 사드리는 일을 여러 해 동안 해드려서 행복해 하셨다. 한번은 평소에 좋아하시던 송어 회를 먹는데 쳐진 눈을 크게 뜨시며 누군가를 확인하시더니 15년 전 앞서간 둘째 아들 이름을 부르며 왜 안 오느냐고 하실 때는 가슴이 메어지는 듯 했다. '이가 빠지듯이 한 자식만 안 보이는 것을 안타까워하셨으니 얼마나 마음이 쓰리셨을까?'생각하니 눈시울이 붉어졌다. 탄금호반을 바라보는 곳에서 장례의식을 치르면서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은 막을 길이 없었다. 코로나19로 외출을 삼가는 가운데도 원근을 불문하고 조문을 오시는 분들을 맞이할 때 감사의 마음으로 죄인 된 불효를 생각하며 향을 피웠다. 평소 어머님은 과유불급을 지키시며 음식을 절대로 과식하시지 않으셨고 항상 중용(中庸)의 도를 지키시는 모습이 존경스럽게 느껴졌다. 온화하신 성품을 닮아서인지 장례 날 까지 날씨가 좋아 복을 받으셨다는 말을 많은 분에게 들었다. 13년 전 먼저가신 아버님 곁으로 합장(合葬)을 하여 묘 표석 앞에서 제(祭)를 올리며 어머님은 영면(永眠)에 드셨다. 마을 회관에서 동네여러분과 점심을 나누고 감사의 인사도 드렸다. 요양원이 있는 미타사(彌陀寺)에 49재(齋)를 모시기 위해 위패와 영정을 안치시키고 돌아왔다. 재우(再虞)날엔 봄비가 촉촉이 내려 어머님을 떠나보낸 상주의 마음을 다독여주는 은혜를 받았고 산소에 잔디가 잘 살겠다는 덕담을 들었다. 삼우제를 걱정했는데 다행히 날씨가 개여 세 번째의 염려하는 마음으로 축문으로 고하고 돌아왔다. 토요일이 첫 재이기 때문에 아홉시에 모두 절에 도착하여 스님의 독경을 따라하였다. 두 시간동안 극락왕생을 기원 드리기를 일곱 차례가 되어 3월 마지막 주말에 49재를 올리고 산소를 찾아 성묘를 하였다. 사시던 집에 들려 생전의 웃으시던 모습을 떠올리며 하늘을 바라보니 해무리가 생겨서 신기하다는 생각으로 어머님과 영원한 이별의 인사를 드리고 돌아왔다.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매거진 in 충북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세종충북지회장 인터뷰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