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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9.02.10 15:21:23
  • 최종수정2019.02.10 15:21:23

김병규

전 상당고 교장·교육학박사

지난 1월에 친구들과 하려 별렀던 골프 여행을 하필 엘보우 때문에 아야 소피아 성당을 위시한 터키 서부 지역 여행으로 대체하게 되었다. 이스탄불 공항에서 가이드를 미팅하고 공항을 나와 버스로 한참을 걸어가던 중 아뿔사! 비로소 등이 허전한 것을 알았다. 패딩 점퍼가 길가 철조망에 걸려 찢기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되돌아 달려 방금 나온 출구로 들어 가렸더니 떡대 좋은 군인 둘이 총대로 막는다. 내 평생 여행 중에 가방을 잃어버린 것도 처음이요, 민주화를 위한 자유 투사처럼 총대를 붙잡고 들여 달라 사정한 것도 처음이라. 하는 수 없이 저 멀리 떨어진 입구로 뛰어가서 정식 보안검색 절차를 거친 뒤에 간신히 가방 있던 자리로 헐떡이며 가보니 아주 잘 있다. 나의 실수보다도 터키의 안전한 치안과 높은 도덕성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고구려 계열인 돌궐과 투르크가 같은 조상이라 역시 형제의 나라이구나.

카파토키아에서는 열기구 타는 프로그램이 있다. 높은 곳에 오르는 것이 겁난다는 아내에게 이미 타 본 후배 장교장도 강추하며 전혀 무섭지 않다더라 달래고서야 드디어 일기가 편하기만을 기다렸다. 새벽에 출발 장소에 모인 사람들의 표정이 사뭇 기대에 부풀어 있다. 안개를 우려하는 가이드 찰리에게 장맛비도 내가 버스에서 내려 관광할 때는 멈추니 염려 놓으라 했는데 역쉬나, 무려 15일 만에 떠도 좋다는 녹색 사인은 우리의 행운이다. 허허벌판에서 발목까지 빠지는 눈과 새벽 추위도 아랑곳하지 않고 여기저기서 사진 찍느라 난리이다. 우리 팀이 탈 열기구가 문제가 있어 다른 팀들이 모두 오르고도 30여분 뒤에야 풍선 가격만 4억이라는 열기구에 탈 수 있었다.

어느 덧 1,600여 미터 상공이라 다른 풍선들이 모두 눈 아래 보인다. 두둥실 오르는 것도 못 느끼겠고 풍선 내부 공기를 덥히는 가스 화력 탓인지 그다지 춥지도 않다. 사방을 조망하는데 널따란 설원 위를 형형색색의 열기구가 덮은 풍광은 황홀 그 자체이다. 이때 바로 옆에 서 있던 모녀의 말이 귀에 들어온다. 엄마가 대학생 딸에게 '우리 열심히 살자!'라 말하자 복스럽게 통통한 딸도 '응! 열심히 살게!'라고 즉시 응대한다. 통상 이런 상황이라면 '어머! 정말 예쁘다'라던가 사진 찍느라 바쁠 텐데 차분히 생각에 잠겨 있던 엄마의 포스가 남다르더니 전혀 의외의 말이다. 이동 중 휴게소에서 호기심을 풀자 모녀가 선선히 답을 한다. 이 분은 풀무원에서 1,800여명을 관리하고 있는 박 씨 성의 관리자로 직원관리와 강의 담당이란다. 6살 차이의 남매와 남편의 외조로 바깥 일을 마음 편히 하고 있으며 '열심히 살자'는 평소에 자주 하는 말이라고 한다. 스스로 일복도 많고 인복도 많은 사람이라 여기며 이 세상에 공짜는 없고 베푼 대로 받는다는 신념으로 일을 하고 있단다. 아마 이런 긍정적 마인드 때문에 지금 이 자리에 있을 꺼라고 말하는 모습도 당차다. 달덩이 같은 얼굴에 코가 오뚝하고 눈은 크지만 이따금씩 가늘게 뜨는 것으로 보아 추진력과 위기 대처 능력이 뛰어날 듯 보였다. 참으로 앞날이 기대되니 이런 분들이 많으면 필경 더 좋은 사회가 되겠다. 버스 안에서 셀카도 찍고 서로 눈을 맞추며 소곤소곤 대화도 많이 하여 사이좋은 모녀로 보이더니 열기구에서 얻어들은 대화가 많은 생각을 들게 한다. 필시 같은 고민을 갖고 있었기에 그 말이 내 귀에 쏙 들어왔으리라.

그럼 나는· 오라버니 같은 시아주버니로서 집안 평화를 이루어야지. 70 되기 전에 언더파를 해 보고, 기왕이면 70 이후에 에이지 슈트(Age Shoot)를 달성해야지. 그러려면 경제력과 친구 그리고 실력과 건강에 운까지 따라야 하는 것이라 타이거 우즈도 아직 못 이룬 거라지만 아무튼 '우리 열심히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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