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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8.01.29 14:26:10
  • 최종수정2018.01.29 14:26:10

이찬재

수필가·사회교육강사

우리사회에 무료(無料), 무상(無償)이 확대되다보니 웬만한 혜택을 받아도 고마워하거나 감동을 받지 않는 것 같은데 지난 연말에 작은 복지 혜택에 잔잔한 감동을 경험했다. 모든 것을 공짜로 해주면 우선은 편하고 좋을지 몰라도 무기력해지고 근로의욕이 떨어져 노력의 대가로 얻는 삶의 의욕과 보람을 잃게 되는 역기능도 있는 것 같다.

한해를 마감하는 세모(歲暮)에 시집간 딸들이 손자손녀를 데리고 온다는 연락이 왔다. 아내는 떡집에 가서 가래떡을 뽑아오며 손자들 맞이할 준비를 시작했다. 아이들이 자라니까 온 가족이 모이면 잠자리가 불편하다. 만나기만 하면 뛰기 시작하는 아이들을 가만히 앉혀놓을 방법은 TV에 만화를 보여 줄 때뿐이다. 지난해 추석에도 아래층에서 층간소음으로 올라와 얼굴을 붉힌 적도 있었다.

생각 끝에 충주댐 옆 충청북도교직원복지회관을 이용하려고 사이트에 들어 가보니 연말이라 예약이 이미 완료 되었다. 포기하지 않고 자주 들어가 봐도 예약완료 창은 변함이 없었다. 평소에 단둘이 사는 아파트를 늘일 수도 없는 노릇이고 걱정에 가슴이 답답했다. 크리스마스가 지난 어느 날 혹시나 하고 사이트에 들어갔는데, 예약이 가능하다는 버튼이 보였다. 재빨리 눌러 예약을 하고나니 횡재라도 한 듯 가슴이 확 트이는 느낌을 받았다.

이 소식을 반겨할 딸들에게 알리려고 가족밴드에 "30일 종민동 복지관 큰방 예약 !"이라고 짧게 올렸다. 잠시 후에 댓글 올리는 소리가 들렸다. 둘째 딸이 제일 먼저 "올~아빠 고생하셨어요. !!^^" 큰 딸도 "짝짝짝 박수"치는 스티커, 개구쟁이 아들만 둘인 막내딸도 "왼팔을 번쩍 들고 좋아하는"스티커를 올려 모두 기뻐하는 모습이 떠올랐다. 드디어 30일에 가장 먼저 온 막내 딸 가족과 아이들이 좋아하는 자장면으로 점심을 먹고 복지관으로 향했다. 다행히 호수가 훤히 보이는 2층 방이라 아이들은 환호를 지르며 좋아했다. 저녁이 되자 딸네 가족과 아들까지 모두 모이니 여행이라도 온 기분이었다.

교직을 떠난 교직원가족에게도 이런 복지 혜택을 주니 교직을 잘 선택한 것 같다는 감동을 받았다. 가족들 앞에 존재감이 있고 뿌듯한 마음이었다. 저녁을 먹고 과일과 차를 마시며 그 동안 살아온 이야기를 나누며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느끼며 다사다난했던 정유년을 보냈다. 마지막 날은 수안보에 가서 온천욕을 하고 집으로 돌아와서 만두를 만들어 먹었다. 방금 찐 쫀득쫀득한 만두를 먹으니 너무 맛있었다. 손자 손녀들도 끼어서 만두를 만드는 모습이 귀여웠다.

제야(除夜)의 종이 울리기 전에 모두 새해 소망을 말하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크림 케이크를 먹으며 무술년 새해를 맞이하였다. 늦게 잠자리에 들어 해맞이는 못하고 해가 높이 올라온 후에 일어나 떡국을 끓여먹었다. 20여 년 전에 연례행사처럼 월악산 마애불까지 산행을 했었다. 오랜만에 둘째 딸 가족과 함께 잔설이 깔린 비탈길을 따라 산행을 했다. 첫딸은 LA와 라스베가스로 여행을 떠났고, 막내딸은 시댁에 들려 성당엘 갔기 때문에 함께하지 못했다. 새해 입학하는 손녀와 2학년인 손자가 날씨도 차가운데 잘 걸어 올라갔다. 큰 바위에 새겨진 마애불상(磨崖佛像)을 둘러보고 하산 길에 마애불 옆에 있는 절에서 외국인 스님이 나와 귤과 과자를 아이들에게 주셨다. 내려오는 길에 사진을 찍고 덕주사에 들려 참배하고 주차장에 오니 시장기가 돌았다. 감자전과 두부김치를 안주로 동동주를 마시니 얼었던 몸이 봄눈 녹듯이 녹았고 새해맞이 산행으로 좋은 출발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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