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2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웹출고시간2015.11.01 17:50:19
  • 최종수정2015.11.01 17:52:13

이찬재

수필가·전 달천초 교장

설악산 '봉정암'을 오르면서 기승전결(起承轉結)을 맛보았다.

용대리 에서 황태해장국으로 아침을 먹고 백담사까지 마을버스로 이동해 7시 반부터 걷기 시작했다. 가뭄으로 바닥이 들어난 절 앞 하천엔 돌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아이들이 소풍 나와서 이야기를 나누는 듯 했다.

계곡을 따라 숲길을 들어서니 고즈넉한 가을의 정취를 느낄 수 있었다. 높은 산을 오르기 위한 준비운동인 기(起)를 생각하며 걸었다. 오른쪽엔 옥빛물웅덩이가 너무 아름다웠다. 그 옆으로 누워있는 초가지붕만한 깨끗한 화강암 바위가 마음을 멈추게 하였다.

아침 햇살이 조명이 되어 빨간 단풍잎을 더욱 붉게 물들인다. 아내는 단풍잎이 너무 곱다며 나무아래서 포즈를 취한다. 단풍사진은 역시 햇빛의 조명을 받은 반영(反影)이 좋았다.

일행과 함께 쉬면서 담소를 나눴다. 난간으로 길게 철다리를 놓아서 산행하기가 너무 편했다.

두 번째 단계인 승(承)을 느끼며 구불구불 산길을 오르더니 철 계단이 이어지고 작은 폭포도 눈에 들어왔다. 무릎보호대를 찼지만 돌과 바위가 많아 위험한 곳도 많았다. 넘어지지 않으려고 땅만 보고 올라가다가 잠시 쉬면서 하늘을 쳐다보니 마치 금강산을 보는 듯 했다.

계곡을 가로지르는 다리를 건널 때 물웅덩이에 낙엽이 소용돌이처럼 떠있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아 사진을 찍었다. 계곡엔 크고 작은 바위가 너무 많았지만 개울바닥이 온통화강암으로 깔려서 아이들 물놀이하기에 너무 좋겠다며 아내는 손주들 생각을 하였다. 물가 암반에 앉아서 쉬는 등산객을 보면 신선이 된 듯 자연과 조화를 이루었다. 삼삼오오 모여서 김밥과 간식을 먹으며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다람쥐들이 등산객들 가까이 다가와서 먹을 것을 달라는 듯 바라보는 모습이 너무 앙증맞았다. 초콜릿조각을 던져주니 앞발로 집어먹는 모습이 귀여웠다.

점점 경사가 급해지더니 3단 폭포가 가뭄으로 물줄기가 약했지만 등줄기에 흐르는 땀을 씻어주는 듯 시원함을 느낄 수 있었다. 단풍도 계속 이어져 너무 깨끗한 물과 기암괴석, 소나무, 파란하늘이 가을의 정취를 더해주었다. 맑은 바람을 맞으며 자연 속에 묻혀서 너무 행복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내려오는 등산객이 가파른 고갯길이 나온다며 조심하라고 한다.

3단계인 전(轉)이 코앞에 다가왔다. 어느 할머니는 내려오면서 그 고개를 생각하면 욕만 나온다고 하시며 힘들었다는 말씀을 전해 주었다. 대부분 큰 바위사이로 엉금엉금 기어올라야 했다. 가장 위험한 코스라서 자주 쉬어가며 올랐다. 바위에 앉아보니 양옆으로 기암절벽이 예술작품 같았다. 금방 바위덩어리가 굴러 떨어질 것 같은 아슬아슬함을 느끼며 감탄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산하는 등산객과 교행을 하면서 모두가 힘들다고 한마디씩 한다. 이 길을 내신분이 대청봉아래 자리 잡은 봉정암을 찾아 부처님을 친견하려면 힘든 고비를 인내심으로 넘어야 한다는 가르침이 있는 듯했다. 봉정암은 신라의 고승 자장율사가 부처님의 진신 사리를 모실 곳을 찾아 봉황을 따라왔는데 부처님모습을 한 바위의 정수리부분에서 사라졌다하여 봉정암(鳳頂庵)이라는 유래가 전해진다.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

[충북일보]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은 "충북체육회는 더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한다"고 조언했다. 다음달 퇴임을 앞둔 정 사무처장은 26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방체육회의 현실을 직시해보면 자율성을 바탕으로 민선체제가 출범했지만 인적자원도 부족하고 재정·재산 등 물적자원은 더욱 빈약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완전한 체육자치 구현을 통해 재정자립기반을 확충하고 공공체육시설의 운영권을 확보하는 등의 노력이 수반되어야한다는 것이 정 사무처장의 복안이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학교운동부의 위기에 대한 대비도 강조했다. 정 사무처장은 "학교운동부의 감소는 선수양성의 문제만 아니라 은퇴선수의 취업문제와도 관련되어 스포츠 생태계가 흔들릴 수 있음으로 대학운동부, 일반 실업팀도 확대 방안을 찾아 스포츠생태계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선 행사성 등 현장업무는 회원종목단체에서 치르고 체육회는 도민들을 위해 필요한 시책이나 건강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의 정책 지향적인 조직이 되어야한다는 것이다. 임기 동안의 성과로는 △조직정비 △재정자립 기반 마련 △전국체전 성적 향상 등을 꼽았다. 홍보팀을 새로 설치해 홍보부문을 강화했고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