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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5.05.17 14:22:18
  • 최종수정2015.05.17 14:22:07

이찬재

수필가·전 달천초 교장

20대 초반으로 기억되는 어느 여름날 저녁에 친구와 중국집에서 저녁을 먹고 있었습니다. 시원스럽게 보이는 하얀 모시옷을 입은 풍채가 좋은 어르신이 부채로 바람을 일으키며 식당 문을 들어서는 모습이 마치 신선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식탁에 앉으시는 모습을 뵈니 고교시절 교장선생님 이셨습니다.

나는 얼른 다가가서 인사를 드렸더니 반갑다며 악수를 청하셨습니다.

잠시 후 교장선생님 앞에는 종업원이 자장면 한 그릇을 놓고 갔습니다.

나무젓가락으로 자장면을 섞어서 맛있게 드시는 모습에 여유로움과 중후한 인품이 묻어났습니다.

'혼자서 식사하시는 모습이 저렇게 멋있을 수가 있을까·'

그 교장선생님은 지금의 한국교총전신인 대한교육연합회 부회장을 하셨고, 그 후 청주교육장과 5대 충북교육감을 지내신 최성렬 선생님이십니다.

고교시절 각 학급 실장과 부실장으로 구성한 '회의진행 반'이란 특별활동 반을 직접 지도해주셨던 존경하는 교장선생님이셨습니다.

사택에 사셨는데 함께 저녁식사를 하실 만 한 분들이 많이 있을 텐데도 유유자적 산책을 나오셨다가 혼자 식당에 들르신 것 같았습니다.

우리사회는 식당에서 혼자 앉아 밥을 먹으면 부끄럽게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혼자 식당에 가는 것을 꺼려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식당주인도 가장 먼저 묻는 말이 "몇 명이세요?"이다. 혼자라고 하면 싫어하는 눈치입니다. 대부분의 식당은 4인석이고 1인석이 있는 식당은 보기 드뭅니다.

식사는 에너지를 섭취하기 위해 끼니를 때운다는 의미 외에 함께 식사하며 정담을 나누면 더욱 가까워지는 화합하는 방편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화할 화(和)자는 곡식을 뜻하는 벼화(禾)와 입구(口)자의 합자인 것 같습니다. 혼자 식사를 하면 자기가 먹고 싶은 음식을 눈치 보지 않고 먹을 수 있고, 여유롭게 사색하며 식사를 즐길 수 있는 장점도 있는데 말입니다. 혼자식사를 하면 왠지 다른 사람과 인간관계가 좋지 않아 외톨이가 되었다는 곱지 못한 시선을 의식하는 것 같습니다.

서양 사람들은 함께 식사를 하고도 자기 밥값은 자신이 지불하는데 우리처럼 한사람이 밥값을 내주면 고마운 것이 아니라 이상한 사람 취급을 한다고 합니다. 우리는 서로 밥값을 계산하려고 실랑이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정(情)으로 살아가는 문화에 익숙해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식사를 함께 할 사이라면 가까운 사이라는 것도 알 수 있는 문화라고 생각합니다.

산행이나 여행의 진정한 맛을 즐기기 위해서 혼자 다니는 것처럼 식탁에 앉아 혼자 밥을 먹는 사람을 생각해 주는 식당문화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옛날의 전통밥상은 외상(外床)과 겸상(兼床)있었지만 개인주의 사회에서는 외상이 늘어나는 추세인 것 같습니다. 어느 교장선생님처럼 남의 눈치 보지 않고 혼자서 품위 있게 식사를 하는 문화도 멋있게 봐주는 배려의 마음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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