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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5.06.17 13:16:41
  • 최종수정2015.06.17 13:16:59

김병규

상당고등학교 교장

[충북일보] 조선의 위대한 실학자 이익 선생이 지은 '성호사설' 중 인사문에 노인의 10대 슬픔이 있다. 전에는 심드렁하던 것이 이제 환갑이 지나니 다시 눈에 들어온다. 나도 이제 나이를 먹나보다. 1. 대낮에는 꾸벅꾸벅 졸음이 오는데 2. 정작 밤에는 잠이 오지 않으며 3. 울 때는 눈물이 안 나오고 4. 웃을 때는 눈물이 나며 5. 30년 전의 일은 기억하면서도 6. 눈앞의 일은 깜빡 잊어버리며 7. 고기를 먹으면 뱃속에 들어가는 것은 없어도 8. 모두 잇 사이에 끼며 9. 흰 얼굴은 검어지고 10. 검은 머리는 도리어 희어진다 하니, 구구절절 옳은 말씀이다. 여기에 다산 정약용 선생은 나이 71세 되던 해에 노인이 되어 유쾌한 일을 꼽았다. 1. 대머리가 되어 머리가 시원한 것 2. 이가 다 빠져 치통이 사라진 것 3. 눈이 어두워 잔글씨를 안 보게 된 것 4. 귀가 먹어 시비 소리가 이제는 들리지 않는 것 5. 조선인이라서 조선시를 쓰게 되는 즐거움 등으로 일견 쓴 웃음을 짓게 하지만 그 내용에는 역시 심오한 인생철학이 들어있다.

이번에는 공자님의 말씀으로 빗대어 보자. 나이 40에 불혹이라 함은 다른 사람의 고언에도 미혹되지 않는 고집이 생기는 것이고, 50에 지천명은 내가 다 안다는 자만심의 팽배요, 60에 이순이라 함은 좋은 소리는 잘 듣되 거슬리는 소리는 귀에서 순하게 빠져 나간다는 독선의 표시라네. 나이 70에 얻어지는 종심소욕불유구는 이제 누구의 거리낌이나 법조차도 안중에 없이 자기 하고 싶은 대로 마음대로 한다 이거지. 이렇다면 나이 먹는 다는 것은 기실 유아독존이요, 오만불손에 벽창호가 되어가는 거다.

모 기업 회장이 자주 썼다는 '그거 해 봤어?'라는 말도 바꾸어 생각하면 자네 그거 해 보긴 한 거야? 나는 소시 적에 해 본 것이니 내 말을 듣게라는 완곡한 표현이나, 그게 아니라면 해 보지도 않고 어떻게 아냐. 내가 해 봤는데 반드시 이렇게 된다는 식으로 들리니 이는 자칫 '경험의 저주'로 작용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지혜의 경험은 아주 좋은 지침이 되고 후인들에게 유익한 정보가 될 것이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경험의 중요함을 말한다. 맞는 말이고 당연한 이치이다. 그러나 변화의 속도가 매우 빠르고 그 정도가 심하거나 창의성이 요구되는 때에 경험은 오히려 발전을 막는 저주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변화하는 시대에 필요한 것은 숙달된 기술보다 지속적인 학습이다.

그러므로 나이 들어가면서도 귀를 열어 다른 사람의 지혜로운 말을 듣고, 눈을 열어 새로운 것을 보고자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자세요, 고루하다는 말을 듣지 않는 첩경이 된다. 이를 유지하는 기본 마음은 무얼까. 바로 호기심이다. 어린아이가 갖고 있는 사물에 대한 호기심. 학생이 풀고자 하는 지적 호기심은 물론 어른들이 갖는 잡다한 호기심 또는 학문적 호기심이라도 있어야 한다. 나이먹어서도 호기심을 잃지 않고 열심히 궁구하며, 현명하고 흡족하게 잘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그래야 나이든 어른이다. 존경받는 원로가 없다고 개탄하는 요즈음 지혜로운 어른이 되고 '실천적 지혜'를 쌓는 사람이 많기를 바란다. 나이 먹는 것은 서러운 것이 아니라 책임이 따르는 소중한 사건이다. 그래서 나이 먹는 것은 아주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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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세종충북지회장 인터뷰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