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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규

전 상당고 교장·교육학박사

그간 코로나로 사람들이 검사를 받고 확진자가 나오는 뉴스에도 나름 위생 수칙을 잘 지켜서 폭 넓은 강 건너의 일로 생각했는데 전번 다녀온 화성에 있는 학교의 교육팀장에게서 전화가 왔다. 첫 시간에 교육한 3학년 7반에서 무증상 확진 학생이 발생하여 밀접접촉자이니 즉시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다음 날 오전 9시경 마음 졸이며 상당 보건소의 선별 진료소로 갔다. 일이 생기면 날씨도 알아본다더니 왜 그리 춥고 찬 바람까지 윙윙 부는지 몸이 얼고 마음도 언다. 그런데 진료소의 검사대기 인원이 예상외로 길게 늘어서 있다. 훈련소의 한겨울 훈련 때 모두 상의를 벗고 구보를 하는 장정들만 있는 줄로 여기다가 배탈로 군대 병원에 가서 늘어선 환자 병사들을 봤을 때 같은 느낌이다. 건강하게 생활하는 사람 중에서도 코로나 때문에 검사를 받는 사람이 이리도 많다.

대기자들은 먼저 카메라로 QR 코드를 찍어 자가 문진표를 작성하고 나서 검사를 기다린다. 환기를 의식하고 밖에다 천막진료소를 설치하여 오는 바람은 그대로 받아야 한다. 2줄로 2m 간격으로 그어진 노란 선을 유지하라니 20여 명이 모여 있어도 펭귄처럼 허들링(Huddling)도 못하고 바람과 추위를 선 채로 고스란히 견뎌야 한다. 추위 때문인지 염려 때문인지 두툼한 파카와 목도리로 단도리를 잘했는데도 온몸이 덜덜 떨린다. 옆줄의 초등생 손녀가 같이 온 할아버지에게 뭐라 계속 묻는 모습에 검사를 받는 연유도 궁금하거니와 어린 것에게 저리 큰 부담 주는 상황이 못내 안쓰럽다. 침울한 분위기에 더하여 검사 대기자들의 의상이 검정 일색이라 일본의 돌고래 사냥 뉴스가 떠 오른다. 막바지에 몰린 돌고래들이 그물 밖 탈출을 포기하고는 머리를 맞대고 모인 모습이 마치 죽음 의식을 치르는 것 같더라는 기사였다. 검정 옷으로 늘어선 검사자들의 모습이 이리 숙연하니 심사도 만단 감회 중에 있으렷다. 항상 그렇듯 검사받는 것은 잠깐인데 그 기다림이 길다. 48시간 이내에 결과를 알려 주는데 결과가 음성이면 문자로, 양성이면 새벽이라도 전화로 알려 주며 확진 경험담으로는 양성 판정 즉시 앰블런스가 태워 가서 격리한단다. 기다림도 힘든데다 하필 코로나 검사를 12월 31일에 받아 정작 기다리는 음성 판정 문자 대신의 신년 축하 문자도 평소처럼 반갑지 않다. 밤이 되어 잠자리에 누워도 평소처럼 쉽게 잠이 안 온다. 온종일 스팸 전화 외엔 찾는 전화가 없듯이 점차 세상에서 잊혀가는 처지인데도 주변을 생각해보니 왜 이리 걸리는 것이 많은지 모르겠다. 마스크를 잘 착용하고 있었고 교육 후 손도 잘 씻었지만, 만일 양성 판정이 나면 후속 처리를 어떻게 해야 할지 등등 방정맞은 상상을 하다가 얼핏 잠들었나 본데 새벽 3시경 문자가 오기에 비몽사몽간에도 안도를 했다.

다음 날 화성 보건소 직원이 전화하는 목소리를 들으니 나의 검사 결과도 아는 듯하다. 일상생활을 하다가 나흘 뒤 해제 검사를 다시 받으란다. 코로나 검사를 다시 받으러 갔더니 역시나 20여 명이 열지어 서 있다. 달라진 것은 전보다 더 두꺼운 가죽점퍼와 더 따스한 목도리로 단단히 무장한 외양에 마음이 전보다 가벼워진 상태이다. 이렇게 많은 사람이 매일 검사를 받으므로 하루 검사 의뢰 건수가 십만 건을 상회한다는데 놀랐고, 신속한 처리 기술과 후속 조치에 감탄했으며 코로나가 더 가까이에서 넘실거리는 듯하여 더 조심스럽다. 외신에 의하면 인류의 절반이 감염될 거라더니 코로나가 점점 더 다가오고 있음을 느끼겠다. 일상이 예전으로 회복되는 것은 오히려 피상적인 소망이요, 검사를 받고 난 후에는 그저 코로나에 걸리지 않고 무사히 넘김이 관건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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