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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1.12.05 15:48:42
  • 최종수정2021.12.05 15:48:42

김병규

교육학박사

수련원 안 실장에게서 11월 22일과 23일에 다른 일정이 없는가를 묻는 급한 전화가 왔다. 짐작건대 애초 배정된 분에게 사정이 생긴 듯한데 잠시 후 협의자료를 열어 보니 포스코 임직원과 노동조합 간부 대상이다. 노조라 하면 빨간 조끼에 붉은 머리띠를 두르고 특이한 글체로 단체투쟁 또는 결사반대라는 문구를 뒤로 하고는 협상 테이블에 앉아 있는 모습에 익숙한 터이다. 재직 시 교육청 문 앞에서 농성하던 거친 목소리와 '질긴 놈이 이긴다'라는 현수막 등 불편한 기억도 남아있다. 수련 참가 명단을 보니 포스코 전무부터 각 팀장 그리고 노조위원장 및 지역 지부장과 사무국장으로 포스코의 중심인물은 거의 다 모였다. 이거 제대로 임자 만났나 보다. 즉시 포스코 노조의 투쟁 이력을 인터넷으로 살폈는데 언론에 오르내린 단협 투쟁이나 물리적 충돌은 안 보인다.

지난 22일 새벽에 수련원으로 가면서 지도위원으로 어떻게 처신하며 프로그램 진행을 할 것인가에 집중하느라 3시간 거리가 오히려 짧다. 성실한 안내와 친절한 지도위원으로 처신하면 되겠지. 포스코 고위직과 노조 간부들이 같은 자리에 연수를 받으러 온 것도 예사로운 일이 아니로되 기왕에 귀한 시간을 쪼개어 왔으니 감동과 보람을 갖고 흐뭇하게 돌아가도록 함에 주안을 두어 협의회를 진행했다. 모든 면에서 명쾌하신 이사장님의 예리한 분석과 지적 그리고 연수 방안 논의가 평소보다 길게 이어졌다. 16세기의 퇴계 선생 가르침이 21세기에 어떻게 작용할지도 조심스럽거늘 어찌 보면 날카로운 칼을 갈무리하고 오는 태도 극명한 사람들에게 수련이 어떤 감흥을 줄 수 있을까. 이번 수련은 퇴계 선생의 겸양과 배려하는 마음씨 그리고 타인을 존중하는 자세에 역점을 두기로 했다.

시간이 돼 이사장님의 강의로 과정을 시작하는데 의외로 리액션이 좋다. 청중의 반응이 좋으면 강사는 흥이 나는 법이라 강의에 힘이 들어가고 수강자의 표정도 더불어 생기가 돋는다. 잠시 후 도산서원으로 퇴계 선생의 遺香을 느끼러 갔다. 농운정사와 도산서당 등지에서 설명하려면 금방 반원을 그려서 모이고는 한 사람도 딴청을 부리지 않고 경청한다. 이분들이 교육 시간을 어찌나 잘 지키고 열심히 듣는지 교육자와 피교육자가 뒤바뀐 듯 여길 정도이다. 인솔 담당 심 대리에게 물으니 포스코 직원은 일을 주면 아주 잘 해낸단다. 강의실 뿐 아니라 야외에서도 듣는 태도가 좋아 안내하는 기쁨이 더한다. 물론 질문도 많이 나오고 곡구암 버드나무 모습에까지 염려도 보이고, 상덕사 알묘에서는 헌관과 봉향 봉로 하실 분을 묻자마자 다투어 나서므로 금방 역할이 배정된다.

다음날 서로 다른 성향의 수강자들이 연수 동안 충분히 의사소통하도록 특별히 마련한 토의와 발표에 강의와 유적 체험한 내용이 잘 스며있다. 어젯밤 로비에서 퇴계 선생이 하필 정신이 온전치 못한 권씨를 둘째 부인으로 받아들인 데 대해 갑론을박도 하더니만 핵심 내용이 발표에서 다 나온다. '기업이 있어야 노조가 있다'는 말도 새길만 하거니와 자체로 표어 경진대회를 열어 '오늘의 선비정신, 기업 시민으로 꽃 피우다'를 대상작으로 뽑는 등 새로이 배운 지식을 내면화하는 방법도 참신하다.

퇴계 선생의 겸손과 배려 그리고 존중 정신이 이렇게 빛을 발하니 신기하다. 우려와 달리 연수 말미 무렵에는 포스코 직원과 노조 임직원들 간에 건네는 농담으로 장내에 웃음이 파다해 포스코가 勞使相生으로 더 발전하리란 기대가 커진다. 게다가 노조 대의원들에게 연수를 확대하겠다니 더욱 반갑다. 선생의 가르침이 500년 뒤의 사람들에게도 강하게 영향 줌을 목도하며 위인은 시대를 초월해 빛이 남을 또 배운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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