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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규

상당고 교장·교육학박사

앞에 가는 학생이 친구에게 하는 말이 우연히 들리는데 은근히 거슬린다. "야! 나 쪽 팔려 죽겠어" 쪽 팔려 죽겠다고? 하기사 요즘은 학생들 말이 갈수록 거칠어지고 걸핏하면 욕설이 난무하니 오히려 그 정도야 약과다. 동요에서 민심을 읽고 유행어에서 세태를 알 수 있어 그런지 그 말이 걸리게 들린다. 쪽팔린다는 말은 무슨 뜻일까. 쪽의 뜻은 몸이나 불알 심지어 일본사람 쪽발이와 연관 짓기도 하지만 얼굴의 속어로서 얼굴의 한쪽 즉 '낯'을 가리키는 말이다. 그럼 쪽 팔린다는 말은 얼굴이 팔린다는 뜻이다. 이 말이 좋은 뜻으로 사용하는 경우는 없고 기분 상할 때 사용하니 말이 좋은 의미를 갖고 있는 것은 물론 아니다. 얼굴은 그 사람의 됨됨이가 확연히 나타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얼굴을 의미하는 면(面)이란 말을 보면 얼굴과 함께 방향이라는 뜻도 있다. 이런 이유로 "쪽팔리다"는 말은 '부끄러워 체면이 깎인다!'는 정도를 넘어서 자신의 얼굴이 사람들에게 알려지는 것에 대하여 자신의 감정까지 나타낼 정도로 널리 쓰이는 것이다. 자칫 얼굴을 자주 혹은 잘못 내밀면 부끄러운 일을 당하거나 자기의 체면까지 깎이게 된다는 거다. 그래서 '쪽팔리다'는 말에 '부끄럽다', '체면이 손상된다!와 같은 비유적이며 부정적 의미가 생겨난 것이다. 결국 쪽 팔린다는 것은 얼굴을 더럽힌다거나 명예나 체면을 손상시킨다는 관용적 표현이라 하겠다.

과연 우리에게 팔릴 쪽은 과연 있는가· 겸손한 사람이라면 그런 것은 신경도 쓰지 않으리라. 사람이 자기를 몰라준다 해도 노여워하지 않으면 군자라고 하지 않는가. 게다가 '개같이 벌어 정승처럼 쓴다!'라는 속담처럼 목적을 위하여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사람에게 체면 같은 것은 안중에도 없다. 방법은 무시하고 결과적으로 목적만 이루면 된다는 말이니 오직 결과가 중요할 뿐이다. 목적을 이루기 위하여 쪽 팔리는 것쯤이야 감내하겠다는 말이다. 이쯤 되면 팔릴 쪽도 없거니와 나중에 잘 된 뒤에 체면치레만 잘 하면 자연스레 좋은 쪽으로 나온다는 생각이 저변에 깔려 있을 것이다. 이름과 체면에 신경을 쓰지 않고서야 팔리고 말고 할 것도 없고 도시 생각할 겨를이 없는 거다.

유명 강사가 하는 말이 00장입네 하는 분들을 모셔놓고 하는 강의가 제일 어렵단다. 이 세상 고민은 다 짊어진 듯 근엄하고 무표정한 표정에 팔짱까지 떡하니 끼고는 어디 놀아봐라 하는 표정을 대하면 가슴까지 얼어붙는단다. 이러한 00장들이 퇴임을 하거나 자리에서 물러난 뒤에는 어떨까. 어느 신부님이 가정 방문을 해 보니, 본당에서 냉담하거나 단체 활동에 미온적이고 집에서 부인만 괴롭히거나 알코올중독자로 변한 사람들의 거개가 모처의 기관장으로 퇴임한 사람이라 안타깝단다. 심지어 어떤 퇴임 기관장은 집에만 틀어박혀 있다가 부인과 하이킹도 사람들이 뜸할 시간에만 산에 오르고, 길을 걸어도 뒷길로만 다녀 남의 이목을 피하는 사람도 있다 한다. 면이 알려졌으면 얼마나 알려졌으며 현직에 있을 때 잘못한 것이 없다면 지레 사람 만날까 겁먹을 필요가 있겠는가. 정치인들처럼 표 한 장 얻고자 지옥이라도 가겠다는 마음으로 굽실거려 얻은 것도 아니고 지문 닳도록 손바닥 비벼 얻은 자리가 아니라면 체면과 연관지을 것도 없다. 내가 성실하고 열심히 노력한 결과요, 이제 때가 되어 물러날 시간이 되었을 뿐이다.

평범한 사람들이야 애당초 내밀 쪽도 들이밀 면도 없다. 그저 생긴 대로 진솔하고 보람되게 생을 누려 이름값 꼴값이나 하면 되겠지. 그리고도 남아 다음에 버릴 것이 있다면 훌훌 털어내 버리면 그 뿐이다. 그것이 지혜로운 처신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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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세종충북지회장 인터뷰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