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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7.03.26 14:10:42
  • 최종수정2017.03.26 14:10:41

김병규

상당고 교장·교육학 박사

호가호위는 여우가 호랑이의 위세를 빌려 호기를 부린다는 뜻이다. 곧 남의 세력을 빌어 위세를 부림을 말하는데 요즘 뉴스를 도배하는 최순실 게이트니 비선실세 운운하는 사단을 보면서 이 모두 호가호위에 다름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런데 문제는 여우가 자기보다 힘없는 자에게 더 무섭게 보이고, 더 방자한 짓을 하는데 있다. 일제가 우리 동포에게 완장을 채워주어 동족에게 호가호위토록 했던 사례도 있거니와, 권력을 가진 사람은 근신하며 매사에 조심을 한다손 아랫사람을 방자하게 내버려 둔다면 마침내 그 화가 누구에게 돌아갈 것인가. 그러므로 예부터 인사가 만사라 했고, 사람의 할 일에서 사람을 기용하는[用人]이 가장 어렵다 했던 것이다.

춘추전국시대 제나라의 수상이었던 안영(晏嬰)은 안자(晏子)라고도 불리며, 공자의 존경까지 받았던 인물이다. 인물평에 박했던 사마천도 '만일 안자가 살아 있다면 그의 마부가 되는 일도 부끄러워하지 않겠다'라고 할 정도였고, <<안자춘추>>도 짓고 혁혁한 치국 사례와 정치가로서 후세에 모범을 보이는 사람이다. 그 안영의 마차를 모는 마부가 있었다. 하루는 마부의 아내가 문틈으로 보니, 마부 석에 떡하니 앉아 채찍질하는 흉내를 내는데 의기양양하며 몹시 만족스러운 빛이 참으로 가관이다. 그날 밤 마부의 처는 남편을 불러 이혼을 요청하였다. 재상은 키가 6자가 안 되지만 천하의 제후를 두려워하는 분이고 나랏일로 늘 수심에 차 있으며 매우 겸손한 모습으로 수레에 오르거늘, 키가 8자나 되는 마부는 재상도 못되면서 오히려 시건방을 떨고 있으니 이토록 못난 남편을 평생 지아비로 모실 살수는 없다고 하였다. 아내의 말을 들은 마부는 뉘우치며 앞으로 분수에 맞게 겸손하겠다는 약속으로 아내의 마음을 다독여주고 그 뒤로는 마차를 몰 때에도 겸손한 태도로 운행을 하였다. 마부의 태도가 갑자기 변한 것을 이상히 여긴 안영이 마부에게 전후 사실을 듣고 나서는 이렇게 자신의 잘못을 뉘우칠 줄도 알고 분수에 맞게 겸손할 줄도 아는 만큼 훌륭한 사람임을 칭찬하며, 오히려 마부를 대부로 천거하기도 하였다.

안영의 마부가 누군가에게 지적을 받지 않았더라면 자칫 호가호위할 뻔 했을 것이다. 그러나 자신의 잘못을 지적해 주는 사람의 말을 겸허히 받아들여 시정하였다. 범상한 사람이라면 아녀자가 바깥일에 웬 상관이냐 할 수도 있었고, 남편의 행동에 시시콜콜 잔소리하느냐고 되레 역정 낼 수도 있었을 것이다. 남편이 대령이면 사모님은 장군이라는 말처럼 마부의 아내도 여느 아낙처럼 남편의 후광을 믿고 때는 이때라 하며 더 시건방진 행동을 충분히 할 수도 있었을 터. 그러나 마부의 아내는 현명하게도 자기 남편이 무심코 벌이는 행동을 문틈으로 조심스럽게 살펴 남편이 후일 큰 지탄받을 일을 미연에 방지했다. 그리고 안영은 한참 아랫사람인 마부의 행동에서 변화된 모습을 감지하여 칭찬할 줄 알았다. 중국 고사라고 무조건 좋다고 하는 말이 아니다. 만약에 마부의 아내처럼 제어해 주는 사람이 있었다면 작금 우리나라 사회에 만연한 최순실스러운 작태가 발생하지는 않았으리라. 고구려 어미들은 아들이 전장에 나갈 때 '싸워 이겨라! 아니면 죽어서 돌아오라!'고 가르쳤고, 신라 김유신의 아내도 전투에서 패해 돌아온 아들 원술랑에게 비겁하다고 끝까지 얼굴을 외면하여 나라의 기풍을 건실하게 유지했던 사례도 있다. 이처럼 한 나라의 기풍을 바로잡는데 여인의 힘이 큰 힘을 발휘한다는데 요즘 그 힘이 잘못 호가호위로 쓰여 나라가 이 모양 이 꼴이다. 권좌에 앉은 윗사람은 힘씀을 근신하고, 아랫사람은 스스로를 조심했더라면 이리 되지는 않았을 텐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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