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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3.12.04 17:01:28
  • 최종수정2023.12.04 17:01:28

이찬재

충주향교 전교·시조시인

초겨울 낙엽 뒹구는 소리를 들으니 허전하고 쓸쓸함을 느끼게 한다. 옛 묵객들은 가장 아름다운 소리를 어떻게 읊었을까?

조선 효종 당시 문인 홍만종의 소담집(笑談集)인 명엽지해(蓂葉志諧)에 소리의 품격에 관하여 논한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어느 지인의 환송 회식에 정철, 심희수, 유성룡, 이정구, 이항복 등 당대의 내로라하는 문인들이 자리를 같이하였다. 일배일배부일배(一杯一杯復一杯)서로 잔을 돌리면서 흥겨운 분위기가 이어졌다. 그 가운데 누군가 물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리가 무엇인가? 각자 가장 아름다운 소리라고 생각하는 바를 읊기 시작했다.

먼저 송강 정철(松江 鄭澈)이 청소낭월 누두알운성(淸宵朗月 樓頭按雲聲) 맑은 밤 밝은 달빛이 누각 머리를 비추는데, 달빛을 가리고 지나가는 구름 소리라 읊었다. 이어서 일송 심희수(一松 沈喜壽)가 만산홍수 풍전원수성(滿山紅樹 風前遠岫聲)만산 가득한 붉은 단풍에, 먼 산 동굴 앞을 스쳐지나가는 바람 소리라 응수(應手)하였다. 그러자 서애 유성룡(西崖 柳成龍)이 효창수여 소조주적성(曉窓睡餘 小槽酒滴聲)새벽 창 잠결에 들려오는, 작은 통에 아내가 술 거르는 소리라고 애주가답게 넌지시 던졌다. 월사 이정구(月沙 李廷龜)는 산간초당 재자영시성(山間草堂 才子詠詩聲) 산골 마을 초당에서 젊은 학동의 시 읊는 소리라는 동심을 표현했다. 마지막으로 재치가 넘치는 백사 이항복(白沙 李恒福)은 동방양소 가인해군성(洞房良宵 佳人解裙聲) 아늑한 침방 그윽한 밤에, 아름다운 여인의 치마끈 푸는 소리라고 읊자 모두 손뼉을 치며 좋아했다. 단연 으뜸은 백사 이항복의 가인 해군성(佳人 解裙聲)에 이의를 제기할 수 없었다.

백사는 본디 재치와 익살이 뛰어난 인물인지라, 그의 우스갯소리에는 모두들 웃으며 좋아했다고 한다. 1938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당선작인 김광균의 '설야'라는 시도 눈 내리는 밤 머 언 곳에 여인의 옷 벗는 소리를 시(詩)로 읇었다. 백사 이항복과 김광균 시인은 여인의 치마끈 푸는 소리, 옷 벗는 소리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리라 하였다. 그 들은 분명 얼굴도 마음씨도 매우 아름다웠으리라 생각된다. 이항복은 형조판서와 우참찬을 지낸 이몽량(李夢亮)의 넷째 아들로 태어났으며, 태어나서 사흘 동안은 울지도 않고 젖을 먹지도 않아 모두 걱정을 하였는데, 점성술사가 보고 장차 큰 인물이 될 아기라고 예언을 했다고 한다. 어린 시절부터 영특하고 자라면서는 해학(諧謔)에도 뛰어나 만인의 귀염을 받았음은 세상에 널리 알려졌다. 옛 조상님들은 갓난아기 우는 소리, 학동의 글 읽는 소리, 여인네의 다듬이소리를 삼호성(三好聲)이라 하여 가장 듣기 좋은 소리라 했는데 지금은 거의 사라지고 있다. 우리 생활 주변에는 많은 소리가 있는데 아름다운 소리보다는 소음(騷音)과 굉음(轟音)이 너무 많아 청각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여름철 계곡을 흐르는 맑은 시냇물 소리처럼 우리의 마음을 청정하게 정화시켜 주는 아름다운 소리가 인간의 삶에 품격을 높여주는 진정으로 아름다운 소리라고 생각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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