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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재

수필가·사회교육강사

여행의 맛은 언제, 누구와 함께 어디로 가느냐에 따라 다르다는 것을 실감한 가족여행이었다. 우리가족 15명이 지난해 여름 호주를 여행 할 때 가이드가 하는 말이 생각났다. "이런 팀이 제일 힘들어요!" 3살부터 70대 까지 다양한 연령층을 인솔하며 다니자니 여러 가지 신경 쓸 일이 많다는 하소연을 하였다. 우선 관광지 안내 말을 해도 누구에다 맞추어야 할지· 천방지축으로 움직이는 아이들의 안전문제도 힘들다는 것이었다. 새해 들어 태백산 눈꽃축제를 가자고 둘째 딸이 계획을 세웠다. 시집가기 전 엄마 아빠와 다녀왔던 태백산 설경과 축제장 분위기가 너무 좋아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큰 딸은 수원에서 출발하기로 했고, 나머지는 충주에 와서 자고 일찍 출발하기로 했다. 우리가족이 대게를 먹은 지 4년이 되었다며 죽변 항을 먼저가기로 했다. 평창휴게소에서 중학생 남매를 둔 큰 딸네와 만나 커피를 마시고 동계올림픽을 준비하며 노면이 좋아진 영동고속도로를 따라 대관령을 지나 동해고속도로를 달릴 때는 해발 고도가 낮아지는 느낌을 받으며 푸른 파도가 넘실거리는 해변을 따라 달리면서 겨울여행의 기분을 만끽하였다. 차량 4대는 죽변 항구에 도착하여 김이 무럭무럭 나는 대게 집으로 들어갔다. 색다른 맛 기행이라서인지 아이들도 대게 맛을 보더니 너무 좋아 했다. 전에 몇 차례 왔을 땐 사위들에게 게를 얻어먹었다며 아내가 대게 값을 내며 밝게 웃었다. 식당 앞에서 코다리 몇 마리도 샀다. 설에 찜을 맛있게 해 주겠다고 하였다. 항구에서 나오는 길에 해변 가에 있는 카페에 들렀다. 백사장에서 사진도 찍고 개구쟁이 손자들은 밀려드는 파도와 장난을 치다가 바지와 신발을 적셨다. 태백까지 이동하려면 서둘러야 한다고 해도 해변이 너무 좋다며 늦장을 부렸다. 꼬불꼬불 골짜기를 따라 태백으로 올라가는 길은 험했다. 태백 입구 통리 장날이라서 차가 너무 밀렸다. 태백산국립공원으로 가는데 관광객이 너무 많아 인산인해를 이뤘다. 4시가 되니 차량이 빠지기 시작했다. 겨우 주차를 하고 나니 밖이 너무 추웠다. 방한복으로 무장을 하고 축제장으로 올라가는데 등산객의 물결이 끊이지 않고 밀려와서 서로 몸이 부딪혔다. 눈 조각 작품들이 눈길을 끌었다. 아이들은 얼음 집 속으로 들어가 장난을 치며 좋아했다. 천막 속에서 만들기를 하는 동안 솜사탕을 먹으며 좋아했다. 얼음으로 만든 미끄럼틀에 아이들이 많이 몰렸다. 추위도 잊고 이런 저런 체험을 하며 사진도 찍고 웃는 모습에서 가족애를 느낄 수 있었다. 축제장엔 어둠이 드리우고 관람객이 빠져나가니 썰렁한 느낌이 들었다. 저녁은 태백한우를 먹는다고 했다. 식당에 도착하니 빈자리가 없었다. 한우는 숯불에 구워 먹는 데가 대분인데, 연탄불을 사용하고 있었다. 탄광지대이기 때문인가 했는데 고기를 구워보니 은근한 연탄불에 구운 고기 맛이 별미였다. 고기도 비싸지 않았고 맛도 좋았다. 저녁을 먹고 큰 딸 가족은 다음날 일정 때문에 수원으로 출발했고, 우리는 산소가 풍부한 고산지대라 붙여졌다는 오투(О₂)리조트에서 1박을 하였다. 낮에 그렇게 신나게 놀았는데 밤이 되어도 악동들은 거실을 뛰어다니며 밤늦게 까지 놀았다. 4명이 소란을 피우며 노는 모습이 귀여웠다. 아침을 먹고 시내에 있는 황지연못 축제장을 둘러보고 용연(龍淵)동굴로 향했다. 동굴길이가 길지 않고 처음 동굴체험을 하는 손자들이 너무 좋아 했다. 박쥐를 찾으며 미로를 빠져 다니면서 좋은 탐험을 했다고 딸들도 좋아했다. 돌아오는 길에 영월에서 동강을 바라보며 닭갈비로 점심을 먹고 1박2일의 겨울가족 여행을 마치고 헤어졌다. 여행 동안 폰에 담은 사진은 우리가족밴드'여왕벌'에 올려 추억으로 감상하고 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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