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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재

수필가·사회교육강사

'정말 봄이 왔는가?'하고 밖에 나가보면 옷깃을 여미게 하는 찬바람이 온 몸을 감싸 옴을 느낀다. 예전엔 삼한사온(三寒四溫)이 뚜렷했는데, 지구온난화 때문에 거의 사라져가는 것 같다. 절기는 입춘을 지나 우수 경칩까지 지나갔건만 아침에는 겨울옷을 입어야 하고 한낮에는 따스한 햇살을 받아 덧옷을 벗어야만 하는 일교차가 큰 환절기도 서서히 밀려가고 있다. 경칩이 되면 땅속에서 겨울잠을 자던 벌레들이 잠을 깨어 나오고 새싹들도 땅을 뚫고 나오므로 불을 놓는 일을 하면 안 되는 시기이다. 해충을 태운다고 들판에 불을 놓으면 산불의 원인이 되기 때문에 더욱 조심해야 한다. 양지쪽 들판에는 새싹을 틔우려는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버들가지에 물이 오르며 봄의 소리가 들려오는 듯하다. 얼어 붙어있던 겨울은 아름다운 새싹과 꽃이 피는 봄에게 좀처럼 양보해 주지 않으려고 하는 모습을 보고 시심(詩心)을 담아'꽃샘추위'라고 표현하는 것 같다. 내가 가진 것이 아까워 남에게 베풀지 않으려는 인심을 반영한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우리나라와 같은 위도 상에 띠를 이루며 문명국가들이 모여 있어 4계절이 뚜렷한 살기 좋은 나라이다. 사계절이 생기는 것은 지축이 23.5도 기울어져 자전과 공전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구의 운동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변하고 있는 것을 알고 슬기로운 조상들은 24절기를 만들어 기후에 맞추어 농사일을 하면서 살아왔다. 자연에 순응하며 살아오신 조상의 지혜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환절기에는 감기가 유행하고 있어 건강관리를 잘해야 하는 시기이다. 노인들이 가장 많이 세상을 뜨는 시기도 환절기인 것 같다. 일교차가 심하기 때문에 면역력이 떨어지면 감염 균들이 사람들을 괴롭혀 건강을 해치는 시기이다. 계절이 네 번 변하는 데도, 샘을 내듯 서서히 넘겨주는 계절은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계절인 것 같다. 해가 바뀌어 새해가 되고 학생들도 새 학년을 맞이하여 새롭게 시작하는 시기도 초봄이다. 초중고 대학의 입학식이 있어 학교, 선생님, 새 친구들과 만나는 새로운 계절이다. 자연도 모든 것을 새롭게 탄생시키는 생명의 신비로움을 느낄 수 있는 아름다운 봄에게 심술쟁이 겨울이 넘겨주지 않으려는 마음도 보이는 듯하다. 꽃샘추위는 온도를 영하로 끌어내릴 뿐 아니라 봄철에 함박눈을 내릴 때도 있었다. 언젠가 3월 하순경 출근길에 때 아닌 폭설이 내려서 도로사정이 나빠 3시간이나 늦게 출근했던 경험도 떠오른다. 이러한 현상은 꽃샘추위를 넘어 심술궂은 횡포가 아닌가· 절기가 바뀌는 환절기가 너무 지루해도 마음이 힘 드는데, 우리의 정국은 흩어진 국론을 모으기 위한 환절기와 같다는 생각이 든다. 지구상에 유일하게 같은 민족이 분단되어 총칼이 아닌 핵무기의 위협을 받으며 살아가는 것도 부끄러운 일인데, 탄핵정국은 판결이 났는데도 국론은 둘로 나눠진 상태로 새 지도자를 선택해야 하는 5월 대선을 치러야 한다. 정치권부터 안정을 되찾아 국론을 모으는 일에 앞장서야 할 것이다. 어두운 긴 터널을 빠져나온 국민의 마음을 헤아려서 이제는 각자의 일상으로 돌아가 정치일정에 따라 나라의 미래와 후손을 생각하는 수준 높은 문화국민이 되었으면 한다. 꽃샘추위도 물러가고 따듯한 봄을 맞이하듯이 온 국민이 평화롭고 행복한 마음으로 제자리에서 조국의 미래를 생각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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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