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부터 우리말에 오뉴월 장마라고 했다. 이 말은 음력에 의하여 유래된 말이기 때문에 양력으로 말하면 6월, 7월을 가리킨다. 매년 이 시기에 우리나라에는 한랭습윤한 오호츠크해기단과 고온다습한 북태평양기단의 사이로 생기는 한대전선이 형성된다. 이 전선을 장마전선이라 부르며, 이를 형성하는 두 기단의 세력이 비슷하여 우리나라에 비교적 오랜 기간 정체함에 따라 이 기간 동안 많은 비를 내리게 되는데, 이를 장마라고 했다. 이제 대한민국에서 과거의 장맛비는 드물다. 극한호우만 있을 뿐이다. 서울 강남지역 침수 계기로 '극한호우'개념이 등장했다고 한다. 극한호우가 내리면 운전자는 보행자가 안 보이고 차량 와이퍼도 소용없을 정도로 시야 확보가 어렵다. 극한호우는 1시간 누적 강수량 50㎜ 이상, 3시간 누적 강수량 90㎜ 이상이 동시에 관측될 때를 가리킨다. 단, 1시간 누적 강수량이 72㎜를 넘을 때는 즉시 극한호우로 판단한다. 일반적으로 '매우 강한 비'라고 했을 때의 기준이 시간당 30㎜인데, 극한호우는 2배가 넘는 비를 가리킨다. 극한호우의 증가 추세는 집중호우와 비교하면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시간당 30㎜ 이상의 집중호우 발생일 수는 최근 25년 동안…
"탕건을 쓴 할아버지가 보여." 점쟁이는 나를 보고는 책을 읽듯 읊었다. 어찌 알았는지, 밭은 몸의 그녀는 그 뒤로도 내 할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주저리주저리 늘어놓았다. 삼십 여 년 전, 시어머님을 따라 처음이자 끝으로 점집이라는 곳을 갔다. 시아버님의 병환이 깊어 어디에라도 속 시원한 답을 듣고 싶어서일 게다. 점쟁이는 과연 어머님이 원하는 답을 해 주셨지만, 아버님은 어머님의 원과는 다르게 몇 달 후 세상과의 끈을 놓으셨다. 나의 친정아버지는 원남면 주봉리가 고향이시다. 부유한 집에서 자란 아버지는 글공부도 산꼭대기에 있던 절에서 스님에게 배우셨다고 했다. 소학교도 나오시지 않은 아버지가 제사 때면 한문을 일필휘지로 써 내려가시는 것을 보면서 우리는 존경의 눈빛을 나누곤 했다. 어쩌면 아버지가 한문을 그리도 잘 아시는 데는 아마도 할아버지의 영향이 한 몫 하지 않았을까 싶다. 할아버지는 근동 마을의 서당 훈장이셨다고 한다. 그러니 당신의 아들은 영험한 절집의 스님에게 수학을 맡기셨을 테다. 하지만 그리 부유한 살림도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갑자기 돌아가시는 바람에 풍비박산이 나고 아버지와 형제들은 뿔뿔이 흩어져 이곳저곳을 떠도는 신세가 되고 말
현재 각 기관들은 법정의무교육인 직장 내 장애인 인식 개선 교육과 사회적 장애 인식 개선교육에 대하여 좀 헛갈려 하는 기관들의사례를 종종 보았다. 그래서 이번호에는 구분하여 정리해 보기로 하였다. "사회적 장애 인식개선교육"은 중앙행정기관이 보건복지부이다. 사업 전담기관은 '한국 장애인 개발원'이다. 사회적 장애인식개선교육의 목표는 우리 사회에 을 키우고 조성에 기여하는 것이다. 장애유무를 떠나 '우리는 모두 사람이니까'라는 관점을 통해 포용사회 실현에 기여한다는 것을 포함하고 있다. 법적근거로 '장애인복지법' 제25조(사회적 인식개선 등), 제25조의2 교육대상은 국가기관 및 지방자치단체의 장이다. - '영유아보육법'에 따른 어린이집 - '유아교육법'·'초·중등교육법'·'고등교육법'에 따른 각급 학교의 장 -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른 공공기관 - '지방공기업법'에 따른 지방공사 및 지방공단 - 특별법에 따라 설립된 특수법인 교육내용은 1. 장애 및 장애인에 대한 이해와 긍정적 인식 제고 2. 장애인의 인권과 관련된 법과 제도 3. 장애가 가지는 다양성에 대한 존중 4. 장애인의 자율성 및 자립에 대한 존중…
수술만은 면해보려고 동네 병원에 다니며 주사로 무릎관절을 다스렸다. 언제부턴가 주사의 효력도 미미해지고 오른쪽 무릎이 자꾸만 아프다고 투덜거린다. 밀려오는 통증을 호소해 보지만 연골이 닳아서 수술밖에는 방법이 없단다. 열심히 산 것뿐인데 황혼 녘에 수술이라니 만감이 교차했다. 입원과 재활까지의 시간이 얼마가 걸릴지 알 수 없는 상황에 바쁘게 사는 자식들에게 수술이야기를 꺼내기가 민망했다, 그래도 자식이 최고라 하지 않던가, 큰딸이 이미 엄마의 수술을 위해 한 학기 육아휴직원을 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다섯 명 중 한 명꼴로 앓는 병이 관절염이라고 한다. 내 나이 예순일곱, 지금껏 건강했는데 "왜 하필 내 인가"라고 푸념만 쌓인다. 수술 코디네이터의 설명대로 준비물을 챙겨 병원으로 향했다. "얼마나 아플까 또 얼마나 무서울까, 합방하는 환자들은 순할까" 쓸데없는 걱정이 걸음을 무겁게 했다. 병실에 짐을 푸니 수술을 하고 재활 중인 환우들이 환영해 주었다. 조금만 참으면 새날이 온다는 둥 퇴원하면 하늘거리는 원피스를 입고 거리를 활보하겠다는 둥 서로를 동정하고 가여워하는 동병상련 풍경이다. 수술실로 향하는데 참회의 기도가 저절로 나온다. 집도의의…
음성군 삼성면 선정리에 '고태'라 불리는 자연지명이 있다. '괴터, 괴태, 괴테'라고도 부르며 한자로는 '귀대(鬼垈), 귀곡(鬼谷)'으로 표기하고 있으나 이는 전해오는 자연지명을 음차와 훈차를 이용하여 한자로 표기한 것으로 보인다. 전해오는 말로는 이 부근에 괴혈(鬼穴)의 명당이 있다고 하는데 이 역시 한자 표기된 지명에서 유추한 것으로 보인다. '괴'를 '귀(鬼)'로 보는 것은 괴산군 청안면 장암리의 '괴터골'과 상통한다고 하겠으며 강원도 동해시 이기동의 '귀터골', 경북 상주시 외서면 대전리의 '귀터골'과도 같은 예라고 하겠다. 강원도 동해시 삼화동과 정선군 임계면 도전리를 이어주는 해발고도 810미터의 '이기령(耳基嶺)'은 '동기(銅基)'의 순수 우리말로 '구리터'가 있던 마을의 이름에서 유래하였다고 하며 구리터의 중간 자음인 'ㄹ'이 탈락되어 '구이터'가 되고 '구이'가 '귀'로 축약되어 '이(耳)로 표기하였다고 전해지는 등 다른 의미의 지명도 있지만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에 위치한 '괴밭산' 주변의 자연지명을 보면 '괴박산, 괴톨재, 무당봉, 무당골, 상여바위' 등으로 보아 모두가 '귀신(鬼)'과 연관이 있는 지명임을 알 수가 있다.…
지난달 학술대회 발표를 위해 아프리카의 한 국가를 방문하게 되었다. 아프리카까지 가는 길은 멀고도 험했다. 직항이 없어 반드시 경유해야 했기에 비행시간만 최소 20시간이 넘었다. 출국 2주 전에는 콜레라, 장티푸스, 말라리아 등을 예방하기 위한 주사를 여러 개 맞고 약을 먹어야 했다. 현지에서 생길 "만일"을 대비한 여러 준비물을 챙기는 일 또한 제법 신경이 쓰였다. 한 번도 발을 디뎌본 적 없는 대륙을 가기 위한 준비 절차는 생각했던 것보다 복잡했다. 인터넷을 통해 찾아보니 그 지역을 방문할 때의 주의점이 수도 없이 나왔다. 대개는 공포심을 조장하며 겁을 주는 내용들이다. 눈에 띄는 액세서리를 하거나 고가의 옷을 입으면 공격 대상이 될 수도 있으니 화려한 옷차림은 피하라는 이야기도 인상적이었다. 대단히 화려하고 비싼 옷도 없지만 그중에서도 더 초라한 옷들만 챙겨 넣었다. 출발하기도 전에 벌써 두려움이 밀려왔다. 막상 도착해보니 그곳은 오기 전 겁먹었던 것이 무색할 만큼 평온했다. 그간의 오해가 미안했다. 마음이 놓이고 정도 들기 시작했다. 학회 일정을 마친 후 연구를 위한 현장 조사 차원에서 해당 지역 슬럼 방문 일정이 예정되어 있었다. 슬럼(slum)은
2000년대 초 "사랑은 아무나 하나"라는 트로트 가요가 공전의 히트를 하며 전국의 노래방을 뜨겁게 달군 적이 있다. 요즈음 정치판을 보면서 이 노래 가사를 개사해 불러 본다. "정치는 아무나 하나! 어느 누가 쉽다고 했나!" 결론적으로 정치는 결코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님을 실감하게 된다. 직업 정치인들은 오랫동안 정치판에 뛰어들어 나름대로 내공을 쌓으며 정치적인 능력과 수완을 발휘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자기의 능력과 수완으로 정치를 이끌어 가고 있는 줄로 알고 있고, 자신들이 국정의 오피니언 리더 임을 과시하고 있다. 이들의 현저한 특징은 선거철이 되면 고개를 숙이고, 유권자의 마음을 사기 위해 굽신 거린다. 그러나 선거가 종료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주권자 위에 군림하면서 비정치 집단이 정치 상황에 대해 발언하면 정치 참여라고 갑론을박한다. 원론적으로 정치는 직업 정치인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정치란 기본적으로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이익과 안전을 극대화하기 위해 복잡하고 다양한 인간관계를 맺는 사회적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니 정치는 직업 정치인의 전유물이 아니고, 그들만의 영역이 아닌 것이다. 사회적 관계
날씨에 일기예보는 있지만 인생에는 일기예보가 없다. 몇 초 뒤 찰나의 순간에 어떤 일이 자신에게 일어날지 알 수 없다. 이번 집중호우에 귀중한 생명을 잃을 줄 상상조차 할 수 없었을 것이다. 유가족에게는 일생일대의 엄청난 시련으로 심심한 위로를 드린다. 이런 불의의 사고로 겪는 엄청난 시련은 차치하고라도 인생을 살면서 크고 작은 시련들, 나아가 절규하고픈 뼈저린 시련을 겪는 사람은 부지기수이다. 인간은 다양한 환경 속에서 삶을 영위하고 있는 존재이다. 외부 환경의 변화는 그 안에서 살아가는 개인에게 이상적이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흘러가기도 하지만, 반대로 개인을 억압하고 삶을 고통스럽게 만드는 등 바람직하지 못한 방향으로 진행되어 개인에게 시련을 안긴다. 삶에 절대적인 안정은 없으며 산다는 것은 어렵다. 인생은 평화와 행복만이 아니라 온갖 시련이 점철된다. 인생은 잔잔한 호수가 아니라, 끊임없이 파도가 몰아치는 바다와 같다. 바다의 파도처럼 시련은 예측불허로 수시로 다가온다. 음지는 없고 양지만 있는 삶, 슬픔은 없고 행복만 있는 삶, 시련은 없고 즐거움만 있는 삶은 인간의 삶이 아니다. 내리막이 있으면 오르막이 있고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듯이 시련
철통 밥그릇 선생질하는 난 깨지지 않는 철통 밥그릇 가졌다나 깨지지 않는 스테인리스 철통 밥그릇을 쥐고 남은 밥 박박 긁어먹다가 보았네, 밥그릇 안에 다닥다닥 모여앉아 올려다보는 말간 밥풀 눈망울들 아, 나의 밥들아! 보시바라밀! 보시바라밀! -시 「철통 밥그릇」 전문 며칠 전 여름방학을 했다. 긴 장마와 더위에 지친 끝이라 방학이 여간 반가운 것이 아니지만 이번 여름방학은 그렇지 않았다. 연이어 들려온 비보 때문이다. 한 초등학교 교사는 학급의 학생에게 폭행을 당하여 전치 3주의 상해를 입었는가 하면, 교사가 된 지 얼마 안 된 한 새내기 초등학교 교사가 스스로 목숨을 버렸다는 참담한 소식이 그것이다. 구체적인 원인에 대해서 경찰 조사 중인 것으로 알고 있으나, 이번 사건이 발생하자 그간 현장에서 겪었던 교사들의 고충이 여기저기에서 터져 나왔다. 필자 역시도 통제가 어려운 학생과 학부모 민원 증가와 이로 인한 교권 침해 사례를 그간 종종 들어왔다. 예전엔 교사들의 아동학대가 심했다. 언어폭력은 기본이고 체벌도 심했다. 그때는 가정이나 학교나 어디에서든 폭력이 난무했다. 결국 이를 방지하고자 아동복지법이 제정되었고 아동학대를 예
여름입니다. 식중독이 자주 발생하는 계절이지요. 그런데 식중독의 주원인이 채소라는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랐습니다. 우연히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밝힌 자료를 보았는데 병원성대장균에 의한 식중독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음식 중 비중이 가장 큰 게 바로 채소더군요. 몇 해 전, 식약처는 식중독과 관련해 예방법을 제시하고자 채소 세척 후의 보관 상태에 따른 유해균 변화를 조사했는데, 연구 결과, 씻지 않은 부추와 케일의 경우 냉장이든 실온 보관이든 12시간이 지나도 유해균의 변화는 관찰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일단 한번 씻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세척 후, 실온에서 12시간이 지나자 부추는 병원성대장균의 수가 평균 2.7배, 케일은 폐렴간균이 평균 7배나 증가했습니다. 단, 이때도 냉장 보관 시에는 유해균의 변화가 없었습니다. 식약처는 그러한 연구 결과를 토대로 채소 세척 및 보관 시 주의할 사항을 다음과 같이 정리했습니다. 실온보다 냉장에서 보관할 것, 유해균의 살균을 위해 염소 소독액이나 식초에 5분간 충분히 담근 후 3회 이상 세척할 것, 세척 후에 절단하되 그 후에는 반드시 냉장 보관하거나 바로 섭취할 것, 부득이하게 실온 보관 시에는 세척 않고…
보은 장날은 1일과 6일이다. 장날은 복잡하다. 예전 보은은 화령, 용화, 청산, 안내 등의 생활권이었다. 장날이면 생필품을 구매하러 나와 지인들과 막걸리 한잔 걸친 촌부, 생선·야채가게에서 흥정하는 아주머니, 만병통치를 외치는 약장사, 야바위꾼 등 부쩍부쩍! 잔칫날과 다름없었다. 시장마다 사람들은 인산인해를 이룬다. 그 많은 사람들이 밤이 되면 썰물처럼 빠지고 5일 후면 다시 모인다. 세월이 흘렀다. 엄마 손을 꼭 잡고 주위를 살피던 아이는 환갑이 되어 추억을 더듬으며 시장을 걷는다. 복잡함은 같지만 예전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상인들이 터를 잡은 동다리 사거리에서 중앙사거리 인도는 노점상이 차지했다. 구제 옷, 꽃과 식물, 과일·야채 등 농산물, 생활용품, 과자, 생선, 모종 등 다양한 제품들이 자리한다. 도로는 무질서하게 정차한 차량과 사람들이 섞여있다. 사람에 의해 등 떠밀려 걷던 시장은 사라지고, 산만하고 어수선하다. 시장으로 들어선다. 전통시장은 입구 야채와 생선가게만 사람이 있고 안쪽은 한산하다. 그곳에 자리를 잡은 상인은 "사람도 없고 어려워. 나이 들어 할 수 없어 하는 거지 뭐"라며 푸념 섞인 말을 내 뱉는다. 주차장으로 변한 옛
2023년 청주시는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 청주」를 만들기 위해 온 힘을 쏟고 있다. 2023년 3월 기준 평균출산율 0.81%로 인구감소 문제가 보통 심각한 상황이 아니다. 이에 아동보육과는 부모와 아동, 어린이집 지원 등 최상의 보육 환경 조성을 위해 행정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또한 정부 시책인 부모급여, 충청북도 시책인 출산양육수당 등 현금성 지원 시책으로 출산율을 유도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현금성 지원 이외에 간접적인 지원의 중요성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시간 단위로 아이를 보육 위탁할 수 있는 '시간제보육', 야간에 근무하는 부모들을 위한 '야간연장보육' , 최신 장난감을 저렴한 금액으로 대여 받을 수 있는 '장난감대여제도' 등 간접 지원의 역할도 중요하다. 나는 무엇보다, 아이를 직접 키우는 당사자인 부모에 대한 교육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응급상황에서 어떻게 해야할지, 잠못자면서 아이를 캐어하는 스트레스는 어떻게 관리할지, 양육부담은 두 부부가 어떻게 분담할지 등 이런 문제는 부부들에게는 당황스럽고 어렵게만 느껴지기 마련이다. 더군다나 애를 낳은 것도 중요하지만 애를 잘 키워내는 것은 더 중요한일 임에는 틀림없다. - 왜 「찾아가는…
추위 견딘 매화 꽃봉오리가 병들어 피어나지 못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차가운 겨울바람 견디고 따스한 봄비 맞아 일어섰지만 예전처럼 아름답게 꽃 피우지 못하고 스러져간 것이다. "꽃이 아름답게 피어났었다."는 과거형만 남았다. 장맛비가 잠시 소강상태인 아침, 동이 터오자 문득 대가 없이 주는 사랑을 할 수 있을까? 라는 물음을 던져봤다. 경제력을 보고 사랑을 선택하는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수만 번 다시 태어나 이 세상에 온다 해도 지금 사랑하는 사람과 만날 수 없다. 때문에 스님이자 시인인 산티데바는 "수천 생을 반복한다 해도 지금 사랑하는 사람을 다시 만나기는 어렵다. 그러니 지금 후회 없이 사랑하라. 사랑할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입보리행론)고 했다. 봄이 오는가 싶더니 이내 푸른 이파리가 살랑거리는 여름이 되었다. 세상이 온통 생명 가득한 초록빛으로 넘실거리자 사람에 대한 실망이 희망으로, 희망은 기쁨으로 이 기쁨은 살아있는 것에 대한 감사로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감사는 겨우내 앙상하게 말라있다 봄 되면 소생하여 말없이 소멸에 대한 의미를 전해주고 있는 나무를 보고 알았다. 또한 자연은 우리를 조건 없이 사랑하기에 가능한 일
인구절벽의 시대 특히, 농촌의 고령화와 인구감소는 농촌지역이 소멸할 수 있을 정도로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농촌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는 사람이 모여야 하고, 사람이 또 살아야 한다. 후계농업인 육성, 귀농, 귀촌 활성화 등을 추진하고 있지만, 효과는 미비한 실정이다. 이러한 농촌의 소멸 위기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농촌 지역은 큰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한다. 아이와 함께 딸기 수확 체험농장을 방문한 적이 있다. 차를 타고서도 찾아가기 쉽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지만 주말예약은 항상 매진일 정도로 인기가 높다. 딸기농장은 스마트팜 시설이 적용돼 깔끔한 모습이었다. 작은 동물들도 볼 수 있고, 닭장에서 달걀 가져오기, 수확한 딸기로 케이크 만들기, 딸기 모종 화분 만들기 등 아주 다양한 체험들이 농장을 방문한 가족들을 즐겁게 했다. 농장 안에는 농장주뿐만 아니라 체험을 진행하는 사회자부터 생각보다 많은 직원이 체험 진행을 돕고 있었다. 그때 생각이 들었다. '아! 이것이 활기를 잃어가는 농촌을 다시 되살릴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겠구나' 하고 말이다. 농장주는 3대째 가업을 이어온 젊은 사장님이었다. 체험을 진행하는 직원들도 젊은 청년들
며칠째 비가 내린다. 장마다. 계속되는 집중 호우에 침수, 산사태 등 피해가 속출하고 특히 오송 지하차도 침수사고 등으로 귀중한 생명들이 하루아침에 목숨을 잃어 너무 가슴이 아프다, 비는 인간에게 생명수이기도 하지만 한순간에 목숨을 앗아가는 이중성이 있다. 오늘은 조심스럽게 비의 소리를 얘기 해 본다. 소리 중에 빗소리만큼 가슴을 때리는 소리가 있을까. 빗소리가 아주 실감나게 들리는 때는 비닐우산이나 비닐하우스 위에 떨어지는 비다. 마치 북을 치듯 두두둑둑 떨어지는 빗소리에 온 몸이 떨리듯 어디로 빨려 들어갈 것 같다. 새소리 바람소리와 더불어 물소리는 인간의 원초적 감정을 자극한다. 우리 인간이 자연으로부터 왔음을 생각하면 자연의 소리에 반응함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런데 우리는 자연으로부터 오는 그러한 청감, 색감, 촉감, 미감, 시감 등 오감을 자극하는 느낌을 얼마나 받아들이고 있을까. 얼마 전 전통체험 프로그램 중의 일부로 가족을 대상으로 숲에서 숲해설을 한 적 있었다. 이들에게 까치수염이란 풀잎을 맛보게 했는데 엄마는 금방 신맛을 알아 차렸지만 초등학생은 무슨 맛인지 느끼지 못했다. 신맛은 단맛 짠맛 신맛 쓴맛 등 4가지 기본적인 미감 중의 하나
국지성 폭우가 연일 퍼붓는다. 마치 하늘에서 바가지로 물을 마구 퍼 붓는 것처럼 내리는 폭우다. 장마전선은 남부지방부터 중부지방까지 오르내리며 곳곳에 피해를 주고 있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장마가 야속하다. 밤새 내린 비에 무심천이 무사한지 궁금하여 현관을 나섰다. 남달리 무심천에 관심을 갖는 것은 70년대부터 수곡동 무심천변 제방 밑에서 살았다. 매일 출퇴근 할 때 무심천 징검다리를 건너다니다 보니 정이든 모양이다. 그 당시에는 무심천변의 둑은 낮고 허술하여 둑이 터지지 않을까하는 마음이 컸다. 그런 생각이 잠재 되어서인지 장마 때가 되면 무심천이 궁금해 나가 보는 버릇이 있다. 우산을 받쳐 들고 구대교 중앙까지 가서 상 하류를 바라보니 하상차도는 물에 잠겨있고 수위는 점점 높아지는 듯했다. 아찔한 생각에 곧바로 사직 사거리 쪽으로 발길을 돌렸다. 굵은 빗줄기는 점점 세차게 내려 우산 안에도 빗물이 뚝뚝 떨어져 옷이 다 젖을 정도다. 길바닥은 온통 물바다가 되어 빗물은 낮은 곳으로 콸콸 내려갔다. 집에 들어가 텔레비전을 켜니 뉴스 속보다. 미호천이 범람하여 제방이 무너져 오전 8시 40분쯤 흥덕구 오송 궁평2지하차도에 흙탕물이 노도같이 밀려와 꽉 찼단다.
작은 요정이 나뭇가지에 내려앉는다. 뽀얀 날개와 새까만 무늬가 파르라니 곱다. 생김을 보면 나도 그렇게 이름 지었을 거다. 숲속 요정 날개옷에는 특별 공법 별박이가 있었다면서. 댕기에도 금박을 물리면 금박댕기, 은박을 입히면 은박댕기라고 하는 것처럼. 그런 옷을 입고 다니던 때가 있었다. 하얀 바탕에 물방울무늬가 별박이자나방 날개처럼 하늘하늘했다. 군살이 붙기 시작하면서 더는 입지 못했으나 하느작하느작 뽀얀 질감이 잡힐 듯하다. 별박이자나방의 새까만 무늬도 뽀얀 천 가상이에 박혔다. 닿기만 해도 두드러기 번지는 몹쓸 나방이 가는 데마다 떨잠 문양 찍힌다. 나방을 보면 한 치 앞도 모르고 날뛰는 모습이 떠오르지만 별박이자나방은 별빛처럼 영롱했다. 더듬이를 축으로 바이어스 처리된 세 개씩 다섯 개씩 별박이도 예쁘다. 훨훨 날지는 못해도 숲속 풍경과 어울린 대칭의 세계는 완벽한 데칼코마니였다. 별박이자나방을 본 저수지 뒷산도 초록을 담은 채 풍덩 내려왔다. 굽이굽이 능선과 산새들 노래도 반반씩 묻어나왔다. 물새의 하늘도 대칭으로 포개졌다. 투명한 날개는 걱정이나 별박이가, 가물가물 떠오른 연을 뜻하고 쇠고기 중에서 가장 질긴 부위라면 바람에 상하지
이제 다시 마스크 없는 일상이 당연한 듯 느껴지지만, 지난 2020년 갑작스레 찾아온 코로나19 팬데믹 현상은 우리 삶의 많은 부분을 뒤흔들어 놓았다. 특히 교육 현장에 남긴 흔적은 꽤 컸는데, 이른바 젠C(Generation Covid: 코로나19 시기에 학령기를 보낸 학생들을 이르는 말) 학생들에게 그렇다. 그 당시 학생들의 등교는 미뤄졌고, 모든 수업은 모니터 화면을 통해 이루어졌다. 실시간 혹은 녹화된 영상을 통해 선생님과 친구들을 만날 수 있었으며, 현장 체험학습이나 실습 활동은 제한되었다. 온라인 학습의 가능성을 발견하게 된 시기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학교가 사회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중요한 공간이라는 점을 다시금 깨닫게 된 시기였다. 약 3년의 코로나19 상황이 지난 현재, 많은 연구자들은 젠C 학생들의 학습 결손과 교육 격차, 사회적 고립감과 우울감이 심화되고 있음을 보고하며, 이들의 학업적, 사회적 성장과 발전에 주목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대표적인 교육철학자 듀이(Dewey)의 말이 떠오른다. 학교는 하나의 '작은 사회'라는 말. 이 말은 마치 사회에서 구성원들이 다양한 경험을 통해 성장해나가듯, 학교를 통해 사회를 경험하고 자연
새벽 3시, 세상은 고요하다. 공항이 가까울수록 빛이 보이고 소음이 들린다. 출발할 때 내리던 비도 그쳤다. 약속 장소로 이동해 출국절차를 밟았다. 올해 초에도 아들과 공항에 왔었는데 낯설다. 수화물 탁송까지 무인 단말기로 하면서 기계치의 진면목을 확인한다. 중국행 비행기를 타기까지 멀고도 험한 길을 달려와서 출발 전에 지친다. 한 달 전쯤, 급하게 중국대학과의 학술대회 일정이 잡혔다.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서 참가를 결정하고 일정을 조율했다. 그런데 첫 관문부터 쉽지 않았다. 4박 5일간 학술대회 목적이지만 비자를 신청해야 했다. 신청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으나 문제는 서울 비자센터를 직접 방문해서 지문등록을 해야만 했다. 그 날짜도 내가 원하는 시간에 맞추는 것이 아니라 비자 접수 후 정해진 날에 꼭 가야 했다. 비자등록 일정을 못 맞춰서 당초에 가려던 선생님 몇 분이 포기했다. 하루를 비워두고 전날 서울 아들 집에서 잤다. 중국 비자센터에는 많은 사람이 있었다. 일행을 만나서 지문등록을 하기까지 10여 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심사가 까다롭고 어려울 거라는 예상과 달라서 모두 허탈한 표정이었다. 이렇게까지 해서 가야 하는지 의구심이 들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한 지 1년이 넘었다. 집권 2년 차에 접어들면서 정권과 정책에 대한 호불호와는 별개로 우려스러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국가의 운영 시스템이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먼저, 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변경에 대한 정부의 이해할 수 없는 의사결정이다. 야당이 당초 노선안(양서면 종점안)을 '김건희 여사 일가의 땅이 있는 곳'(강상면 종점안)으로 바꾸려 한다는 특혜의혹을 제기하자 원희룡 국토부장관은 야당의 사과를 요구하며 사업을 하지 않겠다고 한다. 대규모 국책사업은 예비타당성 조사로 사업성을 우선 평가한다. 예비타당성 조사는 비용편익분석(B/C)이 중요하다. 편익이 비용보다 커야 (B/C값 1.0 기준) 경제성이 있다고 본다. 여기에 정책적 요소까지 고려한 종합평가(AHP) 점수를 반영한다. 예타 이후에도 사업비가 크게 늘거나 계획이 많이 바뀌면 다시 타당성 재조사를 하게 된다. 예타를 통과한 양서면 종점안 대신에 사업비가 많이 증가하고 사업계획도 대폭 바뀌는 강상면 종점안으로 그냥 바꾸겠다니 논란이다. 더 큰 문제는 국가의 정책 결정 시스템을 무시한 원희룡 장관의 독단적인 백지화 선언이다. 서울∼양평 고속도로는 7년여 간
-청년 10명 중 6명 이상, 철 월급 '200만원 미만' -mz '하이볼' 열풍에… 상반기 수입 50% 급증 '사상최대' -월급은 안 오르는데... 국민 76% "건강보험로, 소득 대비 부담" 7월, 한국 최대의 검색 포털 사이트 '경제'탭의 헤드라인 뉴스에 연달아 걸려있던 토픽들이었습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5월 경제활동인구조사 청년층 부가조사 결과' 자료를 보면, 첫 직장에 취업할 때 받는 월급이 150~200만 원 미만이라고 답한 청년층이 64.4%였습니다. 물론 파트타임 잡과, 기간 계약직을 맡았던 이들도 많겠지만 분명히도, 이는 올해 법정 최저임금(209시간 기준) 201만580원에 미치지 못하는 액수입니다. 추가로 2023년 기준 서울의 생활임금은 233만 1813원 입니다. 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2023년 상반기 스카치·버번 등 위스키류 수입량은 1만6천900t으로 관련 통계가 있는 2000년 이후 반기 기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특히 올해 상반기 위스키 수입량은 지난해 동기보다 50.9%나 급증했습니다. 위스키 수입량은 2021년 상반기 6천800t에서 지난해 상반기 1만1천200t으로 63.8% 늘어난 데…
여름방학이 돌아왔다. 평가 담당 교사가 학생 생활 통지표 「나의 배움과 성장 이야기」를 가져왔다. 학생들이 한 학기 동안 참여한 교과 학습 평가, 출결 상황과 가정통신을 학부모에게 보내는 성장 기록지다. 아이들의 배움과 성장을 들여다보고 싶어 반별로 하나씩 넘겨 가면서 찬찬히 살펴보았다. 오늘은 특별히 가정통신이 눈에 들어왔다. 학급별로 읽다 보니 선생님들의 성격이 그대로 보였다. 학생 개인별로 잘한 점과 보충할 점에 대해 안내한 글이었다. 어느 선생님은 간결하고 간단하게 어떤 선생님은 세심하고 자세하게 적었다. 꼼꼼하기로 유명한 선생님은 과제를 하지 않은 횟수까지 정확하게 안내하고 2학기에는 좀 더 성실하게 과제수행을 위해 노력해 달라고 쓰셨다. 한 선생님은 학생의 행동 특성과 학습 태도를 다양한 나무에 비유해 시적으로 표현했는데 아이들의 모습이 그대로 드러나서 마음이 몽글몽글해지기도 했다. 어떤 방법이 더 낫다, 못하다 하기는 어렵다. 다만 생활 통지표에는 학부모가 궁금하게 여기는 학생의 학교생활을 최대한 친절하고 자세하게 알려주어야 한다. 학생의 현재의 모습을 과정 중심으로 객관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성장 가능성과 잠재력까지 살펴서 기술하는 것이
거문고는 고구려 재상 왕산악이 만들었다고 한다. 중국 고대 악기 칠현금(七絃琴)을 개조했다는 기록이 있다. 가냘픈 가야금 소리에 비해 우아하며 둔중한 소리가 특색이다. 문인들의 반려로 가객들의 풍류 음악을 대표해 왔다. 가야금은 12줄인데 반해 거문고는 여섯 줄이다. 오른손에 쥔 술대로 줄을 쳐서 연주를 한다. 거문고를 또 '현학금(玄鶴琴)'이라 부르는 데 왕산악이 거문고곡을 작곡하여 왕에게 바칠 때 검은 학이 날아들었다는 전설에서 비롯된 것이다. 거문고는 고구려에서 만들었으나 명인은 신라에서 나왔다. 서라벌의 가난한 예인 백결 선생은 명절이 되어 떡을 만들지 못하자 아내에게 방아 찧는 소리를 연주하여 상심을 위로했다. 거문고 방아타령은 천여년 역사를 지녀온 음악이다. 많은 문인 사대부들이 거문고를 사랑했으나 이를 정작 악보로 정리하여 남긴 이가 바로 조선 인조 때 청주 옥화대의 주인이었던 서계(西溪) 이득윤(李得胤 1553-1630)이다. 서계는 거문고 음악을 올바르게 계승시키기 위해 혜안을 가졌던 인물이다. 서계는 괴산군수를 역임했으나 농사장려를 주장한 실학자였다. 역학자로도 존경을 받았으며 청주서원(신항서원)에 배향 된 인물
최근 청주에 국가 재난 사태가 발생해 전국의 눈과 귀가 쏠리고 있다. 호우로 인해 미호강이 범람하면서, 지난 15일 오전 8시께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가 침수된 것이다. 터널 길이만 430m, 약 700m에 달하는 이 지하차도에서 14명의 시민이 6만t의 물속에 갇혀 목숨을 잃었다. 사고 현장을 수습함과 동시에 이번 참사가 인재(人災)인지 천재(天災)인지에 대한 말이 많다. 충북도와 청주시 중 누구의 책임인지에 대한 설왕설래 속에서도 절대 피해 갈 수 없는 사람이 있으니, 바로 윤석열 대통령이다. 대통령은 우리나라 행정부의 수장이기에 국내의 모든 행정적 절차와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는 자리다. 이번 사건 또한 윤 대통령에게 도의적인 책임이 없다고 보기는 어렵다. 게다가 그는 대규모 피해가 발생할 당시 국내가 아닌 우크라이나에 있었다. 그러나 대통령은 인명구조자가 아니고, 꼭 인명구조 전문가를 대통령으로 선출해야 할 이유도 없다. 대통령이 현장을 찾지 않아도 현장에서는 소방을 포함한 많은 공무원들이 본연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 대통령이 사람을 구하라고 직접 지시하고 지휘하는 대신 해외에서 외교 업무를 하더라도 담당 공무원들은 제 할 일을 한다
참으로 안타까운 사고가 터져 14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는데도 관련 지자체와 기관들은 책임 소재를 놓고 공방을 벌여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지난 15일 청주시 흥덕구 미호강의 미호천교 재가설 공사현장 임시 제방이 무너지면서 강물이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를 침수시켜 시내버스와 승용차 등에 타고 있던 시민들이 한 순간에 참변을 당했다. 지하차도에 대한 차량 통제 조치가 이뤄졌어야 하지만 제때 대응하지 못해 대형 참사로 이어지고 말았다. 이 과정에서 지하차도 교통통제가 적시에 진행되지 못한 이유를 밝히고 그에 따른 책임을 묻기 위해 국무조정실이 감찰에 나서고, 충북경찰청도 사고 전반을 들여다보기 위한 전담수사팀을 꾸려 수사에 들어갔다. *** 안일한 대처에 시민 분노 시민들이 가장 분노하는 지점은 위험을 감지하고 대비할 시간이 충분히 있었음에도 무슨 이유이든 지하차도 교통 통제를 하지 못했다는 부분이다. 15일 오전 8시45분 경 참사가 발생했는데, 이보다 4시간 30분 쯤 전인 오전 4시 10분 경 금강홍수통제소가 홍수 경보를 발령하여 충북도와 청주시 등에 통보하고 침수 2시간 10분 전에는 흥덕구청에 오송지하차도 교통통제가 필요하다고 알리기까지 했다는 것이다.…
[충북일보] 지난해 우리나라 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의 수학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전체 16.6%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2 학생들의 수학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가 표본집단 평가로 전환된 2017년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은 이러한 내용이 담긴 '2023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17일 발표했다. 이 평가는 우리나라 학생들의 학업 성취 수준 현황과 변화 추이를 체계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중3과 고2 전체 학생의 약 3%를 표본으로 매년 실시한다. 지난해 9월 실시된 이번 평가에는 충북을 포함한 전국 중3·고2 전체 80만2천712명 중 3.1%인 2만4천706명(476교)의 중·고교생이 참여했다. 평가 결과는 국가 교육과정 상의 성취기준(배우는 내용)을 얼마나 이해했는지에 따라 국어, 수학, 영어 교과별 학업 성취 수준을 4수준(우수 학력), 3수준(보통 학력), 2수준(기초 학력), 1수준(기초학력 미달) 등 4단계로 진단한다. 전년도와 비교해 중3의 기초미달 비율은 국어(9.1%), 수학(13.0%), 영어(6.0%)에서 모두 하락했다. 국어는 2.2%p,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충북도가 청주 오송과 오창, 진천, 음성, 충주를 연결하는 서부축 고속화도로 건설을 추진하기 위해 첫 발을 내디뎠다. 이들 지역을 직접 잇는 도로망을 구축해 바이오, 방사광가속기, 배터리, 수소연료 등 도내 핵심 산업을 연계 발전하고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도는 최적의 노선을 찾아 경제성 분석과 논리 개발 등을 통해 이 사업을 국가계획에 반영시켜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16일 도에 따르면 '충북 서부축 고속화도로 타당성 검토 및 논리 개발' 연구용역에 착수했다. 국립한국교통대학교 산학협력단이 학술 용역을, 외부 전문기관이 기술 용역을 각각 맡아 진행한다. 기간은 착수일로부터 12개월이며 내년 6월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도가 이 도로 건설에 나선 것은 충북 서북부 지역을 연결하는 도로가 없어서다. 이 때문에 물적·인적 교류와 전략 산업의 연계 육성 등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교통 정체 해소와 간선 기능 확보가 필요한 것도 이유다. 서북부 지역은 대규모 개발로 교통 수요와 광역 이동 통행량이 증가하고 있다. 이들 지역에는 오송생명과학단지, 오창일반산업단지, 충북혁신도시, 충주기업도시 등이 들어섰다. K-바이오 스퀘어와 국가산업
◇22대 총선 당선인 인터뷰 - 증평·진천·음성 더불어민주당 임호선 "부족한 사람에게 다시 한번 중임을 맡겨주신 군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번 총선 승리는 개인의 승리가 아니라 약속드린 미래 비전을 군민들께서 선택하신 것이라 생각합니다" 재선에 성공한 임호선(61)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증평·진천·음성)은 겸손한 자세로 소통하며 어려운 민생부터 확실히 챙겨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총선은 윤석열 정부에 대한 강력한 경고"라며 "서민경제를 살피지 못하고 국정운영을 독단적으로 하며 과거로 퇴행하려는 정부에 브레이크를 잡으라는 민심이다. 제1야당으로서 총선에서 드러난 민심을 적극 따르며 민생해결과 지역발전에 책임감을 갖고 임하겠다"고 앞으로의 의정활동에 대해 설명했다. 22대 국회에서는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활동을 원하고 있다. 임 당선인은 "저는 농촌에서 태어나 자라왔고 현재도 농촌에 살고 있다"며 "지역적으로도 증평·진천·음성군이 농촌이기에 누구보다 농업농촌의 현실을 잘 이해하고 농민의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농촌의 현실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임 당선인은 "농촌이 어렵지 않은 적이 없었지만