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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규

전 상당고 교장·교육학박사

첼리스트 HAUSER가 'Alone, Together' 주제로 장소를 바꿔가며 연주하는 모습이 유튜브에 연이어 올라온다. 악기를 들고 텅 빈 객석을 향한 정중한 인사로 연주를 시작하는데 처연하기가 마치 이 외로운 사회를 두드리는 듯하다. 청중이 모일 수 없는 사정에서 음악가는 혼자 연주를 하지만 언택트로 관중을 대하므로 함께로 여기고 있다.

비대면 사회가 장기화되면서 혼자 지내야 하는 시간이 강요되니 마음 편히 지냈던 예전이 그야말로 옛날이다. 집콕 생활이 길어지자 오랜 세월 같이 살아온 부부조차 배우자랑 같이 시간을 보내기가 어렵다고 호소하는 지경이다. 평소 혼자 시간을 보내는데 익숙하지 않거나 혼자 시간 보냄을 부끄럽게 여겼던 사람들은 더 힘들 것이다.

몇 해 전 서울에서 저녁을 간단히 해결하려 4인용 식탁에 앉았더니 혼자냐며 1인용 식탁으로 자리를 옮기란다. 아줌마의 말 품새도 공손하지 않아 기분은 상했지만 도리 없다. 계산할 때 주인아줌마가 양해해 달라기에 다음에 다시 올 일 없으니 괜찮다 했는데 이른 저녁부터 만석을 바라는 마음이야 이해하지만서도 올 사람 때문에 온 손님이 배려 받지 못함에 대한 속 좁은 응대였다. 요즘이야 카페는 물론 음식점에 가도 혼자 오는 사람을 위하여 1인용 자리가 많고 식당 입구에 '혼자 식사할 분은 1시 이후에 오라'는 안내문을 걸어둔 곳도 있을 만큼 혼밥족에 대한 배려가 커졌다. 편의점에 가도 전에는 듯도 보도 못한 1인용 식재료가 정말 많이 구비되어 있으니 세상 참 많이 변했다.

여가 생활도 혼자 하는 것에 관심이 기울여진다. 악기, 수영, 탁구, 테니스랑 골프 등은 혼자 즐겨도 좋고, 더불어 즐기면 기쁨이 배가된다. 그 중 악기 연주는 혼자서 많은 시간과 공을 들여 연습을 해야 제대로 소리를 낼 수 있으며 다른 사람들과 호흡을 맞춘 합주로 빛을 발한다. 골프도 그렇다. 평소 혼자 기량을 올린 뒤에 동반자들과 어울리면 그동안 홀로 연습한 효과로 즐거움이 배가된다. 악기와 마찬가지로 골프도 쉽사리 실력이 향상되지 않으므로 인내심이 필요하다. 그만큼 혼자만의 시간이 절실하므로 심심하다는 생각을 할 겨를이 없다. 이 외에도 혼자 있음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으며 자기 발전에 도움이 된다면 다양한 방법이 있을 것이다.

퇴계선생을 비롯한 선비들의 주된 경구는 군자필신기독야(君子必愼其獨也-군자는 그 홀로 있음을 삼간다)였다. 선생의 좌우명 중 愼其獨이 있고 사계 김장생의 아들 김집은 愼獨齋로 자호를 삼았다. 수행의 시작인 자기에서 수기(修己), 수신(修身)이 치인(治人)으로 발전되는데 방구석에 있더라도 네거리에서 사람들이 보고 있는 것처럼 여기며 조심하려는 자세이다. 수기가 된 뒤에는 학문을 하는 사람에게 학자가 모이듯 자신을 도야한 사람들이 동기상구(同氣相求)와 동성상응(同聲相應)으로 사회를 구성한다.

자신을 발전하려 결심한 사람은 홀로 있는 시간을 감미롭게 여기고 그렇지 못하면 외로움에 힘들어 한다. 어느 스님이 깊은 산속 암자에서 수행 칩거를 시작했는데 고작 1주일도 못 되어 혹시 찾아올 지도 모를 손님을 기다리며 고무신만 닦았단다. 수행의 진도는 안 나가는데 댓돌위에 동그마니 놓인 고무신 코만 하얗게 빛나 슬펐다는 내용이었다. 수행자도 이런데 아직 중심도 못 잡았으며 혼자 있는 상황에 익숙하지 않은 학생들이 인간 사회의 예법을 배우지 못하고 자란 나중 사회가 더 걱정됨은 물론이다.

혼자가 모여 함께하는 사회를 구성하며 이 사회의 이상적인 형태를 유학에서는 대동 사회라 한다. 禮記에 쓰여 있는데 도가 행해져 천하가 공평해지고 신의가 존중되며 화목한 사회로서 우리나라 실학자들도 염원한 모습이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려 들지 않는 요즘 세태에 필요한, 잘 키워진 혼자가 함께로 이루어진 사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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